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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정원 12,12사태'와 직무유기 '선관위'



12월11일 저녁 7시, 민주당 강기정,우원식,조성식 본부장과 김현 대변인이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성우스타우스 오피스텔 607호를 방문했습니다. 그 이유는 국가정보원 3차장 산하의 심리정보단이라는 조직이 심리정보국으로 확대 개편되었고, 거기에 소속된 요원들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여 문재인 후보의 낙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제보 때문입니다.

민주당 의원과 관계자들이 말한 바로는 국정원 심리정보국이 아침마다 모여 지침을 받고, 이들이 SNS상에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이나 글을 올리는 조직적이면서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지난 10월부터 관련 제보를 받고 조사를 하던 중 관련자가 강남구 역삼동 성우스타우스 오피스텔에 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12월 11일 저녁 오피스텔에 도착했습니다.

▲2012년 12월12일 오전 3시 현재 상황,

민주당 관계자들은 김모씨를 만나 오피스텔에 들어가서 '국정원 직원이 맞느냐'고 물었지만 김모씨는 '(국정원 직원)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1분 만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추후 국정원은 김모씨가 국정원 직원이고, 오피스텔은 직원 개인의 사적인 주거공간이라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후 민주당은 김모씨에게 문을 열고 관련 자료 제출 협조를 부탁했지만, 김모씨는 사람이 많아 친오빠가 오면 문을 열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친오빠가(?)가 왔지만, 하드디스크는 제공할 수 없다고 하면서 12월12일 새벽 3시까지 문을 열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문을 열지 않고 있어 민주당 관계자와 기자가 문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12월12일 새벽 3시 현재


만약 김모씨가 아무런 혐의도 없거니와 의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개인공개 노출 금지를 전제로 선관위와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밤새 계속 문을 잠그고 버티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의혹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만약 국정원 직원이 온라인상에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굉장히 충격적이면서 대선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국정원은 정치에 관여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국정원법>

제9조(정치 관여 금지)

①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에서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2.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3.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위하여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자금을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행위
4.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
5. 소속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그 행위와 관련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 또는 고지(告知)하는 행위 [전문개정 2011.11.22]

제18조(정치 관여죄) ① 제9조를 위반하여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제1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전문개정 2011.11.22]


국정원법 제9조에 따르면 국정원 원장과 차장은 물론 그 밖의 직원 모두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됩니다. 또한, 특정 정당이자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이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을 유포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이는 국정원 직원 개인의 독단적인 사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현역 군인이 이명박 대통령 관련한 욕설을 SNS상에 올려 기소됐고, 이후 징역 6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국정원은 과거 정치에 개입한 역사가 있기에 이번 사태는 더욱 엄중하고 철저히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현역 대위에 이어 특전사 중사도 'MB모욕죄' 오마이뉴스>

문제는 선관위입니다. 선관위는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할 당시에 오피스텔의 각종 자료를 증거 수집 차원에서 가져올 수 있고, 김모씨에게 수사를 위해 동행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일부개정 2012.10.02 법률 제11485호] 제272조의2(선거범죄의 조사등)

①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를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위원·직원은 선거범죄에 관하여 그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거나, 후보자(경선후보자를 포함한다)·예비후보자·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 또는 선거사무원이 제기한 그 범죄의 혐의가 있다는 소명이 이유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또는 현행범의 신고를 받은 경우에는 그 장소에 출입하여 관계인에 대하여 질문·조사를 하거나 관련서류 기타 조사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개정 2004.3.12, 2005.8.4>
② 각급선거관리위원회 위원·직원은 선거범죄 현장에서 선거범죄에 사용된 증거물품으로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조사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현장에서 이를 수거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 선거관리위원회위원·직원은 수거한 증거물품을 그 관련된 선거범죄에 대하여 고발 또는 수사의뢰한 때에는 관계수사기관에 송부하고, 그러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점유·관리하는 자에게 지체없이 반환하여야 한다.
③ 누구든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소의 출입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되며 질문·조사를 받거나 자료의 제출을 요구받은 자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
④ 각급선거관리위원회위원·직원은 선거범죄 조사와 관련하여 관계자에게 질문·조사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동행 또는 출석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선거기간중 후보자에 대하여는 동행 또는 출석을 요구할 수 없다.

⑤ 각급선거관리위원회위원·직원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이 법에 위반되는 행위가 눈앞에 행하여지고 있거나, 행하여질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현장에서 행위의 중단 또는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⑥ 각급선거관리위원회위원·직원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소에 출입하거나 질문·조사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관계인에게 그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고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그 목적과 이유를 설명하여야 한다.
⑦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의한 소명절차·방법,증거자료의 수거, 증표의 규격 기타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개정 2000.2.16, 2002.3.7>


선관위는 현행범의 신고를 받으면 그 장소에 출입하여 관련 서류나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고, 자료의 제출을 요구받은 자는 이에 응하여야 합니다. 또한, 그 장소를 출입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분명히 공직선거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국정원 12,12 사태'의 핵심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정원 직원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오피스텔에 온 선관위와 경찰,민주당 관계자에게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후 김모씨는 국정원 직원임이 밝혀졌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합니다.

