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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광화문 유세' 조작사진과 고의적인 편집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유세를 했습니다. 두 후보의 광화문 유세 이후 온라인에는 '광화문 유세 조작'이라는 사진이 나돌았는데, 박근혜 후보 측의 유세 인원을 원본 사진보다 많게 인파의 수를 부풀리는 조작이 가해졌습니다.

광화문 유세 합성 사진을 보면 세종대왕 동상 뒤편의 인원이 원래 박근혜 후보 유세 때보다 많아졌는데, 이런 조작을 누가 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했는지 등이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런 사진이 유포되고 있는지 먼저 알고 언론사에 통보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 제멋대로인 경찰 추산 인원'

사실 이렇게 광화문 유세에 참여한 인원을 놓고 말이 많은 이유는 각각의 후보 측에서 제시하는 유세 인파와 경찰 추산, 언론사별 인원이 모두 달라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 광화문 유세에 3만 명이,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 유세에 3만 5천 명이 모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박근혜 후보 측이 1만5천명, 문재인 후보 측이 1만1천명이 모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경찰 추산을 놓고도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노컷 뉴스는 2만명, 뉴스1은 1만5천명과 2만5천명으로 달랐습니다. 문제는 경찰의 광화문 유세 인파 계산이 눈에 봐도 전혀 맞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 박근혜 후보 광화문 유세 사진 (위)문재인 후보 광화문 유세 사진 (아래) 출처:오마이뉴스


대략 같은 위치에서 찍은 사진을 놓고 보면 어느 정도 문재인 후보의 인원이 훨씬 많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박근혜 후보의 광화문 유세 인원이 문재인 후보보다 4천명 가량 더 많다고 했습니다.

실제 인원과 경찰 추산 인원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평당 인원을 경찰은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동일하게 9명으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광화문 유세에 참가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같은 평당 인원이라도 문재인 후보 유세 참여자들은 빽빽하게 서 있었다고 하니, 이런 평당 인원 계산법은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찰은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유세 당시 어두웠기 때문에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변명 때문인지, 경찰은 지난 촛불 시위 때도 주최측 50만명과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5만명으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싸이공연 때는 같은 밤 시간대 공연이었지만 주최측 10만명과 경찰측 8만명으로 차이가 2만 명밖에 나지 않아, 경찰 추산이 얼마나 신빙성이 없는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유세 인원의 실수와 허수'

선거기간 모인 사람의 수는 늘 말썽입니다. 그것은 주최측 입장에서는 참여 인원을 항상 많이 불려서 주장하고, 반대쪽은 그보다 적게 보기 때문입니다. 참여 인원이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인기도와 관심도가 많다는 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정치적인 숫자'로 표기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나름 옛날부터 선거 유세장에 모인 인원수를 계산하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기도 했습니다.

▲1971년 김대중,박정희 후보의 유세 인원 계산법, 출처:동아일보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와 신민당 김대중 후보가 나왔습니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장충단 유세로, 박정희 후보는 대구 수성천 유세로 선거몰이를 했는데, 당시에도 참여 인원을 높고 누가 더 많았느냐에 대한 경쟁적인 숫자 부풀리기가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언론들은 자신마다의 계산법으로 평당 어느 정도의 인원이 앉을 수 있고, 전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는 등의 나름 합리적인 참여인원 계산법이 나왔습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유세 장면, 출처:동아일보


뛰어난 천재 수학자가 정확히 계산을 해주지 않는다면 모를까 이런 선거판의 유세 인원 계산법은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볼 것은 유세 현장의 상황과 분위기, 선거판의 움직임이 아닐까 합니다.


1971년 김대중 후보의 장충단 연설은 지금도 명연설로 손꼽힐 만큼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을 끌었고, 위기를 느낀 박정희 후보도 대구 수성천 유세를 끝내고 나중에 장충단에서 연설을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지난 8일 박근혜 후보가 서울시 광장 유세를 광화문으로 바꾼 것처럼....

' 조작(?) 아니 편집은 이렇게 해야'

광화문 유세의 합성사진을 놓고 사실 여부와 진실공방이 있지만, 사실 언론사들은 대놓고 그렇게 보도를 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교묘하게 편집된 언론사의 사진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 중앙일보 12월10일 정치면 기사.


중앙일보는 오늘자(12월10일) 신문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유세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 문재인 후보나 박근혜 후보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원본 사진을 보면 또 얘기가 달라집니다.

▲박근혜(위)문재인(아래) 광화문 유세 사진, 출처:오마이뉴스,


중앙일보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찍은 가로 사진을 세종문화회관 기둥 6번째(좌측부터)에서 잘라 올렸습니다. 그런데 6번째 기둥부터가 진짜 문재인과 박근혜 후보의 유세 인원의 차이가 나는 대목입니다. 지면이 부족해서였을까요? 아니면 독자들이 한눈에 보기 편하도록 배려한 것일까요?


▲조선일보 12월10일자 1면 기사와 역대선거 여론조사 및 선거결과


조선일보는 오늘 자(12월10일) 신문에서 '박 47.5,문 42.7..격차는 그대로'라는 1면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런 기사를 접한 사람들이 본다면 마치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의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고, 박근혜 후보의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런 여론조사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역대 선거에서 특히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17.8% 정도 뒤진다고 계속 언론은 보도했지만, 막상 선거에서는 겨우 0.6%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2011년 강원지사 선거에서도 똑같은 양상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작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였습니다. 언론은 박원순 후보가 야권단일화 후보였지만, 나경원 후보에게 1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떠들었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7.2%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국 유권자 4천만 명 중에서 1천명을 뽑아 조사하는 여론조사가 실제 당락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마치 제주도민 11명에게 물어본 여론조사가 제주도민 전체의 민심처럼 보이게 만드는 언론이 문제입니다.

이런 여론조사를 놓고 보면 마치 '서동요'처럼 있지도 않은 일을 마치 진실인양 말하는 왜곡과도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MBC가 보도한 편파적인 박근혜,문재인 대전역 유세 장면과 후보자별 웃는 모습,출처:한겨레


사진과 영상을 똑같이 찍었어도, 어떻게 자르고 어떤 앵글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어떤 후보자의 표정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호감도의 차이는 크게 납니다. 


광화문 유세 합성 사진의 논란과 문제가 언론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일부 네티즌의 조작일 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언론은 그보다 더한 교묘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언론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사와 언론은 수신료를 받기도 하고, 공영방송이라는 이유로 온갖 혜택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는 짓은 일개 특정 후보의 선거 홍보방송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론과 신문, 방송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만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프레임 밖의 세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결코 사각 창문이 세상 전부인 것처럼 보고 사는 갇혀있는 죄수가 아닙니다.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