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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도대체 '박부자 할머니'가 누구? 끝까지 뻔뻔한 MB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영남권 신공항 공약의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던 지난 4월1일 이후 무려 11개월 만에 열린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임기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친인척 비리에 경제 문제 등 국정 전반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기자회견이라 국민은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그의 기자회견에는 온통 자기 자랑과 자기 합리화뿐이었습니다.

도대체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낱낱이 살펴보겠습니다.

■ 나는 열심히 했으니, 내 탓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징은 어떤 문제이든 자신은 열심히 했다는 자랑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어법에서 알 수 있듯이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지 해봤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다 알고 열심히 했는데 안 된다는 것은 불가항력 내지는 절대 자신 때문이 아니라고 늘 주장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화법은 또다시 빛(?)을 발휘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전 모두 발언 내용을 보겠습니다.
'열심히 했습니다.'
'심정으로 임했습니다'
'모였습니다'
'점검했습니다'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용했던 표현을 보자면, 이처럼 자신은 새벽같이 모여서 열심히 했다는 자랑이 태반입니다. 그런데도 경제 위기가 닥친 것은 '이러한 일은 세계 경제사에 일찍이 없었습니다'라는 표현처럼 불가항력이자 전대미문의 사태 때문이지, 결코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모두 발언'에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여기에 '세계사에 일찍이 없었던 일'을 자신이 노력해서 탈출하고 올라갔다는 자랑을 끝까지 합니다.

국민은 대통령 때문에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힘들다고 외치는데, 대통령은 절~~~~~~~대 자신의 탓이 아니고 세계 경제사에 없었던 일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한마디로 나 때문에 이 정도라도 살 수 있었다고 외칩니다. 바꿔말하면 '경제 대통령 이명박' 때문에 이나마 대한민국이 살 수 있었고, 잘 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경제 대통령 이명박'의 대선 공약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출처:MB4년평가 자료집(민주통합당)


이명박 대통령은 매년 7% 성장을 호언장담했고 10년 내 7위의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그의 집권 4년 차지만, 대한민국 경제 순위는 14위에서 오히려 15위로 떨어졌습니다.

KOSPI지수가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5,000p 달성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대한민국 KOSPI지수는 2,000p입니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했던 사람이 경제 전문가라고 실컷 홍보해서 대통령이 됐는데도, 결코 자신의 탓이 아니라 '세계 경제사에 일찍이 없었던 일' 때문이라고 자꾸 우겨댑니다.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네 탓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 '사과'는 없고 '박부자' 할머니만 있었다.

통상적으로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은 현안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서는 자기 자랑과 변명뿐이었고, 실질적으로 기대했던 경제,사회,친인척 비리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참다못해(?) 기자가 질문합니다.

'사과'라는 단어 검색결과 남북문제 관련 기자 질문의 '사과'이외에는 없었던 이명박 대통령 기자회견


기자가 친인척 비리와 사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질문을 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갑자기 '박부자'라는 할머니 이야기를 꺼냅니다. 기자회견 내용이 있는 글을 보면 알겠지만,구구절절 박부자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 이 할머니가 살아온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하더니, 다시 또 '박부자' 할머니 이야길 합니다. 계속 할머니 이야기를 꺼내더니 이제는 자신이'화가 날 때도 있었다'라고 합니다. 진짜 화를 낼 사람은 국민인데 자기가 화가 났다고 버럭 댑니다.

사저문제는 자기가 소홀히 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합니다.즉 실무자에게만 맡겨 그랬다고 하는데, 사실 내곡동 부지 관련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부지를 방문해 구입을 승인했고, 아들 이시형씨 명의로 구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보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마지막에 '국민 여러분께서 널리 이해를 해 주시면 고맙겠다'라고 사과보다 국민에게 이해를 요구합니다.


도대체 질문에 대한 답변 핵심은 온데간데없고, 생뚱맞게 박부자 할머니 이야기만 잔뜩 해놓고 국민이 이해하라고 요구하는 대통령, 이것이 과연 '사과'의 표현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이따위로 '사과'라는 단어 한 마디도 하지 않아놓고는 “내가 그토록 절박한 마음으로 말했는데, 그걸 못 믿겠다는 게 매우 아쉽다”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아마 기자회견 전문을 수십 번 읽고, 동영상을 수십 번 재생과 정지를 누르면서 찾았지만 저는 대통령의 절박한 마음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박부자 할머니가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궁금증만 더했을 뿐입니다.

기자회견은 '토크쇼'가 아닙니다. '아침마당'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실한 자신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해야 그나마 이해를 할 수 있는데, 주부들이 보는 '아침마당'처럼 또다시 자신이 살아 온 인생을 말해놓고 왜 절박한 마음을 몰라주느냐고 화를 냅니다.

아마 '박부자' 할머님이 안 계셨으면 할 말이 없었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었습니다.

■ 빚만 남기고 떠나갈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 제가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느낀 것은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에 빚만 잔뜩 주고 떠나갈 태세입니다.

출처:MB4년평가 자료집(민주통합당)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대형 국책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시작한 4대강 포함 국책사업의 총 사업비는 521조원이었습니다. 이런 결과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내 재정적자가 지속돼 총 111,1조원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국가채무는 2007년 298.9조에서 2012년 448.2조원으로 무려 149,3조원이 증가됐고,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296만원이 증가한 913만원이 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1년 안에 저 빚을 다 해결하고 갈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저 빚들은 다음 정권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이러고도 다음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떠듭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조롱했던 조중동 언론과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저런 경제 지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나마라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 때문이었다고 자랑만 합니다.

"우리가 오늘날 쉽게 결정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자식들,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과대한 짐을 지우는 일도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에게 과대한 짐을 지우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벌써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에게 과도하다 못해 허리가 끊어질 짐을 안겨주었습니다.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 선거 포스터



국민성공시대 -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
국민성공시대를 여는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이명박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위해 일하겠습니다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가 내건 슬로건이었습니다. 영자신문을 쥔 이명박 후보는 '국민성공시대를 여는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말과 함께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라고 스마일 아이콘까지 포스터에 내겁니다.

이명박 후보가 약속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보장했던 '국민성공'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정동영 후보의 '가족 행복시대'를 '가정 파탄시대'로 응수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 대한민국을 파탄 내고 있습니다. 아니 벌써 대한민국은 다음 정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만든 엄청난 빚과 4대강 사업의 유지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박부자'할머니를 꼭 안아주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길만 끝까지 간다고 합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은 것은 퇴임 이후 청문회와 사법처리만 남았습니다. 제발 법정에서는 '박부자'할머니를 끄집어내서 자랑과 변명을 하지 않기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