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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 범죄는 봐줘도 박근혜에 대한 '반역'은 참수형?



새누리당이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표절과 김형태 당선자의 성추행 파문으로 총선 이후 승리(?)가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김형태 당선자는 탈당으로 마무리됐지만, 문대성 당선자는 탈당을 번복하여 많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 두 당선자의 문제점을 보다 보면, 현재 새누리당이 가진 한계, 그리고 박근혜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 대한민국 보수를 이끌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문대성, 김형태 당선자 문제로 드러난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소리만 요란한 솜방망이 처벌'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은 문대성의 논문표절과 김형태의 성추행 의혹을 국민대와 경찰의 조사가 나오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면 이 주장이 인권과 진실을 파악하는데 아주 적절한 조치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이 뽑은 인물들이 전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모습밖에는 안 됩니다.

그것은 실제로 이들의 범죄 사실이 판명됐을 경우, 새누리당 차원에서 상응하는 처벌은 '출당' 조치 이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다면 재판처럼 3심제도를 도입해 기다리거나 구제할 방안이 있겠지만, 고작 '출당'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징계를 가지고 새누리당은 마치 국회의원 박탈처럼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윤리위원회 제소를 운운하지만, 사실 윤리위원회 징계는 '제명','탈당권유','당원권정지','경고'로 오히려 진짜 솜방망이 처벌밖에는 없습니다.

▲ 새누리당 당규에 명시된 윤리위원회 징계 규정.


정당인으로 이런 새누리당의 징계가 정치 생명에 가장 가혹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친동생의 아내를 성폭행하려고 했던 행위나, 표절을 넘어 대필로 받은 논문으로 학위를 받고 교수로 임용된 행위는 범죄 중에도 가장 추악하면서 도덕적으로 가장 문란한 범죄입니다.

이런 범죄 행위는 보통 사람의 범주에서 보면 극악한 범죄인데, 그런 범죄를 단순히 '출당'이라는 솜방망이 처벌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당이, 법을 운운하면서 신중함을 보이는 태도는 도덕성에 대한 이중성을 보여주는 행위밖에는 안 됩니다.

'처벌받아 마땅한 범죄는 성폭행도 논문 대필도 아닌, 박근혜 대선 행보에 해가 되는 행위'

새누리당은 김형태의 성폭행 의혹과 문대성 논문 대필 의혹이 제기됐을 4.11 총선 전에도 끄떡 없이 두 후보자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악재라도 이 두 사람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온 말이 '先규명 後 조치' 였습니다.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당이 (결정)할테니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4월16일 박근혜 위원장 발언)  

총선이 끝나고도 파문이 커지자 박근혜 위원장은 잡음을 한 마디로 일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을 포기하고 '출당' 조치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저런 문제들이 나오고 잡음도 있는 것 같다.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4월 19일 박근혜 위원장 발언)

이렇게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조선일보 4월18일 보도 내용. ⓒ 조선일보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 행보에 악재가 될 수 있는 걸림돌은 미연에 방지하고 치우겠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친동생이 죽고 난 후 미망인이 된 제수씨를 성폭행하는 범죄나, 대필로 논문을 제출하여 교수로 임용된 범죄는 범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는 일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새누리당에서 가장 중요한 범죄이자, 극악한 반역 행위로 '참수형'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새누리당의 모든 의원이 갑자기 출당을 요구하고 문대성의 출당 번복을 규탄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새누리당이 가진 범죄에 대한 가치관이자 기준입니다.

'박근혜에 대한 역모죄로 걸릴까 두려운 새누리당 의원들'

김형태,문대성 당선자 사건을 통해 새누리당이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새누리당은 완전 '박근혜당'으로 사당(私黨)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문대성 당선자는 18일 오후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오히려 박근혜 위원장을 거론했습니다.

▲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가 18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탈당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문대성 당선자는 "탈당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히 아니다. 박위원장이 그렇게 말했는데 제가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되겠나"고 오히려 반문을 했습니다. 사실 문대성 당선자는 전날에 자진탈당 형식을 취하기로 했었다고 전해졌기에, 새누리당은 이런 문 당선자의 돌발행동에 패닉에 빠졌다고도 전해졌습니다. 

지금 새누리당는 '박근혜 띄워 주기' 작업은 이미 끝나고, '구친박','신친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문대성,김형태 당선자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을 공천했던 사람들이 새누리당 공천과정에 관여했던 친박계 의원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대성 당선자를 추천한 사람은 새누리당 '공직후보자 추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의원이었고, 그는 친박 핵심으로 불출마 선언으로 친박이 백의종군했다는 평을 듣도록 여론을 유도했던 사람입니다. 

▲ 장제원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현기환 의원 관련 트윗


친박 핵심 의원이 자신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정치적 양아들을 부산 사하구에 공천하고, 당선시킨 뒤에 박근혜 위원장에 해가 되자 가차 없이 문 당선자에 대한 자진탈당을 촉구하는 모습은, 지금 새누리당이 어떤 식으로 정당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총선 뒤 당 안에서 박 위원장의 의중이나 심기가 가장 우선되는 기준이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알아서 눈치를 보는 매우 권력 복종적인 현상이 생겼다"고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 신문 4월19일자 기사 내용)

지금 새누리당은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심기를 살피는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왕조 시절, 여왕 눈치만 보며 정치를 했던 신하들의 모습과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왕에 대한 반역이나 역모는 '참수형'에 해당하며, 지금 새누리당의 범죄 기준에 대한 처벌이 이와 같습니다. 

▲ 4.11 총선에서 김형태,문대성 후보 지지 유세를 적극적으로 나섰던 박근혜 위원장 ⓒnews1,민중의 소리


"저도 열심히 힘을 보내겠다.김형태 후보를 국회로 보낼 수 있도록 지지를 부탁한다"
“문 후보는 젊고 늠름한 일꾼.문 후보가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딸 때, IOC 위원으로 스포츠 외교를 펼칠 때 국민들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했나. 문 후보를 국회로 보내 달라"

친동생이 죽고 미망인이 된 제수씨를 성추행하려는 범죄자를 국회에 보내달라고 소리치고, 논문 대필로 지식인의 양심을 속이고, 교수로 임용된 사람을 자랑스럽다고 포장하며 국회로 보내달라고 외쳤던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바로 박근혜 위원장이었습니다. 

사당(私黨)은 사사로운 무리가 모인 집단을 의미합니다. 지금 새누리당은 박근혜 여왕을 위해 범죄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이득과 권력 쟁탈을 위해 싸우는 무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박근혜의 여왕옹립을 위해 정권을 찬탈하려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인간으로 동생 아내를 성폭행하거나 논문 대필,교수 임용 사기는 범죄가 아닙니다. 오로지 박근혜 여왕에 대한 역모를 획책할 때만이 반역자가 되는 것입니다.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을 국민이 아닌 사사로이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무리의 여왕으로 뽑으실 것입니까? 전 여왕이 아닌 제왕의 권력이 국민에게 나누어지는 '역사의 진보'를 선택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