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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두관 지사 대선출마, 무조건 야권의 패배



김두관 지사의 '아래에서부터' 출판 기념회가 너무 성대(?)하게 끝이 났습니다. 이날 출판 기념회에 준비한 책은 3,000권인데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 부랴부랴 2,000권을 더 갖고 왔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정치인의 출판 기념회는 정치적인 액션을 취하기 전, 즉 선거 출마 전에 늘 벌이는 행사입니다. 결국 이 출판 기념회의 상황은 김두관 지사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야권의 과열된 대선 경선을 논하게 되거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지지하니 김두관 지사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느냐라는 소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문재인 고문도 민주통합당 대선경선을 치러야만 대선후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두관 지사의 대선 출마에는 아주 치명적인 야권 필패의 빌미가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도대체 김두관 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면 야권이 필패할 수 있는 두려움이 들게 하였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올림픽과 집권당 지지율'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뒤 국정수행 지지도는 형편없었습니다. 임기 초반이었던 2008년 3월은 50%대였고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90%. 임기 내내 낮은 지지율이었던 노무현 대통령도 60-70%대)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가 열렸던 6-7월에는 1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떨어졌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갑자기 올랐던 시기가 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 집무실에서 베이징 올림픽 수영 400미터 자유형 결승에 진출한 박태환 선수의 경기 중계방송을 지켜보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해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6월11일 21.6%에서 8월11일 28,5%로 상승했습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응답도 5월31일 51%보다 무려 10% 이상 급상승한 61.9%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베이징 올림픽의 최대 수혜자는 힘들게 노력해 금메달을 땄던 박태환 선수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평창 올림픽 유치 이후에도 나옵니다. 평창 올림픽 유지 전과 유치 이후를 살펴보면 무려 10%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올림픽 효과'라고 부르는데, 2002년 월드컵 당시에 정몽준 후보가 급부상했던 이유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왜 김두관 지사 이야기를 하다말고 올림픽 이야기를 하느냐면, 매번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여권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2012년 올해에는 런던 올림픽이 열립니다. 그것도 12월 대선을 바로 코 앞에 둔 8월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은 대선 경선을 8월 이후로 예정했습니다. 그것은 왜 일까요? 대선 경선의 열풍이 나와야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지는데, 올림픽이 열리면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올림픽으로 향하지, 절대 정치권으로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2년 대선에서 올림픽은 아주 중요한 변수이자,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대통령이 바뀔 수 있습니다.

' 김두관 경남 지사직 사퇴는 야권의 재앙'

예전에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선에 나오는 것을 분석한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의 포인트는 김문수 지사의 대선 여부가 아닌 대통령선거와 함께 동시에 치러지는 '경기지사 보궐선거'에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 새누리당은 12월 경기지사 재보궐 선거에 강력한 후보를 내세워, 박근혜와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의 '동반 상승'을 노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만약 경기지사 후보가 중도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인물이라면 12월 대선에 박근혜의 수도권 득표율이 4.11 총선 때 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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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김두관 지사에게 도입시켜 보겠습니다. 김두관 지사가 대선을 위해 사퇴하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도 12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집니다. 그럴 경우 야권의 득이겠습니까? 아니면 손해겠습니까? 무조건 야권의 손해입니다.

가뜩이나 박근혜를 중심으로 TK,부산 등이 새누리당 지지세력으로 더욱 굳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김두관 지사가 사퇴하면, 대부분 부산,울산,대구.경남,경북은 새누리당 대선후보인 박근혜에 몰표를 주게 되어 있습니다.

[정치] - 일당 독재 '대구'를 보면 한국 정치를 알 수 있다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48.9%였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46.6%였습니다. 득표수 차이는 불과 57만표에 불과했습니다. 부산,울산,대구,경남,경북은 이회창 후보의 압승이었습니다. 아무리 '지역주의'를 무시하고 싶어도, 아직까지 대한민국 선거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것이 지역주의입니다.

어떤 이는 전라도 지역은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으니 양자구도라는 말을 쓰는데, 경상도 지역은 대략 1천만 명의 유권자가 있고, 전라도는 대략 400만 명의 유권자가 있습니다. 이 말은 전라도가 아무리 야권후보를 지지해도 경상도 지역에서 어느 정도 득표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에서 '지역주의'를 이기기 위해 '바보 노무현'과 같은 모습을 보였고, 그런 노력으로 경상도 지역에서 어느 정도 표가 나왔습니다.

