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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본문화/일본사회

일본인의 먹거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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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요리인이 추천하는 요리를 출연자가 맞보고 있다. NHK『쇼큐사이로망(食彩浪漫)』
왼쪽 아래/경쟁적으로 먹거리 특집을 내는 각종 잡지들. 오른쪽/맛있다는 소문이 난 라면전문점에는 늘 긴 줄서기가....
 
 
일본인은 먹거리에 언제나 열중한다. 그들은 정치나 패션보다도 먹거리에 관심이 많고, 경제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관심거리이다(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 조사).
 
TV를 켜면 먹거리에 관한 방송이 언제나 방영되고 있어 일본인은 정말 걸신 들린 사람이 아닌가 놀란다. 심지어는 자신이 먹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남들이 먹는 곳이나 만드는 모습을 보거나 먹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조차도 좋아하는 듯하다. 또 TV에서 소개하는 가게에는 그 다음날이면 수많은 손님이 몰려 든다는 식의 얘기도 종종 듣는다. 나에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방송내용에는 맛있는 상점의 정보나 만드는 법은 물론, 외국요리의 소개부터 대식가선수권까지 폭넓다. 방송 프로그램 수는 일본인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진 1980년대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10년동안 배로 증가했고 방송시간도 7배가 늘었으며,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쿠호도 생활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 난부 테쓰히로(南部 哲宏)씨는 말한다.
 
NHK의 요리프로그램 프로듀서 쓰치야 마사유키(土谷 雅幸)씨는「요리는 생활과 밀접한 것이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고자 하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지요. 모두의 관심사입니다」라며 먹거리 방송이 인기 있는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다.
또, 미디어저널리스트인 필립 브레이저씨는「먹거리에 대한 방송은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고, 방송국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출판업계나 인터넷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리법이나 음식점정보를 소개하는 다양한 정보지가 발행되고 있고, 그 중에는 라면만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전문지까지 있다.
「먹거리가 각종 미디어에 나타나는 이유중 하나는, 일본인이 음식을 심미적인 것, 즉 일종의“문화”로서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라고 브레이저씨는 말한다. 쓰치야씨도「일본인은 요리를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에 매우 중점을 두고 있지요」라고 한다. 예를 들면, 더울 때에는 유리식기에 요리를 담아 시원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처럼.
 
어떤 친구는「드라마나 여행프로를 보는 것을 즐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장소, 먹고 싶어도 못 먹는 먹거리, 그런 것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일본속담에「옆집의 잔디가 파랗게 보인다」는 것처럼 일본에서는「옆집의 먹거리가 맛있게 보인다」라고나 할까?
결국, 내가 느끼는 위화감은 먹거리와 먹거리정보에 대한 일본인들과의 정열의 차이다.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 것인가,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는 것인가.참고로 나는 전자에 속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두고 거절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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