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2. 11. 21. 07:22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위기와 순항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11월 20일 어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진영은 각각 긴급 브리핑과 보도자료를 통해 협상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점과 야권단일 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조사+공론조사' 방식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놨습니다.

협상이라는 과정에서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은 결코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충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고비 때마다 나오는 감정싸움과 불협화음은 나중에라도 우리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오늘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나온 문제점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야권 지지자의 눈으로 봐도 야권단일화 협상에서 나오는 모습이 항상 깨끗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분열이나 싸움처럼 비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과정과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옛날 정치 모습과 별 차이가 없다면, 사태는 심각할 수 있습니다.

▲ 방송과 언론은 야권단일화 과정을 생생히 보도하기 떄문에 자칫 야권단일화 모습이 싸움하는 국회처럼 왜곡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11월20일 MBC뉴스데스크


특히, 야권후보 모두가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약속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과거 기성 정치인들이 했던 구태의연한 정치를 계속 반복한다면, 보수우익과 새누리당에 여전히 공격할 빌미를 제공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협상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가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협상자들이 협상 중에 감정싸움에 빠져든다면, 협상이 아닌 전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협상'과 '협의'라는 말에는 공통으로 '의논'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협상: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 의논은 어떤 일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지, 서로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일이 아닙니다.

▲ 언론은 협상팀과 관계자들이 했던 말 한 마디를 놓치지 않고 서로를 이간질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동아일보 11월21일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꾸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은 ,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가 아닌 구태의연한 정치를 보여주는 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치는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조정하고 수용하고 협상하는 기술이 필요한 일인데, 그런 것이 과거에는 오로지 싸움과 비방에만 있었기 때문에 국민은 정치를 싫어했습니다.

지금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이런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각자 스스로 반성을 해야 합니다. 말로는 정치개혁과 쇄신을 외쳤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나오는 모습은 기존 정치와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터는 이렇게 협상이 난항에 부딪칠 때마다 아예 야권단일화를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었을 때, 두 사람의 협상팀이나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직접 TV토론에서 야권단일화 협상만을 놓고 토론을 벌였으면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만큼 양측의 주장이나 오해, 해석이 너무 다르고 이에 대해 자꾸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서로 의논을 주고받아야 하는 협상의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자꾸 국민에게 보여주는 문제점을 협상팀과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그런 모습은 과거의 구태의연한 정치와 똑같은 수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요새 단일화 협상 과정을 보면, 마치 끝나고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야권단일화를 하는 이유는 정치공학적으로 단순히 '정권교체'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1순위가 정권교체이고 2순위가 정치개혁이지만, 이 모든 것은 순서의 차이이지 함께 가야 할 우리의 목표입니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힘을 합쳐야 정권교체도, 정치개혁도 이루어진다고 생각했기에 두 사람은 현재 야권단일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힘을 합쳐 목표를 이루는 시기는 언제가 될까요? 대선이 끝나면 바로 모든 것이 이뤄지나요? 아닙니다. 대선이 끝나고 정권이 바뀌고도 수년은 지나야 우리의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후보이든지 패배하는 후보는 치명타를 입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야권단일화 후보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분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야권단일화 후보로 결정되지 않으면, 지지자들 간의 충돌로 새로운 반목이 일어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피터의 이런 생각이 그저 기우일까요?

문재인,안철수 후보 지지자들과 그를 따르는 정치 세력에게 감히 묻습니다. 당신들은 당신의 후보가 야권단일화 후보로 결정되지 않는다면 이후 어떻게 할 것입니까?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위해 힘을 합칠 것입니까? 아니면 이제 내가 원했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것입니까?

누가됐든지, 야권단일화 후보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 맞춰 서로 힘을 합쳐야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가 열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만 바뀐다고 정권이 아예 바뀌어질 수 있다고 봅니까? 대통령 한 명이 대한민국을 망칠 수는 있어도, 대통령 한 명이 바꼈다고 정치가 모두 바뀌지는 않습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야권단일화가 다른 단일화보다 훨씬 나은 이유는 그 두 사람의 가치관이 비슷하기 떄문이다. 이미지 출처: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이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패배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생각이 후보들의 진영과 세력에 너무 팽배해 있는 듯합니다. 야권단일화 후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앞으로 이루어질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에서 자신이 맡아야 할 몫이 바뀌는 것뿐입니다.

