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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2012년 아이엠피터 블로그 총결산



2011년 12월 31일 '아이엠피터가 선정한 '2011년 정치 10대 뉴스'라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10대 뉴스를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18대 대선의 결과, 그 자체가 모든 정치 뉴스를 뒤엎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 31일에 선정한 뉴스를 보면 2012년도 그리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이 BBK 사건으로 만기 출소를 했다는 부분과 김어준, 주진우 기자가 현재 고소를 당한 점은 우리가 작년 나꼼수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사] - '나꼼수 정봉주'가 미국에 못 가는 진짜 이유
[정치] - 전여옥 '불륜 호텔론'과 정봉주와 '설리번 사건'
[정치] - 은진수는 되고 정봉주는 안 된 '가석방' 그 이유

내곡동 사저비리와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수사 결과를 놓고 보면 대한민국의 법이 과연 제대로 위법 사실에 대해 법의 심판을 내릴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정치] - 이제야 드러나는 내곡동 비리,이시형'아버지가 지시'
[정치] - 내곡동 사저 무혐의 '백방준 검사' 누군가 보니
[정치] - 연봉 5천의 33살 아들에게 생활비 대주는 '청와대 엄마'

김정은의 3대 세습을 비판할 수 없는 현실이 박근혜 당선으로 다가왔다는 점은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우리 국민이 알아야 할 필요성과 부끄러움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정치] - '타임'의 친절한 박근혜 후보 설명서

그나마 '희망 버스'를 통해 김진숙 씨가 죽음의 문턱에서 내려왔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고 싶어도 박근혜 당선 이후 벌써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사건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만듭니다. 

어제 밤새도록 2011년의 정치뉴스와 2012년의 정치뉴스를 비교해봤지만, 사실 그리 나아진 것이 없어 글을 써놓고 삭제를 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박원순 시장, 문재인, 안철수 등의 새로운 대안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도 했지만. 여타의 현실은 너무 답답했습니다. 

' 아이엠피터가 꼽은 최고의 포스팅 VS 최악의 포스팅' 

 2012년 일 년 동안 아이엠피터는 총 352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365일 중에 13일을 빼고 글을 올린 셈입니다. 1일 1 포스팅의 원칙을 어느 정도는 지킨 셈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글은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반박 포스팅이었습니다.

[정치] - 박근혜 '정수장학회'기자회견을 반박해주마



추천을 많이 받아 인기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 RT가 제일 많이 됐던 포스팅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가 꼽은 최고의 포스팅(?)은 정수장학회가 아닌 박근혜 당선인의 과거 새마음병원 관련 포스팅입니다.

[정치] - 소녀 가장(?) '박근혜'가 받은 6억 원의 실체

이 글을 최고의 포스팅으로 꼽은 이유는 박근혜 당선인이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6억 원을 논할 때, 보수진영에서 내놓은 변명이 새마음병원에 모두 기부했다는 식의 논리를 관련 자료를 찾아 반박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발행되고 난 뒤에는 일부 사이트에서 박근혜 후보의 업적으로 내놓았던 새마음병원 글이 점차 사라진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2012년 최악의 포스팅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정치블로거로 18대 대선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마음에 품었던 글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소심함과 무능력함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두 가지 잘못을 피터는 저질렀습니다. 첫째는 대선 예측에서 50대를 향한 문재인 후보의 정책이 부족했다는 포스팅을 쓰지 않았던 것과 종편의 파워를 과소평가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글을 많이 썼어도 진짜 중요한 사실을 그냥 넘겼다는 사실, 대선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은 정치블로거로 분명 반성해야 하는 일이자,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부족함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 아이엠피터를 지켜줬던 수많은 사람들'

일개 블로거이지만 대선과 글에 대한 부실함을 사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엠피터를 지켜줬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그 사람들이 아이엠피터가 매일 글만 쓸 수 있도록 도와줬기 때문입니다.

▲클릭하면 확대됨(2012년 12월31일 오전 9시까지의 후원금 입금 내역)


오마이뉴스로 글이 연동될 때마다 매번 원고료를 후원해주시는 분들
매달 블로그 후원계좌로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분들
매일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
아침마다 글을 읽고 트위터에서 RT를 해주시는 분들
페이스북에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
부족한 살림살이에 보태라고 달걀이며, 호두며, 아이들 간식거리에 아이들 용품을 보내주시는 분들
멀리 제주에 오면 꼭 만나고 싶다면서 와주시는 분들


올 일 년 피터가 글만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런 모든 분이 있었기에 피터가 부족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2012년은 2011년에 비해 나름의 성과(?)와 활동도 많았습니다.


독일에 가서 세계 블로거들과 정치와 언론에 관한 공부도 했고, '놈 놈 놈' 이라는 책도 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 경선 인터넷 방송도 잠시 진행했고, 12월에는 '2012View 블로거 대상'의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2년 결산을 해보니 대선에는 아픈 결과가 나왔지만 아이엠피터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발전된 한 해가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이런 발전이 있었던 이유는 부족한 피터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글이 잡혀갈까 봐 늘 겁을 내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는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정(情)이 낯선 이에게도 존재하나 보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후원금을 보내거나 결제하는 일이 얼마나 귀찮고 수고스러운지 모릅니다.  또한 단순히 글을 읽었다고 무언가를 정성껏 포장해서 보내주는 일은 정성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이엠피터'는 자만할 수도 없고, 잘났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이나마 발전하고 글을 쓰는 일이 저의 능력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겸손할 수밖에 없고 더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2년 1월 병원에 입원했던 에스더와 2012년 12월 어린이집 재롱잔치에 선 에스더,


올해 초만 해도 에스더는 마냥 아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어느덧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무대에 서기도 하고 (물론 멀뚱히 서 있었을 뿐이지만 ㅠㅠ) 자기가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말로 말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에스더가 크면서 매일 건강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프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배우기도 하면서 조금씩 자라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도 에스더처럼 아기에서 이제 조금씩 커 나가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키워주고 지켜주고 있습니다.

▲ 꼭 잠을 잘때면 아빠가 옆에 있어야 하는 초강력 진드기 에스더양


2012년 마지막 날입니다.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하면서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하고 자료를 찾다 폴더에 담아 놓기만 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이 힘든 것은 늘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료를 찾고 글을 써야 그나마 글의 읽어주시는 분들이 그 글을 통해 무언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평생 부모 옆에서 어리광을 피우며 살 수 없듯이 아이엠피터도 조금씩 커 나가려고 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편향적이거나 부정적인 글이 아닌 새로운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도록 머리는 냉철하게 가슴은 따뜻한 시사블로거가 되겠습니다. 

 
'제구포신'(除舊布新)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
옛사람은 새해가 오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맑아질지 혼탁해질지 그 흐름을 미리 살폈다고 합니다.

2012년 아쉽고 답답한 마음으로 분노와 좌절, 희망을 잃었던 분들도 있습니다.
2013년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다시 왔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기회를 통해 우리는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새 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합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은 백성에게 있다 (원융회통 圓融會通)'는 모습을 권력자들에게 보여줬으면 합니다.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에스더와 요셉이가 자라듯 우리의 삶도 무럭무럭 튼튼하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 한 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