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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이젠 생명수까지 중국 자본에 팔아넘기는 '제주'

 

 

제주 민속촌에 가면 '물허벅'이라는 물항아리를 볼 수 있습니다. 물이 귀한 제주에서 집과 멀리 떨어진 용천수[각주:1]를 길어오기 위해 사용했던 물허벅은, 고단한 제주 여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한 방물의 물이라도 혹여 샐까 봐 주둥이를 좁게 만든 '물허벅'은 제주라는 섬에서 물이 얼마나 생명수 같은지, 제주도민들이 얼마나 물을 소중히 아끼며 살았는지 알려줍니다.

 

물이 귀했던 제주에서 물이 부족하지 않던 시기는 1961년 제주 애월읍 수산리의 첫 지하수 관정이 개발되면서부터입니다.[각주:2] 이후 1969년 '어승생 수원지'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제주는 물부족이라는 말에서 탈출 됐습니다.

 

물이 부족했던 제주가 요새는 물이 철철 넘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계속될 수 있을지, 고민해봤습니다.

 

'골프장과 호텔,리조트, 제주 지하수 펑펑 쓴다'

 

제주는 대부분 지하수를 통해 물을 사용합니다. 큰 강이 없는 제주에서 제주 지하수는 물의 원천입니다.

 

제주 물의 근원인 지하수가 고갈된다면 당연히 물 부족 사태가 재연될 것이며, 그 주범은 골프장과 호텔,리조트가 될 것입니다.

 

 

제주발전연구원의 '지하수 다량 사용 업체 현황'을 보면 대부분 골프장과 호텔. 리조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하수 다량 이용 업체 20여개 중 골프장이 무려 11곳이나 됩니다. [각주:3]

 

일부 공동주택 등과 같은 아파트나 목욕탕이 있지만, 골프장과 호텔,리조트의 업체가 지하수를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하수를 뽑아 먹는 물로 판매하는 먹는 샘물 업체가 지하수를 더 많이 사용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골프장과 호텔,리조트가 훨씬 사용량이 많습니다.

 

먹는 샘물 업체 2곳이[각주:4] 사용하는 지하수 사용량은 71만8천톤입니다. 골프장은 8배가 많은 531만3천톤이고, 호텔,리조트 등 영업용 시설은 무려 12배 이상 많은 847만톤입니다.

 

비율로 따져본다면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등을 사용하는 제주도민보다 수십 개의 골프장과 호텔,리조트 등이 지하수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각주:5] 

 

'공짜와 다를 바가 없는 지하수 요금'

 

골프장과 호텔, 리조트 등에서 지하수를 많이 사용한다면, 그만큼 지하수 요금도 많이 내야 합니다. 그러나 지하수 요금을 보면 거의 공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톤당 요금을 보면 개발공사는 4천6백원,한국공항은 3천5백원입니다. 이에 비해 골프장은 톤당 요금이 570원이고, 호텔,리조트 등 영업시설은 295원에 불과합니다.

 

지하수 요금을 비교해보면 골프장은 먹는 샘물 업체 사용량보다 8배나 많지만, 톤당 요금은 오히려 12%에 불과합니다.[각주:6]

 

제주의 A호텔은 주민 편익시설을 제공하고자 사우나 시설을 만든다며 지하수 개발을 신청해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호텔은 멤버십 회원과 투숙객으로 사우나 이용자를 제한했습니다.[각주:7]

 

제주도가 개선 권고를 하자, A호텔은 마지못해 주민도 이용하게 했지만, 1회 요금만 무려 1만6천원으로 도민들은 아예 이용하지 말라는 배짱 영업이었습니다.

 

굳이 이런 상황에서 왜 호텔,리조트의 지하수 단가를 저렴하게 해주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013년 지하수 원수대금 납부액을 보면 골프장과 호텔,리조트 등 영업시설이 얼마나 지하수 요금에 대해 특혜를 받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샘물업체는 71만8천톤을 사용 32억원을 납부했습니다. 골프장은 그보다 훨씬 많은 531만3천톤을 사용하고도 고작 40억원을 냈습니다.

 

호텔,리조트 등 영업시설은 무려 847만톤을 사용하고도 단 25억원만 납부했습니다.