○ 무엇이 두려워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까?

만약 국정원 김모씨가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과 다르게 아무런 불법 선거 운동이나 개입을 하지 않았다면 왜 문을 열고, 컴퓨터 하드와 관련 자료를 보여주지 못하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법으로 명시된 기록물 보존 절차조차 공개하라고 하는 세상인데, 일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를 볼 수 없다는 점이 굉장히 의아할 뿐입니다.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가 기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한 반박

국정원 직원이 모두 대단한 수사관이고 기밀을 다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대부분의 국정원 직원은 정보관 (Intellingence Officer)입니다. 이들은 취재기자처럼 첩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자료와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런 정보를 모아 분석해 중요한 정보만 뽑아 분석하는 사람을 분석관(Analyst)라고 하는데, 실제로 이런 분석관의 자료가 기밀 자료에 속합니다.

쉽게 예를 들어 국정원 국내파트 (일명 대통령부나 섀도 캐비넷) 정보관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모은 자료를 분석관에게 주면, 분석관이 현재 상황의 문제점과 대응책 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이 문서가 실제적인 기밀문서가 되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문서의 작성에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가 경찰청의 정보인데, 이런 경찰청 정보는 단순히 국정원 개인 직원의 컴퓨터로 발송하지 않습니다.

보안을 생명으로 사는 국정원이 직원 개인 노트북에 기밀문서를 담게 한다는 자체가 보안절차를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결국, 국정원 김모씨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국정원 기밀문서가 들어 있을 확률은 별로 없습니다. 보안화된 USB에 있으면 몰라도... 



○ 경찰은 왜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았을까?

관할 수서경찰서는 초기 김모씨의 방에 들어갔을 때, 김모씨가 컴퓨터를 켜서 작업하고 있었다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지만, 컴퓨터로 작업하지 않고 있었기에 체포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초동수사에 소홀했던 선관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초기 선관위 직원이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는 말만 믿고 현장을 떠났다는 사실입니다. 관련 법규에 따라 현장을 보존하고, 관련 하드 디스크와 같은 증거를 확보했다면 벌써 초기에 사태가 밝혀질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가 대선의 가장 큰 사건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는 점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업데이트>
1) 12월12일 새벽 3시 30분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오후 3시 10분쯤 국정원 주선에 의해 취재진 대표와 전화를 통해 자신은 "절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작성한 적이 없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친오빠가 오면 사실 관계 확인을 해주겠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서는 '오빠가 오면 경찰과 선관위와 얘기하겠다는 것이었지, 들어오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현재 영장을 청구한 상태이고, 영장이 발부되면 경찰과 선관위가 김모씨 오피스텔에 들어가 조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12월12일 오전 10시

강남구선관위는 12월12일 오전 민주당의 선관위가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을 방조했다는 주장에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강남구선관위의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관련 보도자료. 출처:중앙선관위


선관위는 오피스텔내 컴퓨터를 확인하지 않고 나온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3. 오피스텔내 컴퓨터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퇴거한 사유
○ 지도계장 등은 여성에 대한 신원 및 오피스텔 내부 상황을 확인한 결과, 유사기관 등 불법선거운동을 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되어 따라 들어온 제보자에게 “다 끝났죠”라고 조사가 종료되었음을 고지하였음에도 추가 조사요구 등의 이의제기가 없어 19:34분경 오피스텔에서 퇴거함.
○ 오피스텔에서 퇴거한 후 민주통합당 문병호 국회의원이 지도계장에게 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대하여 항의하였으나, “제보자와 함께 여성의 신원과 오피스텔 내부 등을 확인하였다”는 지도계장의 답변을 듣고 이내 수긍하였음.
○ 우리위원회로서는 최초 제보 접수시부터 오피스텔내에서 조사를 마칠때까지 제보자를 비롯한 어떤 이로부터도 국정원 직원이 연루되어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었고, 또한, 조사과정 중 위법의 혐의가 있다고 볼만한 사소한 혐의조차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여성이 혼자 주거하는 가정집으로서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많아 더 이상의 조사가 불가능 했으므로 오피스텔에서 퇴거한 것임.


선관위 주장은 오피스텔에 갔지만, 어떤 선거법 위반 혐의가 없다고 했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는 컴퓨터입니다.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에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에 조사를 요청했는데, 컴퓨터를 조사했지만 관련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말은 없고, 오로지 컴퓨터를 제외한 방을 봤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선관위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위해 방을 봤지만, 방에는 그런 흔적이 없기에 컴퓨터를 보지 못했기에 나왔다는 말은 해커 집에 갔는데, 해커의 방에 해킹 흔적이 없어서 컴퓨터는 놔두고 왔다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저만일까요?

3) 12월12일 12시 30분

민주당은 12월12일 오전 10시20분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관련 브리핑을 했습니다.

