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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상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이명박 탄핵'



어제 오후 갑자기 '이명박 탄핵' 키워드 유입이 순식간에 늘어났습니다. 트래픽 폭탄 정도는 아니지만, 그동안 작성한 글에서도 노출되지 않았던 '이명박 탄핵' 키워드의 유입이 많아져서 도대체 무슨 일인가 살펴봤습니다.

실제 유입경로는 Daum에서 이루어졌고, 노출되지 않았던 네이버에서도 유입되었습니다. Daum 메인에 노출될 이유가 없기에 네이버 검색어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어제 오후 5시 45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현황에서 '이명박 탄핵'이 1위였습니다. 그동안 네이버 정책과 모습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1위가 되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지난번에 작성했던 네이버 관련 글에서 네이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韓國/시사] - 검색조작 네이버가 바뀐다고? 절대 못 믿어.

네이버가 진짜 제대로 바뀌었을까요? 도대체 왜 '이명박 탄핵'이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었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정치적 조작설이 불쾌하다는 네이버

그동안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를 비롯한 여러 검색어 시스템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의혹을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네이버가 언론처럼 정치적 도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네이버측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대표이사까지 반발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NHN 대표이사가 드리는 글


안녕하세요. NHN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헌입니다.

네이버 다이어리에서 처음 인사 드립니다.

오늘은 꼭, 직접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글을 올립니다.

며칠 전 저희 회사 황희수 홍보실장이 글(오마이뉴스 기사와 관련해 드리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미안하다 ‘네이버’ 난 ‘구글’편이다) 중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글에 달아주신170여 건의 덧글을 하나하나 다 읽어보았습니다. 네이버가 자사 컨텐츠를 우대하기 위해 원본을 차별하고 있다거나 검색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에서 문서수집을 담당하는 정주원 박사가 이 문제에 대한 회사 방침을 네이버 다이어리에 밝혔듯이(외부 블로그 검색 수집 시스템 개선) 앞으로도 저희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견해차에 대해서는 저희 회사의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계속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네이버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나 검색 결과를 정치적 의도를 갖고 조작한다’는 대목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인 네이버 서비스가 ‘당파성’을 갖고 운영된다는 주장은 그 서비스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지난 2008년에도 유사한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는데요. 저희는 그 때 내부 데이터까지 공개하면서 최대한 설명을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운영 데이터를 그대로 보존해 두고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검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는 당시 저희가 해명했던 바로 그 문제였습니다. 저희가 데이터를 통해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아직도 네이버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정보 검색 플랫폼이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 의심을 받는다는 것은 그 회사와 서비스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차제에 대표이사인 제가 다시 한번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정보 검색 플랫폼이 정치적 영향을 받아 좌지우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누구보다도 이용자들에게는 매우 불쾌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24시간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운영하고 개발해온 저희 직원들은 해당 서비스의 최후 완성자이자, 최초 이용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애써 만들고 지켜온 서비스가 이용자들로부터 ‘조작’이라는 의심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불명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네이버는 오마이뉴스에 기고된 IT전문가의 글에 대한 반박글로 공식 대응을 하였고,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대표이상의 글까지 발표하면서 강하게 정치적 조작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과연 네이버 대표이사의 말을 우리가 100% 믿을 수 있을까요?

실시간 검색어 1위의 한계는 어디인가?
 

네이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솔직히 무리가 따릅니다. 어제 갑자기 오른 '이명박 탄핵' 키워드의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도대체 어떻게 나왔는지 나름대로 분석해봤습니다.


어제 첫 번째 '이명박 탄핵' 키워드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은 오후 1시경, 미국 워싱턴에서 한인들이 벌인 이명박 탄핵 시위 뉴스였습니다. 이 뉴스가 처음 네이버에 등장하고 그 후 오후 3시 24분 오마이뉴스에 네이버 대표이사의 6월2일 글에 대한 반박 기사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오후 5시45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이명박 탄핵'이 올라오게 됩니다.

먼저 오마이뉴스 기사는 어제 이명박 탄핵 키워드를 일부러 나오려고 했던 기사가 아니었습니다. 순전히 오마이뉴스 김인성 시민기자가 네이버 대표이사의 글에 반박했던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많이 접속해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른 것도 아닙니다.제가 트위터에서 확인한 시간에는 네이버에 '이명박 탄핵' 키워드가 상위에 이미 올랐다는 멘션들이 RT되고 있었던 시점입니다.