 

이처럼 제주 도내 골프장과 호텔,리조트 등은 지하수를 엄청나게 사용하고도 상상할 수 없는 특혜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과연 지하수가 지금처럼 펑펑 나올까?'

 

먹는 샘물 업체나 골프장, 호텔, 리조트 등에서는 제주의 지하수 함양률이 국내 최대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하수 고갈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작년 제주는 물난리를 호되게 겪었습니다. 가뭄에 한라산 백록담이 말랐고, 제한급수까지 실시해 농업용수는 물론이고 생활용수까지도 모자랐습니다.

 

'가뭄에 물난리, 제주도지사가 '81억 사기'만 안 쳤어도'

 

제한급수에 농민들은 물탱크와 펌프를 설치했고, 소규모 펜션들은 물이 나오지 않아 손님들의 불만과 환불 요구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지하수를 사용했던 골프장과 호텔,리조트 등은 여전히 물을 펑펑 사용했습니다.

 

이처럼 제주의 지하수가 넉넉하다고 해도, 물 가뭄에 이런 난리를 친다면 제주는 분명 지하수 등의 대책을 세워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제주도는 오히려 지하수 관리정책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각주:8]

 

'지하수와 환경파괴 후 먹튀 하는 중국자본'

 

지하수를 많이 사용하는 제주 골프장은 요새 골프 경기가 좋지 않은 관계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호텔이나 리조트는 더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14년 3월까지 제주도에서 휴양 콘도 승인을 받은 곳은 30곳입니다. 객실수는 4861실입니다. [각주:9] 골프장보다 콘도 분양이 훨씬 이득이고 중국인 투자이민까지 겹쳐 휴양콘도라는 명목을 앞세운 호텔, 리조트.카지노 건설은 날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수십 개의 콘도는 수천 개의 객실과 사우나, 레저시설 등에 이용하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팝니다.

 

수백 개의 시추구멍과 수십 개의 관정으로 콘도 지역 일대는 지하수의 오염이나 지하수 고갈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거대 중국 자본을 앞세운 환경 파괴의 주범인 콘도와 리조트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자본을 앞세운 건설회사와 분양회사들은 오로지 분양만이 목적입니다. 골프장은 손님이 오지 않으면 적자에 허덕이지만, 콘도 회사들은 분양만 잘 되면 건설비를 충당하고 막대한 이익을 가지고 중국으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중국인 대표로 있는 모업체는 서귀포시 도순동 일대에 '도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중산간 지역의 환경파괴는 물론이고 280실의 콘도 분양만 하고 먹튀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각주:10]

 

우리는 자연이 항상 똑같을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도 인간이 자신들을 괴롭히면 아파하고, 죽어갈 수 있습니다.

 

국내 자본을 밀어내고 점점 밀려드는 중국 자본의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지하수 파괴는 결국 우리 아이들의 먹을 물까지도 위협할 수 있습니다.

 

  1. 대수층을 따라 흐르는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을 통해 지표면으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지점을 용천이라 하고, 이 물을 용천수라 한다. [본문으로]
  2. 매일신문2010년 11월 15일 [본문으로]
  3. Jeju Water Vision 2030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제주발전연구원 [본문으로]
  4. 제주개발공사와 한국공항 [본문으로]
  5. 인구와 업체 평균 사용량을 비율로 봤을 때. [본문으로]
  6. '지하수 관리조례 일부개정안에 대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입장' 제주환경운동연합. 2014년 12월 8일 http://goo.gl/fb0inl [본문으로]
  7. “주민 위한다던 제주 A호텔 사우나비 1만6000원”. 제주의 소리 2014년 4월 7일 http://goo.gl/izcNNf [본문으로]
  8. 골프장 영업이 되지 않는다고 골프장 지하수 요금을 할인하겠다는 식으로 온갖 특혜만 주려고 하고 있다. [본문으로]
  9. 골프장이 할퀸 제주 중산간, 이젠 콘도로 생채기. 제주의소리 2014년 8월 21일 http://goo.gl/GwD7l4 [본문으로]
  10. 중국 자본, 제주 중산간에 농어촌관광단지 개발 신청.연합뉴스 2014년 11월 20일 http://goo.gl/I2G7Yt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