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2. 12. 20. 07:30


생각해보면 어제인 듯하지만 계산해보니 참으로 오래전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정치에 나오기도 전에 블로그에 '18대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배너를 달아놓은 일들이.문재인 후보가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일개 블로거가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별것이 없습니다. 지난 세월 우리가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고, 힘들게 지냈고, 앞으로의 미래가 두렵기 때문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 대한 저의 생각도 다른 사람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실패한 정부'라는 보수언론과 일부 진보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믿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치블로거로 살면서 참여정부 시절의 정책과 자료를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저의 이런 생각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정치에 관한 자료와 문헌을 '아이엠피터' 스스로 찾으면서 그 시대의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나가야 할지 깨닫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전업블로거로 살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되었으면 하는지 치열하게 공부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가진 지식이 부족하기에 항상 글을 쓰면서도 미진하면서 완성되지 못하는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써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아이엠피터'에게는 앞으로 수많은 날을 살아가야 할 두 아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요셉이와 에스더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시대에서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정치는 최고의 선택이 아닌 제일 나은 선택이었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와 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그런 인물이 정치해야,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어제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패배했습니다.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작업실에 앉아 소리죽여 울었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살아오면서 이토록 눈물이 자꾸 나온 적은 처음인듯합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대선 패배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자료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만은 그런 글을 쓰기가 힘들었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서 모니터 화면을 보는 것이 너무 아팠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눈물은 우리 아이들은 물론 저 자신조차 이 땅에서 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아이엠피터'를 엄습해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0년부터 전업 정치블로거로 살면서 항상 두려움에 떨어, 썼던 글도 몇 번이고 다시 보고 고치고 살아왔습니다.

아내의 걱정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잡혀가기 전에 이민을 가야 할지, 망명을 해야 할지 아내와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니면 정치블로거로의 삶을 오늘이라도 당장 접고,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야 하나 밤새 고민했습니다.

내가 과연 잘못한 일을 하고 있었는가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떳떳하지 않은 글을 쓴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몇 년간 글을 쓰면서 거의 매일 새벽에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온종일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이나 '아이엠피터'를 아는 사람이 조금 있지만, '아이엠피터'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거나 자신을 스스로 유명인으로 만들고자 했던 시도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하루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에 온 정성을 쏟았고, 글을 쓰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이제 그런 삶마저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밤새워 뒤척이던 저의 품으로 요셉이와 에스더가 서로 파고들더군요. 아이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그 누구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 고통받고 힘들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저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글을 쓰는 어려움, 외부적인 두려움, 생계에 대한 걱정, 그 모든 것을 한순간에 털어버리게 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었습니다.


이제 문재인 후보의 넥타이를 풀어드리겠습니다. 정치하지 않겠다던 문재인 후보의 등을 떠민 것은 '아이엠피터'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지 마시고, '아이엠피터'의 부족함과 섣부른 지식, 노력의 부족을 질책하고 욕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패배가 아닌 '아이엠피터'의 완성되지 못한 지식과 행동이 어제의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블로그도 사라질 때가 되었군요. 아이엠피터씨 안녕히 가세요'라는 분의 댓글에는 미안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최선을 다해 블로그를 운영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글을 쓰겠습니다.

역사는 더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등불은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이상(理想)이란 것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서 실현된다는 믿을을 가지고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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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심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도 문재인 후보님을 찍고 당연히 이긴다고 새 세상이 열리겠지 했는데 그래, 아직 때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최대한 약속을 잘 지키고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5년 내내 기도 열심히 하려구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

    2012.12.21 16: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심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도 문재인 후보님을 찍고 당연히 이긴다고 새 세상이 열리겠지 했는데 그래, 아직 때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최대한 약속을 잘 지키고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5년 내내 기도 열심히 하려구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

    2012.12.21 1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2012.12.21 16:46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때까지 선거 중 이번 선거 만큼 아픔이 큰 적이 없었습니다. MB 정권의 절망의 5년보다 대한민국 역대 가장 훌륭할 수 있었던 사람을 잃게 된 것이 가장 아팠습니다...그래서 저는 아직 그 분의 넥타이를 풀어드릴 수가 없습니다....

    2012.12.21 16:49 [ ADDR : EDIT/ DEL : REPLY ]
  6. 안녕하세요 저는 미래의 과학자가 꿈인 학생인데요 우리나라 정치상황을 보면서 내가 정말로 우리나라에서 과학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 정부가 점점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내가 우리나라를 위해, 나의 행복과 꿈을 의해 이 나라에서 과학을 해도 될 수를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MB형을 보면서 5년간 참았지만 다시 5년을 기다리기에는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2012.12.21 16:50 [ ADDR : EDIT/ DEL : REPLY ]
  7. 선진국에서는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종의 희생과 헌신의 직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아니군요. 그리고 근몇년간 10년간의 진보와 5년의 퇴보가 있었는데 어쩐지 퇴보하는 속도가 장난아니군요. 과학으로 먹고살아가야할 우리나라가 가장 걱정됩니다.

    2012.12.21 16:54 [ ADDR : EDIT/ DEL : REPLY ]
  8. 마지막으로 박정희가 만든 재벌이라는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하고 지저분한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데 그의 딸은 아버지로부터 무엇을 배웠을까요? "정희 버프"가 아직도 유효한 이 나라가 몹시 거정입니다. 옆나라 중국은 1년1년이 다르게 성장하는데 이건 좀 아닌지 싶습니다.