김두관 지사도 대선에 출마하면 경상도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전제 조건은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보궐선거와 대선이 함께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의 경남도지사 후보는 김두관을 향해 무엇이라고 말하겠습니까? 대선을 위해 경남도지사를 헌신짝처럼 버린 사람이라고 공격할 것입니다.

결국 대통령선거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면 경상도의 민심은 야권을 버릴 것이고, 그것은 야권의 필패와 함께 정권교체의 꿈도 날려 버릴 것입니다.

'김두관 지사의 대선 출마, 이번 대통령 선거는 결코 아니다'

김두관 지사가 최단 시간 단명으로 행자부 장관을 그만두고, 겨우 경남도지사에 당선됐을 때, 그를 찾아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김 지사,이제 대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요?'라는 그들의 말에 김두관 지사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그동안 제대로 한 것이 없으니, 경남도지사를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김두관 지사를 인물론으로 보면 참으로 존경할만한 인물입니다. 가난한 서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대학도 가지 못했지만, 정말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개척했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당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공격할 조건이 많습니다.

'이장,군수가 대통령 후보의 경력이 될 수 있느냐?'
'최단명 행자부 장관'
'임기도 못 채운 경남도지사'
'대통령을 위해 경상도를 이용해먹은 인물'


이렇게 많은 공격의 빌미에 어떻게 답을 할 것인지, 이런 숱한 네거티브 공격을 무슨 수로 막아낼 수 있습니까?

 

▲ 김두관 지사의 대선출마를 촉구하는 영남 100인 선언문,대부분 민주통합당, 부산,울산,경북 위원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김두관 지사의 대통령 출마를 촉구하는 영남 100인 선언문이 나왔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이 민주질서와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의 '공'은 있지만,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를 막지 못한 '과'가 있기 때문에 김두관 지사가 나와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습니다.

과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조건 실패했다고 감히 누가 어떤 자료를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까? IMF의 무거운 짐과 새로운 경제의 준비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엄청난 실패이기에 이들은 안된다고 하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박근혜로 상징되는 새누리당의 재집권이 역사를 후퇴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새삼 다시 언급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사를 후퇴시킬 박근혜와 새누리당 세력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우리 내부의 성찰하지 않는 오만함일 것이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에 대한 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부의 성찰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박근혜와 새누리당보다 현재 김두관 지사를 제외한 사람들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정말 어이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권교체'입니다. 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모든 야권이 총출동하고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오히려 새누리당과 박근혜가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이 차기 정권이 해야 할 입니다. 차기 정권은 MB정권이 만들어놓은 쓰레기와 비뚤어진 정책,시스템, 불법에 대한 재판, 검찰,국방,외교 등의 국정 전반의 개혁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즉 차기 정권이 이런 쓰레기만 치우는 일에 총력을 다해도 임기가 다 지나갈 정도인데, '정권교체'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김두관 지사는 대통령의 뜻을 두고 있을지언정, 경남도지사를 그만 둘 생각은 없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그를 저런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여놓으면서 꾀는 자들이 똥파리처럼 김지사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김두관 지사는 인물론이나 성품으로 나무랄 데 없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지금 왜 경남도지사를 사퇴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야 합니까?

만약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경상도의 모든 유권자들이 김두관 지사를 선택할 것 같습니까? 김두관 지사는 대선출마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사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보이는데, 그래서는 절대 안 됩니다. 경선에 나가도, 김문수 경기 지사처럼 지사직을 유지하고 나가야 합니다. (중앙선관위는 김문수 지사가 경기지사직을 유지하고 대선 경선에 나갈 수 있다고 밝힘)

김두관 지사가 경남도지사의 임기를 모두 마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참으로 좋겠지만, 그에게 대통령에 대한 급한 욕망이 있다면 이번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절대로 경남지사직을 사퇴하면 안 됩니다.

만약, 김두관 지사가 경남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면 이는 야권의 무조건 패배입니다. 김두관 지사는 현재 자신의 욕망보다, 지금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정권교체'에 자신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그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