상황을 정리하면, 어제 워싱턴 탄핵시위 기사가 올라오고 6.10 민주항쟁과 반값등록금 촛불집회,그리고 오마이뉴스 기사가 함께 모여서 네이버 급상승 키워드로 '이명박 탄핵'이 1위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제처럼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키워드가 이루어졌다면, 예전에도 수십 번씩 '이명박 탄핵'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마이 뉴스 김인성 시민기자가 지적했듯이 '이명박 탄핵' 검색어는 2008년에 다음 아고라를 마비시킬 정도로 많은 관심과 클릭률이 높았던 단어입니다. 그런데 네이버에서는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그 원인을 몇 가지로 가정해보겠습니다.

1. 네이버는 외부 문서에 대해 수집을 하지 않는다.
-  다음을 비롯한 인터넷 상황과 네이버는 전혀 별개의 상황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2. 그동안은 네이버가 '이명박 탄핵' 검색어를 올려놓지 않았다.
-  네이버의 검색어 조작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증거????
3. 네이버에 기술자 부족과 시스템 오류로 '이명박 탄핵' 검색어가 빠져 있었다.
-  대한민국 최대 포털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가 가끔 이런 실수를 자행하는 이유는?
4. 이명박 탄핵이라는 단어가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단어였다.
- 데이터와 증거 자료가 올라온다면?? 


네이버 검색어 조작설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과 다르게 어제 나온 '이명박 탄핵' 검색어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했다는 사실은 과거에는 왜 나오지 않았냐는 의문을 던지게 합니다. 제가 가정했던 이유에서 네이버가 주장하는 오류가 있었기에라는 말을 한다면,그것은 또다시 변명이 되고, 자신들의 시스템에 자부심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없어 보이게 됩니다.

 
네이버가 주장하는 검색어 조작이 나오는 배경에는 항상 시스템 오류,기술자 부족,폐쇄적인 네이버 정책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계속 실시간 검색어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거나 또다시 오류가 있다면 언제까지나 그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실시간 검색어의 확장성은 돈과 인기,여론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아주 커다란 무기가 됩니다. 만약 어떤 기업에서 핵폭탄을 만들어 놓고 핵경보를 발령합니다.사람들이 우왕좌왕 기름을 사재기하고 라면도 사재기하고 난리를 칩니다. 그러나 잠시 후에 오류였다고 발표를 합니다. 그 와중에 벌어진 일은 누구에게 유리하고 어떤 이익을 주었을까요?


어떤 의혹이나 문제점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러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사찰을 받아야 하듯이 많은 것을 진실되게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네이버에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하지만,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는 온라인 세계에서 엄청난 핵무기와 같은 위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네이버가 착각하는 그들만의 똥고집 시스템

네이버를 이야기하면서 자사 블로그 컨덴츠가 상위에 올라오는 일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를 이용하지 말지 왜 비판하는가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그것은 삼성이 싫으면 안 사면 되지 왜 비판하는가?라는 말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정당하게 표현할 자유가 있습니다.

특히, 네이버는 다음과 야후 네이트의 검색어 이용률을 다 합쳐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자기들만의 왕국을 대한민국에서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외부블로거의 네이버 비판에 대해서 네이버는 외부블로그 수집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그날이 6월10일 입니다.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이명박 탄핵' 검색어를 입력했습니다. 그리고 검색 결과는 블로그로 한정하고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별로 바뀐 것이 없습니다. 상위 첫 번째 두 번째 페이지 모두 네이버 블로그입니다. 딱 2개가 티스토리였는데 하나는 필자의 블로그 포스팅이고 하나는 제가 만든 이미지가 포함된 전형적인 키워드 작업용 티스토리 블로그였습니다. (작업용 블로그: 검색어 노출로 제목을 작성하고,내용은 펌글,그리고 하단에 광고만 있는 블로그)

제가 화면을 캡쳐한 시간이 저녁 10시였습니다. 처음 '이명박 탄핵'키워드가 나왔을 때 '이명박 탄핵' 검색어로 상위 노출되었던 블로그는 대부분 티스토리였고, 제 블로그가 상위였습니다. 그 이유는 글 발행도 4월이었고, 글의 조회수와 노출수, 트랙백,댓글,추천수가 많았던 포스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탄핵' 검색어가 뜨자마자 상품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작업용 블로그들이 수없이 올라옵니다. 똑같은 사진 한 장 넣고, 기사 퍼다 몇 줄 작성하고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블로그들이 네이버 상단을 모두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빠르게 외부블로그를 수집한다고 했는데 그 기간이 아마 며칠 걸릴 듯 합니다.