    2012.12.21 16:57 [ ADDR : EDIT/ DEL : REPLY ]
  9. 저는

    저는 댓글보며 나와 같은 많은 분이 위로를 필요로 하는구나 공감하면서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젊은이에게 5년과 나이든 사람의 5년은 느끼는 시간이 다를 것 같아요. 그래서 쏘아놓은 화살의 시간을 가지신 분은 더디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를 조금 위해줬으면...다방면의 생각이 교차하네요 오늘도.

    2012.12.21 17:02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정말 좋은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http://gospel79.tistory.com

    2012.12.21 22: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이틀째 혓바늘 돋아 밥도 못먹고, 신물만 넘어오다가 온갖매체에 나오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저도 모르게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했습니다. 피눈물이 납니다. 아직도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지난 5년 너무 지쳤기 때문에 다시 5년을 기다릴 용기가 의욕이 나질 않습니다. 썩어빠진 대한민국이란 나라 정말 떠나고 싶습니다.
    그런데 피터님의 글을 읽으며 겨우 마음이 진정이 됩니다.

    2012.12.21 23:20 [ ADDR : EDIT/ DEL : REPLY ]
  12.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할만큼 다 했는도 안되는구나, 아 포기다. 떠나겠다. 이제 투표안하겠다.
    이런 패배주의에 빠진 국민을 누가 두팔들고 환영할까? 생각하니 눈물짜고 앉아있을 일이 아니구나 싶네요! 분단국가에서 "진보"가 가지는 한계를 뚫고서 우리는 48%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졌지만 결코 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식과 정의를 원하는 국민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이겠죠.뼈아픈 반성으로 다시 재충전해서 우리는 또다시 앞으로

    2012.12.21 23:24 [ ADDR : EDIT/ DEL : REPLY ]
  13. 가야해겠습니다. 그 길에 동참해주십시오..정권의 개가 되어버린 방송3사 조중동 종편방송이 해주지 않는 이야기를 중립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피터님같은 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동안 저도 이런 글 보면 눈팅이나 햇지만 이젠 적극 동참하고 응원하고 힘을 모으겠습니다. 반대쪽 지지자들도 열심히 대화하고 설득해서 함께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그동안 피터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던 일인으로써 절필하지 않고

    2012.12.21 23:27 [ ADDR : EDIT/ DEL : REPLY ]
  14. 열심히 노력해주신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가 다시 시작입니다.
    피터님의 두아이들,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 대한민국
    정의와 원칙과 상식이 바로선 그런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아프고 슬픈건 오늘까지만 할겁니다.
    투지가 샘솟는 밤이네요!!ㅎㅎ
    늘 건필하십시오!!

    2012.12.21 23:29 [ ADDR : EDIT/ DEL : REPLY ]
  15. ㅇㅇㅇ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하고 동참하겠습니다. 건필하세요!

    2012.12.22 07:31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전 먼 나라에 오래 전에 이민 왔지만 한국 뉴스는 항상 봐 왔어요. 주변 한국 친구들도 이번 선거 결과로 다들 슬퍼하고 있네요. 미래가 안 보여 이민 왔지만 뿌리는 한국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이엠피터님 글을 계속 봐 왔습니다. 그 덕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 반이 정의를 원하고 언론자유를 원합니다. 앞으로 5년 후엔 그 수가 더 늘어나겠지요. 계속 바른 시각에서 글을 쓰셔서 그 숫자를 늘여주세요. 감사합니다.

    2012.12.22 14:35 [ ADDR : EDIT/ DEL : REPLY ]
  17. 양지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2012.12.22 19:30 [ ADDR : EDIT/ DEL : REPLY ]
  18. 문재인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어느 곳에서도 그의 능력에 대해, 그의 인품에 대해 알려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문재인의 국민이 되기를 열망했던 일인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앞으로의 5년이 막막하지만 다시 일어나야겠지요. 그리고 저 또한 그분의 넥타이를 풀어드리지 않을 겁니다. 힘드시더라도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와 같이 손잡고 걸어주시길 바랍니다. 그게 문재인님과 우리의 남은 숙제ㅇ니까요.

    2012.12.23 19:31 [ ADDR : EDIT/ DEL : REPLY ]
  19. 아톰

    안녕하세요.. 피터님
    지금에 기분은 말로 하기도 글로 쓰기도
    너무 힘들군요..
    선거가끝난 20일 새벽저역시..
    한쪽에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
    이 공멸감은 없어지질 않는군요....
    당분간은 이렇게 지내겠습니다.
    언젠가 노무현 문재인 이상의 사람이 나오길 기대하겠습니다..
    꼭 사람사는세상 만들어 주시길..

    2012.12.24 02:36 [ ADDR : EDIT/ DEL : REPLY ]
  20. 힘내세요!!^^

    2012.12.25 01:05 [ ADDR : EDIT/ DEL : REPLY ]
  21. 일서탁국

    원통합니다...분통이 터집니다... 그러나 다시 힘내서 펜을 잡으신 피터님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시 잡고 또 한 번 지켜볼 힘이 생겼습니다. 좋은 글 힘이 나는 글...가려운 곳을 빡빡 긁어주고 궁금증을 해소 시켜주는 글을 지치지 않고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12.25 18:0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