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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누가 노무현을 '정치적 도구'로 비하하는가?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순덕씨가 4월30일자 논설에서 “아직도 노무현은 ‘도구’일 뿐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알다시피 김순덕 논설위원은 참여정부를 좌파정권으로 항상 공격만 했던 인물이라 그녀의 글에 대한 반박이 필요한지조차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한다는 언론사의 논설위원께서 어찌 보는 눈은 일개 정치블로거보다 못한지 하도 답답해서 그녀의 글을 분석해봤습니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세력에게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때맞춰 보내준 선물일지 모른다.”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4월30일)

그녀는 첫 단락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사태를 노무현 대통령의 친노세력이 반MB를 결집하기 위한 호재라고 단정 짓습니다. 그녀가 정치인이라면 이런 해석도 가능하겠죠. 그러나 그녀는 언론사의 논설위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바로 광우병을 대하는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에 억지로 나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까? 어버이연합이나 보수단체, 관변단체가 버스 대절해서 점심값 받으며 시위하듯 광화문에 모였습니까?

노무현 정부 출범 초인 2003년 5월20일(현지시각) 캐나다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자, 당시 농림부는 즉각 캐나다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등 소와 관련된 모든 품목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본질은 어디로 가고, 논설위원이 무조건 정치적 잣대만 들이댑니다. 광우병에 대한 대책을 말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왜 시민들이 광우병을 반대하는 시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은 보지 못합니다.


▲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미국산 쇠고기 관련해서 낸 신문 광고


사람들은 불이나 살던 집에서 뛰쳐나오고 있는데, 집이 탔으니 새집으로 이사할 좋은 기회라고 배 아파합니다. 이것이 거대 언론사의 논설위원이 가진 생각입니다.

‘문재인 대망론’이 떠오른 이유,문재인은 “탈(脫)노무현은 이미 돼 있다”고 했지만 지금 역량으로는 ‘노무현정신’의 계승자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다. 사실 문재인의 정치철학이라고 나온 것도 없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의 남자’로 국정 현안에 개입했으나 정작 중요한 일은 못하고, 안 할 일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4월30일)

모든 사람은 공과가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문재인 이사장,이들 모두가 아무런 실패가 없었을까요?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패의 비교를 누구와 어떤 면으로 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극렬하게 달라집니다.

문재인 이사장이 청와대에 있는 동안 부인에게 백화점도 가지 말라고 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그 정도로 문재인은 열심히 청렴하게 일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문재인 민정수석을 임명하면서 내건 조건이 첫째 국정원.검찰.경찰.국세청 등 권력기구들을 개혁하고, 둘째로 고위공직자나 대통령 친인척들의 부정부패 척결이었습니다.


첫 번째 정치 개혁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는 완벽하지 못했습니다. 인정합니다.(대한민국 보수는 진보에서 한 번이라도 이런 문제가 나오면 중범죄자 취급하는 이율배반적인 존재죠) 그러나 그 완벽의 기준을 이명박 정권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었던 6인회를 비롯해 측근과 친인척 비리가 매번 터지는 MB정권에서,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간 권재진이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비서실장이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왜 이리 새누리당을 비판하느냐고 합니다. 일개 블로거의 비판은 악의적인 글이고, 대한민국 거대 언론사 논설위원의 편파적인 왜곡은 진짜 신문사설로 보입니까?  블로거에게 그렇게 종북좌파라고 부르는 이들이 왜 앞에 조중동이라는 신문 앞에만 가면 작아질까요?

저와 같은 정치블로거도 무언가 팩트가 있고 그것으로 나름의 글을 씁니다. 그런데 언론사 논설위원이 팩트는 보여주지 않고, 문장 하나로 문 이사장을 마치 대통령 뒤에서 권력을 휘두른 사람으로 몰고, 꼬투리만 물고 늘어집니다.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김순덕 위원은 문재인 민정수석이 화물연대파업에 개입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사실일까요?


▲ 화물연대 파업 대책회의에 관한 보도자료,참석자 명단이 나와있다.


문재인 민정수석이 자기 멋대로 혼자 화물연대 파업에 관여한 것이 아닙니다. 국무총리 주재로 관련 단체장들이 모두 모여 화물연대 파업의 조기수습을 위한 대책을 세웠습니다.

당시에도 이런 보도자료가 분명히 언론사에 나갔지만, 마치 문재인 민정수석이 독단으로 화물연대 파업을 조정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취재한 뒤 기사로 내보내는 것이 당연한 언론의 기본이거늘 조중동은 늘 이런 식으로 진실을 감추고 왜곡시킵니다.

내 편은 善意가 ‘노무현정신’인가.대체 노무현정신이 뭔지는 원소유주가 세상에 없는 관계로 무한해석이 가능하다. 문재인은 “생전에 얘기했던 ‘사람 사는 세상’이란 표현 속에 다 담겼다”고 했다. 박지원은 원내대표에 나서면서 통합의 정신을 노무현 가치인 양 강조했다. 백원우가 “노무현 가치의 핵심은 민주주의”라고 한 것부터 완전히 갈아엎기, 깽판, 막말 같은 극단까지 누구든 원하는 대로 끌어댈 수 있는 만병통치 용광로가 노무현정신이다.(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4월30일)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은 노무현의 정신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합니다. 당연히 모를 것입니다. 그녀는 타워팰리스에 사는 강남부자들이 구룡마을 판자촌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녀는 이상한 논리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습니다.

