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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야권단일화'를 향한 방해공작, 이 정도 일 줄이야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 재개 후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21일 첫 TV토론을 갖기로 양측이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국민들은 두 후보의 열띤 토론을 TV로 직접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야권단일화가 순조롭게 이어지자, 새누리당은 야권단일화를 향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두 후보가 TV토론을 하겠다고 하자, 자신들이 불리하다면서 박근혜 후보 단독TV토론을 하기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야권단일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들을 사사건건 방해하면서 어떻게 하든 야권단일화를 막기 위해 두 후보를 이간질하거나 비난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을 비롯한 언론이 과연 '야권단일화'를 어떻게 방해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새누리당 선대위는 야권단일화 공격팀?'

11월 19일 새누리당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야권단일화를 잘 공격하는지 보여주는 '야권단일화 비난 경진대회'와 같았습니다. 서로 앞다퉈 야권단일화 협상을 하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공격했는데, 특히 이정현 공보단장은 "최근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합의하고 다투고, 토라지는 것을 보면서 닭싸움 수준으로 밖에 안 보인다'라고 친히(?) 기자실로 내려와 설명해주는 자상함까지도 보여줬습니다.

새누리당은 야권단일화 후보 협상이 시작되면서 점점 강도를 높여 야권단일화에 관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합니다.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은 김지하 시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했던 내용을 인용하면서 ' 한 마디로 안 후보는 깡통이다'라고 노골적으로 공격하면서, TV토론에 대해 "정말 이 정치쇼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그 몇 명의 야권후보들이 나와서 늑대처럼 떠들 생각을 하니까 너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김태호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의 그 유명한 '국민을 마치 홍어X' 발언을 비롯한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야권단일화를 가리쳐 '국민과 국가에 대한 3대 범죄로 규정한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언까지도 했습니다.

김경재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특보는 '광주 사람들이 문재인,안철수를 뽑는 것은 민주 역적이고, 정의 배반이다'라는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구태의연한 발언을 2012년에도 버젓이 했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아예 야권단일화를 하기만 하면 곽노현 교육감처럼 법으로 두 후보를 입건까지 하겠다는 협박까지도 하고 다닙니다.

야권단일화를 공격하는 새누리당 인물들을 보면, 하나같이 새누리당 선대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마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 선대위를 야권단일화 공격을 얼마나 잘하는 사람인가를 골라 선대위에 임명했나 봅니다.

'땡박 뉴스의 재탄생, MBC'

11월 12일 권영세 새누리당 대선캠프 상황실장은 지상파 방송사의 대선 보도에서 박근혜 후보 분량이 야권후보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내용도 비판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팩트는 전혀 사실과 달랐습니다.

▲KBS,MBC,SBS,YTN,OBS 방송5사의 대선 보도 주인공 분석 자료, 출처:언론노조


방송5사 대선 보도가 공정했는지 아닌지를 조사한 한림대학교 어론전보학부 최영재 교수팀이 분석한 뉴스 보도 자료를 보면 박근혜 후보는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무려 주인공으로 15번이나 나왔는데, 이에 반해 안철수 후보는 단 3건에 불과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야권단일화 후보들에 대한 보도도 13건에 그쳐, 박근혜 후보의 15건에 비해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박근혜 후보 1인에 대한 보도 내용을 보면 MBC가 6건으로 제일 많았는데, 이런 데이터를 놓고 보면 박근혜 후보에 대한 MBC의 지극한 사랑은 오히려 차고도 넘쳐 보입니다. 단순히 이들이 박근혜 후보를 찬양하는 보도만 내보낸 것은 아닙니다.

▲11월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순서와 내용. 출처:MBC


MBC 뉴스데스크는 11월 9일 뉴스에서 새누리당의 야권단일화 비난과 박근혜 후보의 발언을 먼저 앞에 보도한 후에 야권단일화 협상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시청자들 처지에서 먼저 야권단일화를 비난하는 화면을 보고 난 뒤에 야권단일화 협상의 모습을 보면, 당연히 야권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속칭 '악마의 편집'에 해당할 만큼 교묘한 뉴스 편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BC는 야권단일화 뉴스를 항상 박근혜 후보의 동정 뒤에 내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안철수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강도 높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MBC의 편파 방송은 MBC지분의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의 영향력을 받고 있는 증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11월12일 MBC뉴스데스크. 출처:MBC


권력자의 노예로 검열과 충성심만을 강조했던 시기의 뉴스를 우리는 흔히 '땡전 뉴스'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여전히 군사독재 시절처럼 박근혜 후보의 유세 장면은 강조하고 야권단일화는 비난하는 '땡박 뉴스'를 2012년에도 보고 있습니다.

