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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중국인의 소작농으로 변해가는 '제주도'

 

 

지난 설날 연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6만여 명이 넘는다며, 대형 크루즈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엄청나게 쇼핑을 하고 갈 것처럼 방송에서는 떠들었습니다. 그러나 크루즈를 타고 온 중국 관광객들은 요금이 무료인 관광지만 방문하고, 대부분 면세점에서만 쇼핑하고 떠났습니다.

 

한라일보의 '하선 후 3시간 반 만에 일정 뚝딱'라는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를 방문한 대부분의 크루즈 요유커들은 제주 관광보다는 오로지 면세점 쇼핑에만 열을 올립니다. 면세점은 재벌이 운영하면서 수입 대부분은 제주도외로 반출되는 형태로, 제주 지역 상권이나 경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제주에 중국인들이 많이 몰린다고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여 크루즈 접안 시설이며 편의시설 공사를 하지만 실제 그 혜택을 제주도민들은 하나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을 위해 제주도민들의 호주머니만 털고 있습니다.

 

' 제주의 알짜배기 땅, 중국인들 앞다퉈 사들여'

 

중국인들이 제주에 몰리면서 제주의 땅을 중국인들이 대거 사들인다는 얘기는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사는 땅이 그리 많지 않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규모로 본다면 중국인들이 사는 땅의 규모가 제주를 위협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잘나가는 땅만큼은 중국인들이 대거 사들인다는 점입니다. 중국인들은 그냥 마구 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알짜배기 땅을 대거 매입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제일 상권이 좋은 곳은 노형동과 신시가지로 불리는 연동입니다. 지난 2010년부터 연동, 노형동의 토지를 취득한 외국인들을 조사해보니, 중국인들이 제일 많았습니다.

 

2014년(8월까지)에만 중국인들은 연동 지역 땅 3,025 ㎡을 사들였습니다.면적은 별로 크지 않지만, 상업지구의 땅을 중국인들이 활발하게 매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월, 한림읍 지역은 전원주택이나 관광지 상권 등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중국인들은 2014년에만 (8월까지) 한림읍 지역의 땅 378,504㎡를 매입했습니다. 토지 취득 건수만 803건으로 얼마나 중국인들이 활발하게 한림읍 지역 땅을 매입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연동 바오젠거리, 임대료 1년 새 5배나 올라'

 

중국인들이 연동과 노형동, 한림읍 지역의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이유는 그 지역의 땅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동은 바오젠 거리라는 중국인 요우커들이 자주 가는 제주 속 명동입니다.

 

 

중국인들이 대거 몰리는 상권이 형성되자, 바오젠거리의 임대료는 1년새 5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10평짜리 화장품 매장의 임대료가 1년 전 2천만 원에서 1억원으로 올랐고, 권리금도 4~6천만 원에서 1억 가까이 줘야 됩니다.

 

임대료가 오르는 이유 중의 하나가 중국인들이 일반적인 시세보다 훨씬 더 많은 웃돈을 주고 무조건 매입을 하는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은 10~20억 짜리 건물이나 토지가 나오면 그 두 배를 주고라도 구입합니다. 이렇게 고가의 돈을 주고 건물을 매입하니 임대료를 올리게 되고, 임대료가 비싸다고 항의하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영으로 중국인 대상 가게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국공유지를 중국 자본에 그대로 넘겨주는 제주도'

 

국공유지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 정부의 땅입니다. 자연을 보전하거나 나중에 꼭 필요한 공공시설을 짓기 위해 보유한 땅으로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함부로 팔거나 매매해서는 안 되는 땅입니다.

 

 

보광그룹은 제주 성산포 일대에 관광개발사업을 한다며 국공유지를 싼 값에 매입했습니다. 이후 보광그룹은 싸게 매입한 국공유지 일부를 중국계 자본에 매각해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습니다.

 

제주도가 보존해야 할 땅이 고스란히 중국 투기 자본에 넘겨져 마구잡이로 파헤쳐 개발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중국인들이 온다고 해서 제주가 경제적으로 이익을 보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언론이나 제주도는 경제 효과가 엄청나다고 떠들지만, 실제 검증된 자료는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제주도내 중국계 자본 투자 현황 ⓒ한국경제

 

옛날 소작농들은 처음부터 소작농이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기 땅을 갖고 있지만, 그 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웃돈을 준다는 말에 팔고, 나중에는 그만큼의 돈으로 땅을 살 수가 없어 할 수없이 소작농으로 변했습니다.

 

지금 제주도의 모습을 보면 이런 소작농으로 변하는 모습과 너무 흡사합니다. 중국인들이 시세보다 더 많이 준다는 말에 땅과 건물을 마구 매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나중에 그만큼의 땅을 지금 받은 돈으로 살 수 있을까요?

 

제주의 중국자본에 대한 우려와 걱정, 많은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는 어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대응하는 모습은커녕, 국공유지를 중국에 팔아도 아무 소리도 못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보면 그저 중국인들이 오니 좋다고 '허허' 웃다가 경제력은 물론이고 토지까지 몽땅 뺏기는 소작농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