본문 바로가기

1인 미디어

'2012 view 블로거대상' 대상 수상 소감


'2012 view 블로거 대상' 대상 수상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제 조금이라도 내 모습을 보고 블로거들이 힘을 낼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블로그가 쇠퇴하고 있고, 안 좋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블로그는 분명 아직도 가능성이 열린 인터넷 공간이라고 봅니다.

SNS가 발달했어도 깊이 있는 자신만의 글을 쓰기에는 블로그가 가진 잠재력과 활용도는 무한합니다. 오죽하면 트위터의 논객들이 다시 블로그를 오픈하는 일도 있겠습니까?

전업으로 시사블로거 생활을 하는 사람이 드문 시점에 대상을 탄다는 것은 여러 분야의 블로거들도 새로운 방향으로 블로그 운영을 모색할 기회이자 도전의식을 갖게 한다고 봅니다.

운명이 바뀌기보다 그 운명을 개척하는 인간의 도전 의식이 이 사회를 발전해 나갔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나이 마흔에 모든 것을 내던지고 전업블로거 생활을 위해 제주도에 내려왔습니다. 다음뷰 대상은 이런 노력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2012 view 블로거 대상'이 아이엠피터에게 주는 의미는 엄청나게 큽니다.

첫째는 수익블로거가 아닌 전문 블로거도 먹고살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전업으로 시사블로거 생활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제주로 내려와서 수익을 위한 포스팅을 되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구글광고도 달지 않았습니다. ( 몇 번 얘기했지만, 제 블로그에는 세 개의 광고가 있습니다. 하나는 친구와 오랫동안 했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광고인데, 이것은 돈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뷰와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TNM 광고인데, 원래 여기는 위젯이지 광고가 아닌데 요새 광고 노출을 하고 있네요 ㅠㅠ)

광고로 돈을 버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먹고살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철저하게 원고료와 후원금으로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과연 블로그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후원하고, 블로그 글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줄까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아이엠피터'가 만 2년 동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입증된 것이죠.

▲ 후원해주시는 분들과 가끔씩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택배로 보내주시는 분들, 항상 블로그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이 아이엠피터를 키워주시고 있다.


여러 분야의 블로거가 있습니다. 블로거들이 꿈꾸는 것은 전업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살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수익블로거로 광고를 하고, 자기 뜻과 맞지 않는 글을 써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자신이 쓰고 싶은 글만 쓰면서 살 수 있습니다. (수익 블로거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글을.,.)

물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은 것에 만족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사는 대가를 생각한다면 지금 수입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2 view 블로거 대상'에서 '아이엠피터'가 대상을 받았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명예와 경제적인 수입 모두가 가능하다는 증명이 됐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포기하지 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줬습니다.

처음 제주에 내려왔을 때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감귤밭에 가서 일당으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찾고 글만 썼습니다. 수입은 거의 없었고, 둘째 딸 아이는 태어났고, 정말 어려웠습니다.

▲제주에 내려오고 18일만에 태어난 에스더가 벌써 만24개월이 넘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내가 옆에서 버티게 도와줬습니다. 경제적 수입이 없어도 돈타령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있으면 쓰고, 없으면 참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2년을 버티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만약, 제주에 와서 돈이 없다고 남들처럼 일당으로 농사일을 하거나 직장 생활을 했다면 오늘처럼 '2012 view 블로거 대상'을 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애를 썼고, 그 결과가 조금씩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은 정말 따뜻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른 사회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갖은 욕설과 비난을 하는 사람도 꽤 많기 때문입니다. 옛날 글이 미숙하던 시절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아이엠피터'의 글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이엠피터는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그런 사람 때문에 이를 악물고 더 자료를 찾고, 한 글자 한 글자 애를 쓰며 글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해야 할 듯싶습니다.)

그렇게 저를 공격해서 피터를 성장시켜준 사람도 있지만, 언제나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분이 훨씬 많았습니다. 힘이 들 때 가족을 봅니다. 그래도 공허한 무언가를 그분들이 채워줬습니다. 그래서 힘을 냈습니다. 다시 용기를 냈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메일,방명록,댓글,트위터,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응원과 격려의 댓글은 아이큐 낮은 아이엠피터의 두뇌를 백배 증가시키는 신비의 묘약이 된다.


'아이엠피터'는 대단한 사람도 아닌 평범한 40대 가장입니다. 누구의 말처럼 정치,시사,경제,역사,외교 등 모든 분야에 미숙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자랑거리라고는 제주에 살면서 글을 쓰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뿐입니다. 글을 잘 써서 행복하고, 파워블로거라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삶이 자랑거리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늘 교만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글을 잘 쓴다고 뽐낼 수도 없습니다. 매일매일 한 편의 글을 쓰려면 매번 공부해야 하는 아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의 책상 앞에는 항상 정치관련 자료가 스크랩되어있다.


'2012 view 블로거 대상'을 받았지만 똑똑하거나 잘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당장 오늘도 내일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또다시 무수히 많은 자료를 찾고 공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매일 꾸준히 글 하나만을 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덧 이런 상도 받았습니다.

솔직히 '2012 view 블로거 대상'이 시작됐을 때 아내가 은근 대상을 기대했습니다. 이유는 상금 때문입니다. 이사를 하고 나니 통장 잔고가 바닥이 났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그동안 모아 놓은 벌금 대비용 비상금과 가장이 잡혀갔을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생활비가 없어진 상황에서 대선까지 끝나니 더욱 불안했습니다.

어쩌면 '2012 view 블로거 대상'은 하나님이 우리 아내의 불안과 걱정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시기 위해 주신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하루 대부분을 자료와 글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아이엠피터, 갈수록 아내의 저렴한 요리로 만드는 최고급 요리 신공이 일취월장하며,뱃살이 늘어나 큰일이다.


세계 최빈국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 국민 행복지수 1위를 수차례 차지할 정도로 '행복국가'입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아이엠피터에게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온종일 붙어있을 수 있는 40대 가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까요?
매일 사 먹는 식당 밥이 아닌 아내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삼시 세끼 먹는 남편이 부럽지 않나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질책보다 칭찬과 격려를 받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요?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돈과 사회적 편견,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못하고 있나요? 아이엠피터와 같은 어리어리한 사람도 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블로거 대상은 그런 여러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2012 view 블로거 대상'을 아이엠피터가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행복한 삶을 지켜주는 많은 분들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글을 쓰고 버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