'절대 언론을 포기한 조중동'

조중동 신문은 언제나 야권을 비난하는 데 앞장선 신문들입니다. 이들이 종편까지 진출해서 연일 종편에서 야권단일화를 비난하고 있지만, 시청률이 애국가 수준이라 종편을 제외하더라도, 신문들은 늘 1면에 야권단일화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11월19일자 조선일보 1면,출처: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어제 1면 제목을 'D-30..가장 캄캄한 대선'이라고 올리면서 야권단일화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야권단일화 과정의 전체적인 본질은 외면한 채 오로지 야권단일화 과정 자체가 문제라는 식으로 폄하하고 있습니다.

'문·안 두 후보가 한 번쯤 더 열었다 닫았다 하며 단일화 벼랑 끝 싸움을 할 시간을 벌어 놓은 셈이다. 지구 상에 이처럼 서커스 경기처럼 아슬아슬하게 대선을 치르며 국가 지도자를 뽑는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 - 조선일보 <대선 한 달 남기고 열었다 닫았다 하는 단일화 협상>

조선일보는 야권단일화의 과정이 늦어지는 점을 비난하는 동시에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 간의 이간질에도 탁월한 역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11월15일자 조선일보 1면,출처:조선일보


기사 제목에 '배신자','협박','문자 대량살포'라는 단어를 쓰면서 마치 불법적으로 야권단일화 과정이 전개되는 것처럼 야권단일화를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기사 중간에 큰 텍스트를 보면 '안 펀드 모집도 조직적 방해'라는 제목이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양보론'이 나와 일부 펀드 가입자가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항의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저렇게 자신들 멋대로 조작해서 기사를 쓴 것입니다.

이처럼 조선일보는 팩트는 작은 텍스트로 숨겨놓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진실을 왜곡하는 기사를 수도 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11월15일자 중앙일보,11월20일자 동아일보, 출처:중앙,동아일보


조선일보가 대놓고 야권단일화를 공격하고 있다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교묘하게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이간질하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사이를 공격적인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야권단일화 자체를 아름다운 경쟁이 아닌 추악한 경쟁이라고 은근히 사람들을 현혹하게 합니다. 

조선,중앙,동아는 신문을 통해 진실을 왜곡하고, 종편을 통해서는 출연자들의 말로 야권단일화를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 야권단일화 후보는 취임 후에도 조중동의 엄청난 공격에 시달려야 할 듯 보입니다.  

'트위터를 점령한 보수 트윗'

흔히 트위터에서는 진보 성향의 이용자가 많아, 아직은 저런 언론의 왜곡에서 벗어나서 진실을 자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난해부터 SNS에서 나온 자신들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RT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후보 관련 트윗을 조사해봤더니, 안철수 후보의 부산대 강연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은 기사와 연관된 트윗은 무려 4.844개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안철수 정치적 자살의 길로 들어서다'라는 관련 트윗도 5,556개나 트위터에 퍼졌습니다.

이에 반해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 관련 트윗은 대부분 2천 개 미만으로 나와,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공격하는 트윗이 두 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대선후보 관련 SNS상의 탐색어 추이, 출처:노무현재단

지난 10월16일부터 11월16일까지 한 달 동안 문재인,안철수,박근혜 후보 관련 트위터와 블로그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 후보는 234만 건, 안철수 후보 171만 건,문재인 후보 162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실 이런 데이터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박 성향으로 박근혜 후보는 찬양하고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비난하는 글을 쓰는 트위터 계정은 12%에 불과하지만 RT와 연관멘션 등은 문재인 후보와 비교하면 평균 9배, 안철수 후보와는 35배의 글이 SNS 상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무조건 비난하면서 박근혜 후보를 열렬히 찬양하는 계정들의 활동이 직간접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확산하면서 이제 더는 SNS가 진보성향의 텃밭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를 다룬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 1면을 차례로 보여주며, 후보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다.ⓒ 권우성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조선,중앙,동아일보 신문을 차례로 들어 보이면서 "언론의 모든 지면이 단일화 쇼로 보도되는"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조선,중앙,동아를 언론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새누리당은 여전히 조중동을 언론 대부분이라고 신뢰하고 있으며, 자랑스럽게 증거자료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조중동,MBC를 비롯한 방송,SNS까지 이제 '땡박 뉴스'를 연일 틀어놓고 있습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야권단일화 후보가 절대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일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우리의 진정한 18대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