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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때문에 정치에 나선 '청년당'에 보내는 경고



작년 정치권의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바로 안풍이라고 불리는 안철수 교수의 정치적 영향력이었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원래부터 안철수 연구소의 성공과 그의 인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던 안철수 교수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는 '청춘콘서트'였습니다.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의 재능기부로 시작된 '청춘콘서트'는 2011년 5월에 발생한 카이스트 대학생의 자살로 터져 나온 좌절하는 이 시대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열렸습니다.

100일간  4만4천여명의 관객들이 전국 27개 지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 참석했으며, 지역마다 객석을 꽉 채우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청춘콘서트'에 열광했습니다.

사실 '청춘콘서트'의 성공에는 안철수, 박경철이라는 이 시대의 지성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한 2,835명의 희망 서포터즈라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도 한몫을 했습니다.
 

블로거 '희망플래너'가 청춘콘서트를 취재하고 있는 모습 출처:희망플래너


'청춘콘서트'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저는 '청춘콘서트'의 내용과 관객의 열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매회 이루어진 '청춘콘서트'를 블로그에 올렸던 한 명의 블로거 때문이었습니다.

'희망플래너'라는 필명을 가진 블로거는 '청춘콘서트' 희망서포터즈로 참여하면서 매회 공연 현장에서 나온 주옥같은 명강의를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희망플래너'라는 젊은 친구의 글을 보면서 이 시대의 청년 모두가 취업과 성공만을 위해 뛰어다니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음뷰 대상 시상식에서 '희망플래너'를 만났습니다.

그는 명함을 주면서 '앞으로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현실적으로 이끄는 방법을 모색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고, 그의 이런 상상은 대한민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청년당'이라는 정치 조직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희망플랜 발기인 대회 기념사진 출처:청년희망플랜


'청춘콘서트' 희망서포터즈가 중심이 된 '청년희망플랜'이 지난 2월21일 발기인 대회를 열었습니다. 6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88만 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 200여명이 참석한 이 날 행사에서, '청년희망플랜'은 대한민국 최초의 청년정당으로 나설 것을 밝혔습니다.

솔직히 이 소식을 접하고 정치블로거로 관심과 우려, 그리고 걱정을 했습니다. 실질적인 정당으로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겁없는 청년들은 정당등록까지 마쳤습니다.

 

2월13일 선관위에 등록한 '청년희망플랜' 출처:청년희망플랜


선관위에 정당등록까지 마친 '청년희망플랜'이 도대체 어떤 정당이고 어떤 성향인지 살펴봤습니다.

▶ 안철수 교수와의 관계

이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궁금했던 점입니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높아갈수록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던 조직과 정치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년희망플랜'은 정당으로 조직되면서 안철수 교수의 참여를 비롯한 연결고리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말하면 안철수 교수의 '청춘콘서트'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당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청년희망플랜(이하 청년당)'은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이 모여 정당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의견을 모아 설립된 정당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1만명의 당원을 확보하고 정당득표율 3%로 비례대표 의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하고 있습니다.

▶ 정당 설립 등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가?

'청년당'은 초기 발기인 235명들의 회비로 일단은 시작했습니다. 사무실 비용 등 최소한의 비용만 십시일반 모인 회비로 충당하고, 지금 '청년당'을 위해 뛰는 사람들은 모두가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대부분 온라인으로 홍보와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큰 비용은 들지 않고 있어, 일단 시작과 동시에 '청년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일단 구동된 것으로 보입니다.

▶ 도대체 정당의 목표와 강령은 무엇인데?

'쳥년당'이 어떤 생각을 하는 정당으로,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는 아래 동영상을 보시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저는 '청년당'을 보면서 태생적으로 지닌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온라인으로는 약한 대한민국 정당 구조

현재 청년당은 온라인 정당을 표방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정치에서 오프라인 조직은 필수적입니다.(현재까지.) 그렇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필요합니다.

쉽게 말해서 온라인으로만 청년당원을 모집해서는 4.11총선 전까지 모집해야 할 최소한의 당원 5,000명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거리로 나가 직접 당원 서명을 받으면 뛰어다녀야 하는데, 이것이 서울 한 지역에서만 될 수 없고, 전국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할 것 같지만, 오프라인을 무시할 수 없기에 어떻게 이것을 융화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청년정당 '청년희망플랜' 가입 안내 http://chungple.org/member/join.php


■ 정당 가입을 꺼리는 한국 풍토

한국에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는 것과 정당에 가입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리 진보를 내세우는 사람도 막상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등에 직접 당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해외에서는 1인1정당이 보편화했지만, 한국에서는 어렵습니다. 이런 한국의 풍토에서 특히 젊은이들이 과연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가입할 수 있느냐는 의문점도 들고, 그 숫자가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게 됩니다.

■ 중구난방 정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청년당은 ‘청년 자립, 99%의 행복, Change for Korea!’라는 목표를 가지고 창당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발기인들이 2030세대답게 이들은 등록금이나 청년 취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청년층에만 국한된 정책을 내걸거나, 아이디어 차원뿐인 정책이나 현실성 없는 정책을 쏟아낸다면 그저 치기 어린 젊은이들의 모임과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법률적인 검토나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한 실질적인 정책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면 정당으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기성정치인과 함께 열린 '청년당' 토론회 모습 출처:청년희망플랜


■ 기존 정치인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방법은?

제가 '청년당'을 보면서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정치인들과의 관계입니다. 청년당은 말 그대로 정치경험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이들을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생길 것이고, 기존 정당과 어떤 정치적 협상을 할 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기존 정당과의 싸움에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청년당'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무보수로 뛰어다니는 저들에게 사회는 '취업이나 하지','어린 것들이 무얼 안다고','정치가 쉬운 줄 아냐'라는 조롱 섞인 비판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사실 청년정당 '청년희망플랜'에 대한 포스팅은 한 사람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청년당의 대표도 사무총장도 아닌 아무 직함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요새도 무보수 일개 자원봉사자로 청년당 사무실에 출근하여 청년당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저는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 때문에 '청년당'을 조사하고 그들에 관해 이야길 하고 있을까요?

점심을 라면으로 해결하는 청년정당 사무실 모습 출처:청년희망플랜


저는 그들에게 젊음과 꿈, 그리고 패기를 봤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기성정당의 문제점과 정치인들의 부조리를 매일 조사하는 저에게 이들의 모습을 신선한 충격이자 도전으로 여겨졌습니다. 정치블로거 입장에서만 본다면 이들이 4.11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몇 개 차지하느냐는 얘깃거리도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열정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정치적인 전략이나 어떤 방법에 대해 이야길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중에 이들도 어쩌면 기성 정치인처럼 변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의 모습은 꿈과 희망에 가득 차 있습니다.

청년정당 '청년희망플랜'을 보면서 오로지 명문대학 입학과 성공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이 시대 젊은이들과 다른 모습을 봤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마치 4.19 혁명을 이끌어낸 당시 고등학생들의 겁없는 투지와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을 다시 보는 듯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대한민국 청년정당'청년희망플랜'에 엄중한 경고를 보냅니다.

당신들이 대한민국 정치 때문에 실패와 좌절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조직과 돈 때문에 아파 엉엉 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떠나지 마시기 바랍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꿈과 희망은 젊은 날의 특권이자 총칼에 맞서며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킨 힘이었습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민주주의에 대한 청년들의 순수한 마음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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