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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본여행가이드

드로잉일본철도여행:돈을 주고 살만한 여행가이드북.


일본이나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지만,여행가이드나 여행 관련책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돈을 주고 살만큼의 값어치를 느끼지 못했다고 할까?
똑같은 유명 관광지,누구나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가이드내용들.
과연 이런 여행가이드북을 누가 살까라고 항상 생각하고 반문했던 여행 가이드북들의 틈새에서
오랜만에 좋은 책 하나를 발견했다.

"드로잉일본철도여행"
제목처럼 실사보다는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로 꾸며진 여행책자이다.
예전에 블로그에서 몇번 떠다니는 그림을 본 적이 있는 여행관련 내용들이 들어 있는 책이었는데
이 책은 다른 여행가이드북이나 여행기에서 느낄 수 없는,돈주고 살만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 손쉽게 여행에 빠져들게 하는 일러스트의 재미
다양한 여행 가이드 북들이 있지만,보다보면 질린다.조그만 지역에 머그리 볼게 많다고 조그만 글씨로 빽빽이 들어있는
관광명소들.그 많은것을 볼 수는 없겠지만,그 많은 명소라고 불리우는 것을 다 채워야만 가이드북의 맛을 살린다고
생각을 하는 가이드 북을 보다보면 여행책자가 완전 약도로 변해버린다.

큰 사진,그리고 몇줄의 글씨
여행기들이 있는 책들의 모습이다.물론 감성적이지 못한 나같은 사람이 보기에 어려움이 있는 까닭인지 몰라도
사진 한장에 작가의 몇줄의 글을 통해서 과연 내가 알 수 있는 감성도 없고,그 감성을 가보지도 못한 내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쉽다.그리고 재미있다.그리고 여행 정보도 쏠쏠찮게 들어있다.
책을 읽다보면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그리고 작가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 철도여행이라는 즐거움
일본을 많이 다녀봤지만,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은 철도여행이 제격이라고 난 생각을 한다.
남들이 가는 관광지를 싫어하는 내 성격도 작용하지만,......
차를 끌고 일본 종단하는것도 무리이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일본 여행을 하는것은 나이에 따른 체력저하로 불가능하고
만만한게 철도여행이다.

그렇다고 철도여행이 심심하거나 낭만적이지 않거나 재미가 없는것이 아니다.
일본 국토는 한국에 비하면 아니,한반도보다 약 2배가 넓은 땅덩어리다.
그래서 끝과 끝 사이의 기후나 문화,언어도 많은 차이가 있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를 여행할때의 맛은 역시 철도여행이다.
우리나라에는 일본 철도 여행에 관련된 여행 가이드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이 책은 일본 철도여행이라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 작가의 필력,그리고 재미난 그림들
난 단순해서 그림을 잘그리는 것을 무엇이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그리고 일러스트라는 말보다는 그저 재미난 그림이라고
지칭하고 싶다.여행기나 가이드는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내 사고방식에 부합되어서 그럴수 있겠지만.
특히,여행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들은 장면이 상상되어지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겁게 만든다.
그리고 중간 중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여행의 원초적인 모습들(호텔,음식,명소에 관한 리뷰등등)은 참 재밌다.


위에서 보듯이 한페이지를 읽어도 즐겁고 상상이 간다.
이런 작가의 필력이 책 곳곳에 담겨져 있다.그런 작가만의 능력으로 책 한권을 읽기가 쉽지가 않다.
즉 다른 여행가이드북처럼 자기가 갈 부분만 골라서 보는게 아니라 이 책은 한 페이지 한페이지를
정독하듯이 재미있게 읽을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이런 장점과 더불어 이 책에는 몇가지 점이 거슬린다.

☞  여행가이드북인가?아니면 여행기야???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여행 정보가 많이 있고,가이드라고 하기에는 빠진 부분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성이 없기 때문에,여행기에도 여행가이드 어느 쪽에도 들어가기 애매한부분으로 남는다.

일본 전역의 철도 여행을 담기에는 무리데스네
- 작가의 블로그에서 봤는데 이 책을 거의 3년정도에 걸쳐서 제작하게 된것 같다.그만큼 들어가는 컷수도 많았고,
담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을 것이다.하지만,결국 일본 전역을 담기에는 무리였다.
중간 중간 빠진 부분도 있고,한 곳을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것은 사실이다.
아예 작가가 일본 전역을 북해도부터 시작해서 한 4부분으로 나누어서 책을 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그만큼 시간도 더 걸리겠지만,아예 처음부터 나누어서 빠른 시일에 냈으면
독자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사와 일러스트가 만났을 때의 장점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지만,여행에 관련된 정보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들(교통편,숙소의 정확한 위치,지명등)은
아래처럼 실사와 일러스트가 만나서 보여주는 장면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정확히 가고자 하는 장소를 볼 수 있으며,작가의 일러스트가 삽입됨으로 작가 고유의 일러스트와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담겨질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이 책은 다른 여행관련 책보다 주는 기쁨이 많은 책이다.특히 43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내용은 일본 여행을 가는 비행기안이나
공항에서 도시를 가는 버스 안에서,남는 시간동안 꺼내서 읽어 볼만하다고 느껴진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서 많은 곳을 갈려고 한다.내가 단언하는데 그렇게 가는 여행보다는 하루에 한군데 가는 여행이
평생 아니 여행을 갔다 온 일년동안 많이 가슴속에 남는 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18,500원 이라는 돈을 지불하고 이 책을 산다면 일본 여행이라는 요리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돈이 없어서 일본여행을 당장 안가는 사람도 18,500원을 투자하면
여행의 설렘과 기쁨을 즐거운 상상으로 이 책과 함께 꿈 꿀수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