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2. 11. 22. 08:12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의 야권후보 단일화 토론이 열렸습니다. 11시부터 열린 TV토론은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야권 단일화를 열망하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단일화 TV토론은 시청하는 내내 과거 우리가 봤던 TV토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낯설기도 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단일화 TV토론이 남긴 것을 정리해봤습니다.

■ 문재인,안철수의 외모로 본 그들만의 스타일

TV토론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입고 있는 옷, 액세사리, 손짓, 얼굴 표정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이나 의견을 강조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거나 반격하기도 합니다. 어제 나온 문재인,안철수 후보도 이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간단하게 그들의 스타일로 토론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후보의 옷차림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넥타이입니다. 양복 입은 남자의 패션은 넥타이에서 결정된다고 하듯이 정장에서 넥타이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문재인 후보는 사선무늬, 안철수 후보는 와인컬러의 넥타이를 매고 나왔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매고 나온 사선 무늬 넥타이는 영업직이나 금융직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안정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안철수 후보가 매고 나온 와인컬러는 세련된 느낌을 주는데, 문재인 후보는 안정감을 안철수 후보는 신세대(?)와 같은 젊은 스타일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 내내 몸을 앞쪽으로 끌어당겨 앉아 손동작을 유난히 많이 했는데, 이는 적극적이면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행동이었고, 안철수 후보는 일관된 자세로 자리에 앉아 있어 침착하면서 약간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들게 했습니다.

두 사람이 토론시간 내내 메모했던 펜도 차이가 있었는데, 문 후보는 문방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나미플러스펜을 안 후보는 만년필 스타일의 펜을 사용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두 사람의 차이를 보면 문재인 후보는 적극성을 띈 토론방식을 택했고, 안철수 후보는 침착하면서 안정적인 느낌으로 토론에 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 창과 방패를 연상시켰던 TV토론

어제 전북대에서 특강이 있어서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에게 과연 오늘 열릴 TV토론에서 누가 더 잘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이날 참석한 학생 15명 중에서 3명만이 안철수 후보가 토론을 잘할 것이라고 손을 들었습니다.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이렇게 예상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문재인 후보는 TV토론에 많은 경험이 있고, 그동안 여러 차례 TV에서 그가 토론하는 모습을 봤었지만, 안 후보는 공중파 방송에서 TV토론을 하는 모습은 어제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대부분 문재인 후보가 잘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 보니, 그렇게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경험했던 TV토론 방식을 활용해서 적극 공세를 펼쳤지만, 안철수 후보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묵묵하지만 큰 문제없이 그런 공세를 막아냈다고 봅니다.

창을 조금 더 날카롭게 갈아서 공격했다면 하는 아쉬움과, 방패를 조금 더 과감하게 밀면서 공격을 피하는 방식을 택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난하게 서로가 공격과 방어를 했습니다.

■ 전혀 새로운 형식의 TV토론

어제 TV토론을 시청했던 사람 대부분이 토론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은 '재미없다'였습니다. 시청자들이 어제 TV토론을 재미없었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패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TV토론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승리와 패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야 재밌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 진중권과 변희재가 토론했던 사망유희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해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상대방을 향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얼마나 하고, 상대의 말을 거칠게 반박하는 형태의 토론을 보던 국민에게 어제 토론은 신선하다 못해 신기했습니다.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도를 넘지 않도록 상대방을 배려했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모습은 우리 정치도 이렇게 토론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새로움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상대방을 향한 네거티브보다 유권자가 궁금할 주제를 묻고 대답하는 형태를 보면서 처음 가졌던 밋밋함의 우려가 지나가고 잔잔한 재미마저 느꼈습니다.

피 터지는 싸움을 기대했던 사람은 너무 재미없었지만, 그들이 보여준 토론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정당한 토론문화가 가능할 수 있구나 하는 기대감을 안겨줬던 토론이었습니다.

■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토론이 남긴 것들

단일화 TV토론을 시청하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데 하나는 왜 이런 좋은 토론회를 한 번밖에 하지 못하느냐는 점이고, 또 하나는 미리미리 두 사람이 국민 앞에 토론회를 통해 자신들의 생각과 얘기를 계속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TV토론이 열린 백범기념관에 모인 수많은 취재진들. 출처:오마이뉴스