네이버가 주장하는 기술자부족 현상 때문일까요? 아니면 검색엔진이 노후되어서 펌글과 제목만 반복해서 쓰면 아주 좋은 블로그로 인식하는 아이큐가 낮은 검색엔진이라서 그럴까요?

네이버가 시스템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서 불쾌하다는 그들의 주장이 별로 설득력이 없어지는 대목입니다.

■ 여기서 잠깐!!
블로그를 오랜 한 사람이나 속칭 블로그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은 아는 네이버 블로그 공략전법이 있습니다. 타겟 검색어를 몇 번 본문에 넣어야 하는지 여부, 제목과 본문 상단에 검색어를 반복해서 넣어야 하는 방법 등등.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기초적일 뿐이고, 실제 검색 사이트는 문서를 정확히 읽을 수 있는 검색엔진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네이버는 펌글이나 복사글이 소중하게 작성한 원본글보다 항상 상위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네이버에 상위 노출이 되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매번 바뀌고 있습니다. 상위 노출 글이 좋은 글들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사진 한 장과 펌글은 도가 지나칠 정도입니다. 검색 시스템을 블로그로 비교하면서 자사 검색엔진이 왜 좋은지 네이버가 반박하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네이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언제나 차갑습니다. 그것은 잘 나가는 사람을 향한 질시도 있겠지만, 그들이 움직이면 대한민국 온라인이 바뀔 수 있는 거대 공룡과 같은 모습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네이버에 블로그가 있으며, 네이버 검색어 시스템에 맞추어 아주 원초적으로 운영하려고 재밌는 사진, 펌글.펌 이미지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네이버는 모양만 갖춘 검색엔진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조작이 아니라는 네이버의 주장이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그들이 하는 모습은 돈이 되는 일만 하기 때문입니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요새 네이버가 심혈을 기울이는 일들이 바로 건강정보,네이버앱,미술검색,맛집,여행 등입니다.

네이버는 미투데이처럼 SNS 관련 회사와 윙버스처럼 여행이나 맛집 컨덴츠를 인수해 자신들의 기업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즉 대기업이 자본이 열악한 소규모 회사를 헐값에 인수해서 적당히 광고하고 자신들의 컨덴츠로 만들어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네이버는 검색엔진개발을 할 인력도 부족하고 별로 그다지 관심도 없습니다. 돈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남이 만들어 놓은 컨덴츠가 활용성도 좋고 투자금액에 대비하여 돈도  잘 벌 수 있습니다.


오래전 미국에 fear factor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상금 5만 불을 놓고 각종 벌레를 먹고, 징그러운 파충류와 동물 사이에서 견뎌내고 나중에는 옷까지 벗으며 경합하는 방송이었습니다. 그 당시 돈을 위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비판에도 동정 여론은 돈이 필요하면 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네이버가 까놓고 돈 버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주장하면,정치적 조작설도 필요 없어집니다. 그런데 자꾸 자신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검색사이트이며 한국 IT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주장은 흡사 친일로 돈을 벌어놓고 민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는 친일파와 같아 보입니다.

예전에 상도에서 임상옥이 한 말이 있습니다.

"재물은 물과 같이 흐르는 것이고,내가 잠시 소유할 뿐이지 영원한 소유는 아니다"

네이버가 돈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기업윤리도 없이 돈과 정치권력만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그 거대 공룡도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듯이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NHN 대표이사님~~
돈도 많이 벌었는데 이제 조작용 검색엔진 말고 제대로 검색엔진 만들어 볼 생각은 없습니까? 가끔은 좋은 일도 한 번씩은 하는 행동이 세상을 밝게 만드는 이 시대  지식인이 해야 할 의무 중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