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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한국 정치블로거가 만난 '베를린 리포트'


4월26일부터 5월6일까지 총 10박 11일간의 독일 베를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여행이라고 하기에는 거의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온 듯한 느낌입니다. 이번 독일 베를린 여행은 주한 독일대사관의 추천을 받아 독일 외교부의 초청으로 오게 됐습니다.

세계 11개국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정치블로거들이 독일 베를린에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웠던 이번 여행은,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그 동안 제가 무엇을 느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깨달은 이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 저널리즘과 표현이 자유등에 대한 강의와 만찬,관광,토로회로 이어졌던 '블로거투어 2012'


'Blogger Tour 2012'로 불린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독일 블로거와의 만남, 독일 저작권법과 표현의 자유, 데이터저널리즘, 국제저널리즘 등의 세미나가 계속 이루어졌고, 그 가운데 re:Publica라는 독일 컨퍼런스도 함께 참여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독일 외교부와의 만찬이나 다양한 문화 체험행사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철저하게 계획된 스케쥴 속에서 다양한 강의와 세미나, 독일 문화와 음식을 즐겼습니다. 이런 일련의 행사 참여를 통해 독일 외교부는 세계 각국의 블로거를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했습니다.
 
매일 컨퍼러스룸에서 벌어지는 세미나는 대학원 수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는데, 영어를 안 한 지가 10년이 넘어서 그런지,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찬 부분도 있었습니다.

세계 11개국에서 온 블로거들은 저마다 프로페셔널 저널리스트로 활약하기도 하지만 블로거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식견이나 그들이 각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저널리스트로의 활약상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들에게도 블로거와 기존 언론과의 괴리감 또는 지원의 미비에 대한 문제, 정부의 규제에 대한 불만과 불안함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루마니아,이집트,러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제 3세계 국가에서 온 정치블로거들답게 그들은 서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나 정부의 규제를 어떻게 이겨나갈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로의 모습을 통해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사실 독일정부의 초청이 크게 독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겠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정치블로거들에게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봅니다.

▲ 2012년 블로그 후원 이야기가 독일여행으로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오늘 포스팅으로 블로그 후원 이야기를 대신합니다. 항상 고맙고 감사드립니디ㅏ.


각국에서 내노라 하는 정치블로거 사이에서도 대한민국 정치블로거는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도 한국의 정치적 탄압과 언론의 통제를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놀란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제가 전업블로거라는 사실과 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후원금 등을 통한 블로그로 수입을 유지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이렇게 저를 인정해줄 수 있었던 것은 늘 부족하고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블로그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에 와서 글을 읽고,마음과 물질로 후원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독일대사관이 저를 추천했지만, 그런 모든 것의 바탕도 매일 아침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사히 독일에 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 '블로거투어 2012' 세미나 중에 각국의 정치블로거에게 보여준 노무현 대통령 추모영상과 제주해군기지 반대 영상.


이번 행사를 끝내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각국 블로거들의 국가 사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알았으면 했던 점과 독일해적당이나 독일 라인강 분석 등의 취재를 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또한, 얼마 안 있으면 열리는 독일 내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취재하고 함께하지 못했던 점도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대한민국이나 제3세계 국가의 상황은 참으로 어려운 면이 많았습니다. 정치적인 탄압과 언론 통제,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로써의 블로그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 등등. 그러나 그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있었는데, 그것은 각국의 지도자 중에서 독재와 권력남용을 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가 다른 여타의 정치부패와 권력자들의 횡포로 이루어지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저는 '국경없는 기자회'의 멤버가입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얻었고, 전 세계 정치블로거들과의 연계를 통해, 저만의 국제 뉴스 취재원들이 생겼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언론들은 정치블로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정부의 통제 속에서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행사함으로 무언가를 얻고 출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고만 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무어라 해도 정치블로거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이번 행사였습니다.

이제 배우고 느낀 것을 통해 더 좋은 글과 비판과 함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블로거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이 발행되는 시간에는 아마 서울가는 좁은 비행기 안에서 잠 못 이루고 있을 것 같습니다. 무사히 좋은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늘 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나이 70이 넘어서도 '정치블로거'로 정직하게 살아가겠다고 약속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