비록 한 번의 TV토론이었지만 우리는 두 사람의 정책과 인성, 그리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을 많이 엿볼 수 있었고, 만약 이런 TV토론이 몇 차례 더 열렸다면 굳이 협상팀이 가동되지 않았어도 TV토론에서 단일화 방식을 결정할 수 있었지 않느냐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어떤 사람은 문재인 후보가 어떤 이는 안철수 후보가 우세였다는 주장을 합니다. 어제 TV토론을 본 아이엠피터의 생각은 무승부라고 봅니다. 그것은 어제 TV토론을 통해 지지율의 변화가 그렇게 차이를 보이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TV토론에 적응하지 못했던 안 후보의 긴장감이 초기에는 나타났지만 이후에는 두 사람 모두가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기에 지지자들이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게 나올 뿐, 거의 무승부에 가깝다고 봅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TV토론, 뚜렷한 승자가 없다는 사실이 통쾌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두 사람이 서로 다르면서도 각자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보여준 시간이자 박근혜 후보가 왜 3자 TV토론을 그토록 거부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Posted by 아이엠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어차피 같은편이라는 생각에 거친 공격을 주고받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재밌는 토론이었습니다.
    박근혜 후보와의 토론이 기대되네요. 지금껏 박근혜가 토론하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못해서..
    동문서답과 수첩보고 읽는 스타일이 아닐지요 ^^;;

    2012.11.22 0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닭이 있었으면 닭치고 재미가중 됐을텐데요~~ㅎ

    2012.11.22 08:50 [ ADDR : EDIT/ DEL : REPLY ]
  4. 두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적기 때문에 아마 여론조사에 결과에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두 후보간 평을 하라면 52:48 정도로 문재인이 잘한 것 같습니다.

    2012.11.22 09:25 [ ADDR : EDIT/ DEL : REPLY ]
  5. 김해

    공주마마는 2명 상대하는게 불공평하다며 단독 토론한다네요?? 단독토론은 무슨 자기소개 아닌가요? ㅎㅎ 박캠에서 질문 받고 싶은거만 묻고 대답해서 유리할것만 하고 ㅡㅡ 참고할만한 사례가 몇일전 `만들어진 신화 안철수`라는 책을 쓴 보수논객 황장수라는 사람이 사망유희에 나와서 토론은 무슨 자기가 작정한듯이 네거티브만 쏟아내더라구요.근거도 없이 소설을 쓴덕분에 상대할 가치를 못 느낀 진중권씨는 퇴장을 했구요.꿈보다 해몽이라지만 십알단이라는 알바집단과 변희재와 황장수는 정신승리를 시전했구요. 이거 뭐 박후보도 검증도 자기 할만큼만하고 평가도 칭찬도 자기가 하겠죠. 이렇게 되면 `만들어진 신화 박근헤`가 되는건 그쪽 지지자는 알까요?

    2012.11.22 09:27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무승부라고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토론경험이 많은 문재인후보가 좀더 포괄적힌 답변을 한다라고 느낀것 같네요.
    재미면에서는 치고박고하는 토론의 재미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두 후보가 같이 배려있는 토론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죠.

    2012.11.22 09:46 [ ADDR : EDIT/ DEL : REPLY ]
  7. 토론은 서로 배려와 존중이 함께 하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문재인후보님은 정책에서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응책을 다 마련해서 요목조목 펼치시는데
    안철수후보님은 특유의 화법대로 전체적인 포괄적인 정책성을 펼치시는데서 약간의
    차이를 느끼고 문재인후보님이 단일후보로 조금은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여러모로 크게 느낀것은 이런 훌륭한 두분이 단일후보여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것입니다.

    2012.11.22 10:00 [ ADDR : EDIT/ DEL : REPLY ]
  8. 토론은 서로 배려와 존중이 함께 하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문재인후보님은 정책에서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응책을 다 마련해서 요목조목 펼치시는데
    안철수후보님은 특유의 화법대로 전체적인 포괄적인 정책성을 펼치시는데서 약간의
    차이를 느끼고 문재인후보님이 단일후보로 조금은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여러모로 크게 느낀것은 이런 훌륭한 두분이 단일후보여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것입니다.

    2012.11.22 10:00 [ ADDR : EDIT/ DEL : REPLY ]
  9. 어제 약속이 있어 이 방송을 놓쳤네요.
    3자 토론으로 다시 검증을 받았음 좋은데 끄끝내 이렇게 끝났나 봐요.
    방송을 다시 챙겨 봐야겠습니다~

    2012.11.22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홧팅

    마지막 코멘트에 진심으로 동감하는 바입니다.
    곧 박근혜 후보의 단독토론이 있을꺼라는데요 어제 두분토론 보면서 박근혜후보가 왜 그리 셋이서 하는 토론을 꺼려했는지 체감할 수 있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어제와 같은 토론이 한국사회에 정착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두분 다 멋지십니다.

