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안철수 문재인 지지' 소식에 국민을 반으로 나눈 자들




"안철수 후보가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해주신다고 한다, 이제 새정치를 바라는 모든 국민은 하나가 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오늘은 대선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

안철수 무소속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안철수 전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서울 중구 한식당 '달개비'에서 전격 회동을 했고, 이날 안 전 후보는 발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선언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문재인 후보 지원에 나섭니다. 단일화를 완성하고 대선승리를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후보직을 사퇴한 이유도 후보단일화 약속을 지킴으로써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여망을 온전하게 담으려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이 두 가지 모두 어려울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늘 문 후보께서 새정치 실천과 정당혁신에 관한 대국민 약속을 하셨습니다. 정권교체는 새정치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저는 그 길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제 힘을 보탤 것입니다.

국민이 제게 주신 소명, 상식과 선의의 길을 가겠습니다.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도 함께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철수 드림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선언을 놓고 많은 얘기를 합니다. 대선이 패배로 이어질 경우의 책임론, 위기론,실기론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 논점도 있겠지만, 저는 안철수 전 후보의 마음이 결국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요구가 얼마나 강하고 간절한지를 먼저 생각했다고 봅니다. 너무 감성적인가요? 아니면 너무 안일한 생각인가요? 

대한민국 정치는 이미지입니다. 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정치인 자신도 있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도록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정치인이 따르는 상황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피터는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지금 가는 길이 스스로 만드는 것보다 국민의 채찍질과 요구, 주문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아이엠피터'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의 만남을 너무 똑똑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12월7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오늘자 1면에 '사퇴 13일만에 문재인 손잡아준 안철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큼지막하게 올렸습니다. 이 제목만 보면 안철수 전 후보가 어쩔 수 없이 문재인의 손을 잡아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싫은데 억지로 했다는 식의 표현에서 '국민'이 있었다면 괜찮았지만, 조선일보에서 '국민'은 빠져 있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지지를 아예 영혼을 팔았다는 식으로 곡해하기도 합니다.

▲12월7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기사


조선일보 정치면만 보면 안철수가 변절자처럼 느껴집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말했던 발언을 재해석(?)하는 아주 뛰어난 머리를 가진 조선일보의 모습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국민'의 소리는 빼버린 조선일보의 친절함을 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 전 후보를 바라보는 국민의 소리는 단순히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만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탈정당화'와 정당정치의 변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즉 새로운 정치, 기존에 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나가는 현상이 아니라, 점점 정치가 발전하기 원하는 국민적 흐름과 시대적 요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꾸 기성언론들은 이런 현상은 절대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고, 기성 정치 풍토와 현상으로 안철수-문재인 후보의 만남과 지지, 현상을 해석하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대선 정치판을 예전 대선판과 똑같이 만들려는 이유 때문입니다.

▲12월7일 동아일보 1면과 조선일보 정치면


동아일보는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후보 지원 소식을 '보수-진보연합 대격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범우파연합VS범좌파연합..1:1 총집결 선거'라면서 이번 대선판에서 국민을 칼로 무 자르듯이 나눠버렸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아십니까?' 정치 글을 쓰고 있지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말하라고 하면 무수히 많은 논문과 자료를 찾아 여러분에게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보여 드릴 수 있지만, 스스로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나 현실적인 '사람'들 속에서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듣고 '넌 진보다'라고 하는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은 그냥 '상식'을 말할 뿐입니다.

정치가 분열되면 국민이 분열되니 '국민 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새누리당도 안철수 문재인 지지 선언을 깔아뭉개고 있습니다.

▲12월7일 중앙일보 정치면 기사


새누리당은 "문재인 구걸정치,안철수 적선정치"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이들이 구걸하고 적선했다고 칩시다. 왜 했을까요? 두 사람이 무조건 정권을 잡기 위해서? 단순히 그것만을 위해 40% 이상의 국민들이 이 두 사람을 지지하고 있을까요? 피터는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탈정당화의 시대적 흐름에 따른 국민의 요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피터의 생각이 지금 무엇인지 아실 것입니다.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가 공약과 정치 쇄신을 말하고 있지만, 국민의 머릿속에는 그들의 정책은 별로 없습니다. 오로지 그 두 사람이 어떤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그 두 사람은 다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아무리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그의 모든 공약을 믿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권이 바뀐 뒤에 그 정책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을 더 심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정치인의 공약을 무조건 믿는 행위는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합니다. 왜냐구요? 국정운영이 그렇게 무 자르듯이 편하게 공약을 밀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 늘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무엇을 믿어야 하나요?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저버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사실만을 믿어야 합니다. 어떤 정치를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요구와 기대가 아니라면 포기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그뿐입니다.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오마이뉴스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서로의 등에 손을 대고 있는 장면을 '마지못해' 라고 표현하는 신문들과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안철수-문재인 후보의 만남과 그 두 사람의 행보를 '탈정당화'와 '정치 변화'의 흐름으로 읽는 사람은 이번 대선을 '상식 VS 비상식'으로 볼 것이고 기존의 구태의연한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은 '보수 VS 진보'의 대결로 규정할 것입니다.


'아이엠피터'는 문재인,안철수라는 인물들이 정치 때문에 고통받고 힘들었던 국민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든 것을 주고 마지막에는 나무 밑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국민'에게 진보와 보수가 무에 그리 필요하겠습니까?


국민은 진보와 보수의 개념조차 없는데, 자꾸 언론과 기성 정치인들은 국민을 반으로 자꾸 나누려고 합니다. 국민은 정치를 통해 쉴 곳을 찾을 뿐이지, 나무 색깔이 무엇인지 이제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나 와서 저 나무에 쉬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