민주당에 접수된 제보로는 국정원은 작년 11월부터 국정원 3차장 산하의 심리전 담당부서를 (국정원은 1차장은 해외,대북 분석, 2차장은 국내 정보 수집과 분석,대공수사, 3차장은 통신감청,위성,항공사진 판독 등 과학정보 업무) 심리정보국으로 격상시키고 그 안에 안보 1,2,3팀으로 명명된 세 개의 팀을 신설했다고 합니다.  그 안에 70여 명이 배치되 개인별 노트북을 지급하고 매일 주요 정치 사회 현안에 대해 게재할 댓글 내용을 하달했왔다고 합니다.

국정원은 청사 내부에서 요원 다수가 정치현안이나 야당인사들에 대한 댓글을 달 경우 아이피 주소 추적 등에 의해 발각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국가 정보원 청사 외부로 나가서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으로 대치 상태에 있던 김모씨는 12월7일부터 오전 11시 출근 오후 2시에 퇴근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것은 민주당이 제보받았던 심리정보국 직원들의 근무행태와 일치한다고 민주당 진성준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4) 업데이트 관련 종합 (12월17일)

업데이트로 추가하기에는 관련 내용이 너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포스팅을 발행할 예정인데, 그 전에 기사 한 편(2012년 12월 17일자 인터뷰 기사)을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부겸 "국정원 여직원 ID가 20개…의혹 없다고?"

5) 경찰 수사결과에 대한 문제점 (12월18일)

▲그 여직원은 경찰과 40시간 이상 농성을 벌였다. 증거인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했다는 얘기다. 선관위와 경찰이 ‘즉시강제’를 적용해 신속히 현장에 진입했어야 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경찰의 발표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인터넷에 올린 댓글은 PC의 하드디스크에 남는 게 아니다. 접속한 사이트나 트위터 서버에서 찾아야 한다.
▲여직원의 ID와 닉네임 등을 입수해 IP어드레스와 로그인 기록을 찾아야 하건만 이런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여직원의 ID가 40여개에 달한다고 밝히면서도 IP 역추적 등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완전히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복원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은 “디스크를 분석했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IP주소와 로그인 기록 등을 확인하지 못한 이유로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잘못된 얘기다. 경찰이 권한을 행사할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밤 11시에, 그것도 TV토론이 끝난 직후 발표했을까? 왜 그렇게 급했을까?
 ▲국정원이 지급해 사용해왔다는 여직원의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 등에 대한 조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출처:블로거 오주르디



' 오히려 역풍을 맞았던 초원복집 사건'

우리가 이번 사태를 보면 떠오르는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1992년 일어난 '초원복집' 사건입니다.
 

▲ 초원복집 관련 동아일보 기사.


14대 대선을 사흘 앞둔 1992년 12월11일 부산의 '초원복집' 식당에는 김기춘 전 법무무장관, 정경식 부산지검장,박일룡 부산경찰청장,이규삼 안기부 부산지부장 등 8명의 부산지역 기관장들이 모여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해대며,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선거지원을 모의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민간에서 지역감정을 부추겨야 돼."
"다른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 되면 부산·경남 사람들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당시 민주당 김대중 후보와 국민당 정주영 후보는 이런 민자당의 관권선거와 부정선거를 규탄했지만, 오히려 상황은 거꾸로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호재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보수 언론의 'YS 편들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초원복집' 사건의 본질인 불법 선거는 뒤로 숨겨놓고, 오로지 이날 대화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불법 도청'만을 문제 삼아, 대선판을 흔들어 버렸습니다.

▲ 초원복집 관련 동아일보의 바뀌어진 논조 기사


이번 국정원 12,12사태도 이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벌써 흑색선전이라고 하고, 일부 언론은 오히려 민주당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는 이제는 달라졌다고 봅니다. 그것은 2012년 지금은 단순히 언론이 진실이라고 믿고 살던 어리석은 시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SNS와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실을 밝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에, 사건의 본질과 무엇이 문제인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과 신군부가 성공한 뒤 찍은 기념사진.


1979년 12월12일 전두환과 노태우는 최규하 대통령의 승인 없이 계엄사령관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등을 체포하고 권력을 장악,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살았습니다. 이들이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오로지 자신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2012년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왜 문을 잠그고 사태의 진실을 밝히지 않는지 현재 시각으로는 모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것이 불법과 비상식적인 일이라면 국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정원 일개 직원의 사생활이라는 논평이나 국정원장의 사표로 일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증거가 없다는 발표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무런 일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이번 사건을 제대로 파헤쳐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한 점의 의혹이라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할 의무가 선관위와 국가기관에 있기 때문입니다.

불의를 보고 분노하지 않거나, 그저 의혹이니 신경 쓰지 않는 무관심이 자꾸 국민들 속에 퍼진다면, 또다시 1979년 12,12 군사 반란처럼 특정세력에 의한 쿠데타나 불법이 자행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밤새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흐를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 글을 올립니다. 사건 내용에 따라 계속해서 글을 업데이트하거나 수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