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이주하기 전부터 마일리지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제주로 이주하고 나서는 육지를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많아, 비싼 가격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는 저가항공사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저가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가격도 저렴해졌습니다. 1 시간대만 잘 맞추면 저가항공의 가격과 비슷해, 마일리지를 위해 주로 아시아나항공을 탑승합니다. 2
다음 주에도 부산 취재가 있어 아시아나항공을 예약하려고 봤는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비행기, 그러나 가격은 두 배'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제주↔부산 항공권을 예약하려고 봤는데, '에어부산 공동운항'인 항공편이었습니다. '공동운항'이란 A라는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좌석을 공급받고 자사 항공사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아시아나항공으로 예약했지만, 실제 탑승은 '에어부산'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공동운항은 운항이 되지 않는 노선에 자사 항공기 노선을 운항하는 것처럼 보여, 노선망이 많아 보이는 효과를 보입니다.
국제선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이나 멤버 서비스를 원하는 회원에게 동일한 혜택을 줄 수 있어 유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3
중요한 부분은 가격과 시간대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지만, 평일 비수기 제주↔부산간 운임이 아예 할인되지 않거나 공동운항편이 너무 많아, 공동운항하는 '에어부산'의 가격을 확인해봤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비행기인 '에어부산'의 제주↔부산 항공기 요금은 최저 2만3백원에서 최대 5만8천원이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7만 3천원은 에어부산보다 두 배가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비슷한 기종이지만, 아시아나와 저가항공사의 좌석 간격은 다릅니다. 조금 덩치가 있는 저 같은 사람은 두꺼운 옷을 입는 겨울철에는 되도록 같은 가격이면 아시아나항공을 탑니다.
같은 기종에 똑같은 비행기, 같은 시간이지만, 에어부산으로 예약하는 사람은 2~3만원을 아시아나 홈페이지로 예약하는 사람은 7만3천원을 내고 탑승을 해야 합니다.
'마일리지 때문에, 두 배를 내야 한다고?'
아시아나항공을 예약한 사람들은 간혹 탑승구 앞에서 자신이 '에어부산'을 타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간혹 아시아나항공에 항의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의 공동운항편의 운임차이 발생에 대해 '기존 대비 저렴해진 운임으로 제공되는 마일리지 서비스에 따른 것이며, 이는 고객 본인의 의사에 따라 탑승 항공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답변을 합니다.
풀어 얘기하면 마일리지 때문이라는 이유가 첫 번째입니다. 4
아시아나항공이 주장하는 마일리지와 가격과의 차이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에어부산 공동운항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아시아나항공 회원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항공편도 있기 때문입니다.
1월 28일 제주 →부산의 에어부산 공동운항편을 타면, 7만3천원에 에어부산 항공기를 타야 하지만, 17:20분 아시아나 항공기는 5만2천원에 마일리지도 적립됩니다.
약 45분 차이로 가격도 비싸고 저가 항공사의 항공기를 이용하는 불이익을 받는 셈입니다.
'자사의 이익을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갑질'
아시아나항공은 '고객 본인의 의사에 따른 탑승 항공사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아시아나항공의 주장이 무조건 옳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1월 26일부터 1월 28일까지 제주↔부산의 아시아나 항공기편의 대부분은 '에어부산'과의 '공동운항'입니다. 아시아나 항공기는 하루에 1~2편에 불과합니다.
제주↔부산 간의 아시아나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에어부산 공동운항'인 스케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을 줘야 하는 셈입니다.
'공동운항'은 해외 전 지역 노선망을 확충하기 어려워서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부 승객을 위한 노선 확충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제주↔부산 노선은 국내선이고, 이용객도 많은 노선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공동운항' 편수가 늘어났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공동운항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에어부산'의 최대 주주가 아시아나항공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제주↔부산 항공편 스케쥴을 아예 '에어부산'과의 공동운항편으로 채워 놓고 소비자로부터 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돈을 더 내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이익을 위해 희생될 필요는 없습니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땅콩회항 같은 경우만 갑질이 아닙니다.
소비자를 이용해 자사의 이익을 챙기는 행위 자체가 갑질이며, 이런 일들을 계속 지속한다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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