    2012.11.22 10:39 [ ADDR : EDIT/ DEL : REPLY ]
  11. 초반에 좀 지루한 느낌이 있었지만..
    차분한 두 후보의 조곤조곤한 설명을 듣고 있다 보니..
    다음 5년간의 우리나라가 궁금해지면서..
    나름 몰입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트위터의 어느 분이 그러더군요..
    소개팅 스타일의 티비토론에 사람들이 적응을 못하고 있다.
    ㅎㅎ 저도 동감했지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는 이들이 두 후보의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번 뿐인건 참 아쉽네요

    2012.11.22 10:43 [ ADDR : EDIT/ DEL : REPLY ]
  12.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2012.11.22 11:02 [ ADDR : EDIT/ DEL : REPLY ]
  13. .
    .
    .
    .
    섹-스에 흥미 없는 분은 절대로 읽지 말아 주십시오!!
    섹스노예화계획===> http://sexok13.xy.to/
    유-흥-업-소의 여자들 조차도 실-신해버리는
    비밀의 *-*을 가르쳐 드립니다
    .
    .
    .
    .

    2012.11.22 11:05 [ ADDR : EDIT/ DEL : REPLY ]
  14. .
    .
    .
    .
    섹-스에 흥미 없는 분은 절대로 읽지 말아 주십시오!!
    섹스노예화계획===> http://sexok13.xy.to/
    유-흥-업-소의 여자들 조차도 실-신해버리는
    비밀의 *-*을 가르쳐 드립니다
    .
    .
    .
    .

    2012.11.22 11:05 [ ADDR : EDIT/ DEL : REPLY ]
  15. 샤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안철수 후보였습니다. 정치경력이 많은 문재인 후보는 능숙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안후보는 주로 정책을 가지고 논하려고 하였고, 솔직히 문재인 후보는 안후보의 정책적 구상을 이해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기존의 정당 정치가 실망을 가져다 줬기에 저는 안후보의 참신함과 약속을 믿고 싶습니다.

    2012.11.22 12:37 [ ADDR : EDIT/ DEL : REPLY ]
  16. 분위기가 문재인쪽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켜봐야겠죠

    2012.11.22 12: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토론회 보면서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이렇게 네거티브 없이 진행되는 TV 토론회..였건만 언론은 참 교묘하게도 편집해서 보도 하더군요. 마치 크나큰 공방이 있었고 싸움판이 있었던거마냥...ㅡㅡ;;
    토론회 끝나고 뉴스 보다가 한숨이 바로 나오더군요. 에고...진짜...언론인의 자존심들도 없는지...

    2012.11.22 1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전 어제 좀 실망스러웠는데요. 저게 대선후보 토론인가 싶었습니다. 미국 토론보다 저거 보면...
    네거티브가 없어서 재미가 없었다기보다 공방이 없었죠.
    한사람이 의견을 피력하면 상대방에서 비판을 해줘야죠. 그게 토론의 묘민데...
    제가 본 느낌은 문재인이 안철수 정책을 비판해도 안철수가 그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못하더군요.
    그리고 안철수는 문재인 답변에 대해 비판할 능력도 없어보였구요.
    게다가 본인 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보였습니다

    2012.11.22 14:59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정치에 별 관심 없이 지내고 있다가 추상적으로 경험많은 문재인 후보가 나을거란 추측으로 찜한 상태에서 어제 TV를 보았습니다. 누구로 단일화되어도 상관없다는 맘으로 보다가 누가 더 나은지 맘으로 결정되는 순간 TV를 끄고 자게 되더라구요. 저의 결과는 안철수 승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처럼 임기내에 어떻게는 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조급증에 빠져있더라구요. 그리고 토론에서 그 바닥이 보인다고나 할까?

    2012.11.22 15:00 [ ADDR : EDIT/ DEL : REPLY ]
  20. 안정감이나 구체적인 수치를 얘기하며 실현방안을 내놓는 점에서 문후보가 우세했다고 봤습니다. 안후보는 방어에 급급해보이고 보고 있으니 불안해 보였습니다. 차분하기는 하나 정책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이지 않고 원론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불안이 심해졌습니다.

    2012.11.22 15:06 [ ADDR : EDIT/ DEL : REPLY ]
  21. '서울스토리'는 오는 11월 30일(금) 사연 등록이 마감됩니다. 아직 참여를 하지 않았거나 추가로 사연을 올리고 싶은 분들은 서울시 페이스북

    2012.11.30 11:3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