보직이 변경됐다고 군인이 민간인으로 제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야권단일화 후보 결정이 끝난 뒤에 과연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성공하는 단일화가 돼야 합니다. '성공한 단일화'라는 것은 과정에서의 정치 쇄신과 대선에서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 이후 힘을 합쳐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재 이루어지는 단일화를 보면 가슴이 아플 정도로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피터는 단일화의 목표에서 벗어났지만, 금방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권의 단일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결코 그런 믿음과 신뢰를 무한대로 보내지는 않고 있습니다.

▲벌써 보수언론은 단일화를 실패한 단일화로 규정짓고 헐뜯고 정신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출처:11월21일자 동아일보


야권단일화를 헐뜯는 자들이 바라는 것은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입니다. 그들의 생각대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공한 단일화가 아니라 실패한 단일화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단일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점을 보여준다면 나중에라도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피터가 포스팅을 쓰면서 자꾸 조중동 신문과 MBC 등 왜곡된 방송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들이 야권단일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그 야권단일화를 훼방하고 막아내고 이간질하기 위해 어떤 프레임을 짜고 끌고 가려는지를 여러분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조선일보는 벌써부터 단일화후 선거운동이 불투명하다는 프레임으로 몰고가고 있다. 출처:11월21일 조선일보


단일화가 끝난 후 우리의 목표가 끝나는 것이 아닌 듯, 성공하는 단일화가 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언론들이 자꾸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끝까지 해야 할 일을 잊는다면, 성공하는 단일화가 아니라 반쪽의 성공 내지는 그마저도 실패한 단일화가 될 수 있습니다.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정치블로거인 저를 만나면 늘 묻습니다. '야권단일화되긴 됩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참으로 난감합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분명 야권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는데도 일반 국민들은 그들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일화를 성공하는 단일화로 만들도록 노력하는 일입니다. 누가 단일화 후보가 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로 단일화가 이루어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성공한 단일화가 아니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문재인 후보,안철수 후보, 각 캠프 인사들, 그들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과 국민들 모두는 시시각각 변하는 단일화 협상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우리들가 가야 할 단일화의 목표를 다시 점검해봐야 합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상처받고 고통받으면서 가야 할 길이 아닙니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성공하는 단일화'
'패배하는 단일화'
그 선택의 몫은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당신이 성공하는 단일화를 원한다면, 단일화의 목표였던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위해 단일화를 어떻게 지켜보고 끌고 가야 할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이 그 목표와 어긋난다면 다시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정치 시대'에 대한 우리의 꿈을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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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아직 추호도 단일화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분명 단일화는 이뤄집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피터님 말대로 상대가 너무 상처를 받는 일은 없었으면 했는데
    그게 안되네요... 오늘 티비토론의 승자가 주도권을 쥐게 될것 같은데 꼭 지켜봐야
    겠습니다.

    2012.11.21 08: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단일화, 정말 어렵습니다. 믿음이 중요한데, 참 많이 무너졌습니다. 피터님 말처럼 비밀협상이 아니라 공개된 자리에서 토론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두 후보간 토론회도 아예 솔직 담백한 담판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2012.11.21 09:36 [ ADDR : EDIT/ DEL : REPLY ]
  3. 오늘 토론을 통해서 단일화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겠군요.

    2012.11.21 1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결국 명분싸움이 아닐까 싶어요

    2012.11.21 12: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물론 저도 단일화가 무산되는 최악의 구도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어떻게 공동전선을 형성해 가느냐...솔직히 지금 봐서는 누가 되든 이탈세력만 키워놨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만...
    어쨌든 많은 국민들에게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토론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2012.11.21 12: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나가야 하는 내용으로 구성될 예정으로, 강사를 초빙해 교육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 역시도 시민토론을 거칠 예정이며

    2012.11.30 11:3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