노무현의 정신은 죽어라 공부만 해서 명문대학을 나오고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 살기 위해 불법과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노무현의 말과 그가 했던 행동을 보면 너무나 쉽게 이해가 됩니다. 이것이 아무리 고민해도 김순덕 논설위원이 노무현의 정신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금도 문재인을 둘러싼 친노는 자기들만 옳기에 결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점에서 노무현과 닮아 있다.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4월30일)


노무현 대통령이 무조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을까요?

"이라크 파병 문제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봐도 역사의 기록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중략)
당시 저는 대통령이 역사의 오류를 기록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님을,즉 스스로 역사의 오류로 남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부득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2004년 8.23 국무회의 노무현 대통령 발언)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놓고도 각기 다르게 말하는 이런 현상을 ‘라쇼몽 효과’라고 한다면서 김순덕 위원은 노무현 정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마치 집단 종교에 빠진 사람처럼 말을 합니다.

노무현의 정신을 좋아하는 제가 블로그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참여정부의 공과를 똑바로 인지해 실패를 분석해서 나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공과는 누구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공과를 따지기 이전에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보통 국민을 위해서였고, 이명박 정권은 대한민국 상위 1%의 부자들과 권력자들을 위해서였습니다. 


김순덕 위원은 경제학 원리와 시장논리, 세계 석학들의 이야기를 갖다가 붙여 놓습니다. 그러나 정작 현실을 이론과 접목하는 단계에 오면, 부잣집 사모님과 같은 행동을 벌입니다.

김순덕 동아일본논설위원,반값등록금에 어이없는 유럽대학 비교.

-일간지 논설위원 정도면 적어도 사실확인 후에 입을 열어야 (독일교육전문 블로거 무터킨더)

요새 블로거들도 책리뷰하면서 세계 석학들의 말만 인용하는 것을 좋은 글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어려운 이론이 아닌 대중의 눈높이를 파고드는 현실성과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김순덕 논설위원은 '입진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렇다면 김순덕은 '사모님어법'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진짜 등록금이 얼마인지, 우리 대학생들이 시급을 얼마 받는지도 모르면서 대학생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제가 노무현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옳지 못한 길을 가야 하고,정직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그릇된 관념이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의식,이러한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한 차원 높은 사회 발전도,역사 발전도 불가능하다. 이제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자존심이 활짝 피는 사회, 원칙이 승리하는 역사를 우리는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간절한 소망이자 정치를 하는 이유이다.
(노무현,마지막 인터뷰 113쪽)


김순덕 위원이 이화여대를 나오고 거대 언론사(?) 동아일보에 입사해서 그동안 얼마나 정직하게 살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상위 1%의 사람 중에서 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을 찾아내라고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불의가 망하는 나라,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나라가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노무현의 정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신을 말하지 않고, 오로지 정권 다툼을 부각하면서 그의 정신을 왜곡시키고 노무현 대통령을 단순히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도구라 헐뜯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도구가 아닙니다.

그의 정신은 대한민국이라는 집이 불의(不義)라는 썩은 기둥뿐이어서, 100년은 끄떡없는 튼튼한 집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게 만드는 설계도입니다. 비가 새는
 지붕과 쥐가 갉아 먹은 기둥을 모두 헐어내고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튼튼한 기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보여주는 청사진입니다.

언제라도 무너질 폐가에서는 쥐새끼와 각종 벌레들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쥐새끼와 벌레가 득실거리는 집을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리모델링하려면, 우선 쥐새끼가 파먹은 썩은 기둥과 금이 간 벽을 모두 철거해야 합니다. 그 후에 설계도에 맞추어 금강송처럼 오래가는 품질의 좋은 자재로 열심히 집을 지으면 됩니다.

쥐새끼가 천장을 찍찍대면서 기어 다니고 벽과 기둥을 갉아먹어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 집을 튼튼하고 아름다운 집으로 짓겠다는데 반대하는 이들은 왜 반대만 할까요?


노무현의 정신이라는 설계도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대한민국을 리모델링 하기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노무현의 설계도가 아니라 그 설계도를 가지고 집을 새롭게 바꾸길 원하는 것입니다. 

친노-비친노의 프레임으로 몰고가는 세력들과 다르게, 대중은 노무현의 설계도만 바라보고, 그 설계도대로 집을 지어줄 사람을 항상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문재인 이사장이 노무현을 도구로 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이 설계한 집에서 살기 원해 솜씨 좋은 대목수로 문재인을 선택한 것입니다


멀쩡한 기둥을 갉아 먹는 쥐새끼처럼 불의로 성공하여 쥐구멍에서 편하게 사는 이들은 노무현의 정신이 보여주는 설계도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못된 건축업자와 짜고 노무현의 설계도가 아닌 무허가 설계도가 더 낫다고 목소릴 높입니다. 

그래야 자재비도 착복하면서 부실공사로 쥐새끼가 마음 놓고 갉아먹고 돌아다닐 수 있는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썩은 기둥과 언제라도 무너질 천장에서 쥐새끼는 살 수 있어도 사람은 위험해서 단 하루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가 없습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