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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무성 수첩 속' K.Y' 누군가 보니 '막장 드라마'

 

 

#1월 12일- 김무성 수첩

 

지난 1월 12일 뉴스웨이 김동민 기자는[각주:1]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수첩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촬영합니다. 김무성 대표가 바라보고 있는 수첩에는 '문건 파동 배후는 K.Y'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문건 파동은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라고 말했던 정윤회 문건을 의미합니다. 청와대와 정치권을 강타했던 정윤회 문건의 파동 배후가 K.Y라면, 그 사람들이 누군지만 밝히면 될 듯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에는 '문건 파동 배후에는 K.Y'라는 문장 밑에는 '내가 꼭 밝힌다'고 적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누군지 밝혀내겠다는 K.Y가 도대체 누구인지에 많은 언론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12월 18일- 이준석,손수조,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의 술자리

 

도대체 K.Y가 누구인지 알려면 먼저 수첩 속에 나왔던 첫 문장을 봐야 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손수조 부상 사상 당협위원장,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 이동빈 제2부속실 행정관, 신모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들의 이름이 왜 김무성 대표의 수첩 속에 적혀 있었을까요? 시간은 지난달 18일 저녁으로 돌아갑니다.

 

박관천 경정이 구속된 날 저녁,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과 이준석, 손수조, 이동빈,신모 씨등이 술자리를 가집니다.

 

이 자리에서 음종환 행정관은 방송에 자주 나가 정윤회 문건을 말했던 이준석 전 비대위원에게 팩트를 알려주겠다고 합니다.

 

'박관천 경정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피라미에 불구하고, 조응천 비서관이 배후다. 조응천 비서관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게 줄을 대 배지를 달려는 야심밖에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사실로 믿고 그런 평론을 하느냐, 섭섭하다'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이날 음종환 행정관이 문건 유출의 배후로 분명히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고 한겨레 신문사에 답했습니다.[각주:2]

 

결국, 김무성 수첩 속에 나온 K는 김무성 대표, Y는 유승민 의원이라고 봐야 합니다.

 

#1월 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 결혼식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과 이준석,손수조,신모씨의 만남이 있고 난 뒤인 1월 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 결혼식장에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각주:3] 당시 발언을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을 들은 김무성 대표는 화를 냈고,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에게 술자리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이어 김무성 대표는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음 행정관에 대한 감찰이나 징계를 요구했지만, 불발됐습니다.

 

유승민 의원도 인봉근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에세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각주:4]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K와 Y는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맞지만, 배후로 지목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각주:5] 

 

그러나 김무성 대표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감찰과 징계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통해 사건은 점점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1월 1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

 

오늘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경제' 얘기가 중심이 될 듯합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경제를 얘기하지만, 박근혜 정권을 보면 경제보다는 '찌라시', '문건'이라는 단어가 더 귀에 많이 들려옵니다.

 

찌라시 얘기하면 김무성 대표가 빠질 수 없습니다. 지난 대선 유세장에서 찌라시를 근거로 남북 대화록을 줄줄이 말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찌라시로 성공한 자, 찌라시로 망하는가요? 박근혜 정권은 만들기 전부터 찌라시라는 단어가 나오더니, 집권 3년차에도 대통령 기록물로 둔갑한 찌라시 얘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청와대 비선 실세와 정윤회 문건, 김기춘 비서실장과 새누리당의 갈등은 정리할 수가 없습니다. 내부에서 벌어지는 권력 암투는 막장 드라마처럼 한 치 앞을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무성 대표가 말한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는 의미는 문건 파동의 배후를 밝히겠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세력이 누군인지 찾아내겠다는 의미입니다.

 

재벌 가문에서 서로 돈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 그 속에서 불거지는 각종 폭로와 의혹, 그리고 '찌라시' 얘기들

 

막장 드라마는 그저 TV 드라마이기에 시간 때우기로 보던지, 안 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세력들이 막장 드라마처럼 서로 물고 뜯고 권력을 탐하는 추한 모습을 보노라면, 과연 이 정권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쪽대본처럼 하루하루 달라지는 박근혜 정권의 모습을 보면서, 막장 드라마보다 더 추한 암투를 3년이나 더 봐야 한다는 생각에 한숨만 나옵니다.

 

  1. “내가 꼭 밝힌다”…김무성 수첩 속 K 그리고 Y. 뉴스웨이 2015년 1월 12일 http://goo.gl/UhiwH2 [본문으로]
  2. “문건파동 배후 지목된 K는 김무성, Y는 유승민” 한겨레 2015년 1월 14일. http://goo.gl/ktZHWi [본문으로]
  3. 수정:1월 14일 오후 7시. 새누리당 식사 모임에서 전달됐다고 적은 내용은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 결혼식장으로 수정합니다. [본문으로]
  4. 수첩 속 K는 김무성 Y는 유승민…與 막장 내분. 프레시안 2015년 1월 13일.http://goo.gl/P1ZnDC [본문으로]
  5. “문건 파동 배후 수첩의 K·Y는 김무성·유승민” 경향신문 2015년 1월 13일. http://goo.gl/LgDehO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