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난민 넘어뜨린 여기자 비난? 한국의 난민 인정률 0.16%

 

 

지난 9월 2일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시리아 코바니에서 온 3세 소년 에이란 쿠르디가 해변에 죽은 채로 발견된 사진은 유럽 난민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전 세계인들은 아이의 사진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면서 슬퍼했고 분노했습니다.

 

에이란 쿠르디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급기야 난민을 받아들이라는 요구로 이어졌고, 일부 국가에서는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인들도 이 사진을 통해 분노했고, 슬퍼했습니다. 그러나 해외토픽이나 지구촌 뉴스로 생각했습니다. 그나마 며칠 지나니 온라인에서 아이의 죽음을 얘기하는 사람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2천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들'

 

한국인들이 시리아 난민 아이의 사진을 보고 슬퍼했지만, 과연 그들은 한국에도 난민 신청자가 2천 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1994년 5명에 불과했던 난민 신청자들은 2014년 2,89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2015년 5월 31일까지 한국의 난민 신청자는1,633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났습니다.

 

한국의 난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난민법 개정 때문도 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한류 등의 영향으로 알려진 까닭도 있습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난민 문제가 그저 외신 속 사진에 불과한 사건이 아닙니다.

 

'사상 최악의 난민 인정률 0.16%'

 

해마다 난민 신청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에서 난민 인정을 쉽게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한국은 결코 난민에게 관대한 나라가 아닙니다.

 

 

2014년 2,896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고작 94명에 불과했습니다. 2015년 5월, 1,633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21명만이 난민 인정을 받았습니다. 고작 1.3%만이 난민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난민 인정률을 따져보면 더 심각합니다 .

 

난민인권센터는 한국 난민 인정 신청률이 난민 인정자에게 주어지는 가족결합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1,265명 중의 2명인 0.16%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0.16%라는 저조한 인정률은 난민인정제도가 출입국행정의 하위로 운영되고 있음을 명백히 반증하는 심각한 수치이며 잘못된 법무부의 행태는 신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난민 인정률이 낮다는 사실은 그만큼 시리아 난민 아이의 사례처럼 한국에서도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난민의 발을 걸고 있는 사람은 바로 우리가 아닐까?'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이 늘어가지만, 그들의 삶은 절대 평탄하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냉대와 무관심 속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삶을 다룬 이웃집찰스 프로그램 ⓒ KBS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숨씨는 2005년에 내전이 일어나자 한국에 난민 신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외모 때문에 조롱과 놀림을 받고 있습니다. 종교의 특성상 먹지 못하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태도에 늘 상처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숨씨와 같은 경우는 한두 명이 아닙니다. 특히 불안정한 난민 신분으로 직업조차 구하지 못해 늘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들의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해 급여를 주지 않거나 인권을 짓밟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헝가리의 방송사 여기자가 국경을 넘는 난민을 발로 걸어 넘어뜨리는 영상이 공개돼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습니다. 얼마 전 시리아 난민 아이의 사진을 보도한 다른 기자와 비교됩니다.

 

해외에서 난민의 인권이 무시되는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서 한국인들도 분노합니다. 그러나 실제 한국에 있는 난민들의 인권에는 냉담합니다. 오래전부터 난민인권센터가 실상을 알리고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어쩌면 난민을 넘어뜨리고 발로 차는 여기자와 같은 모습을 우리가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