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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 하락세 멈춰, 역시 위기엔 '종북몰이' 최고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이 선고된 이후, 갑자기 뉴스에서 '정윤회 문건' 보도가 사라졌습니다. 그저 박관천 경정이 모든 주범이었다는 단신이 구석에 보도된 것 이외에는 그 많던 정윤회 문건 보도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특히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과 인터뷰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조선일보가[각주:1] 통합진보당 얘기만 계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헌재의 통합진보당 선고가 12월 19일에 있다고 결정됐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항상 위기 때마다 '종북몰이'로 위기를 빠져 나갔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이 '종북몰이'를 통해 위기에서 빠져나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013년 6월은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여전히 대선 논란은 뜨거웠습니다. 특히 6월1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전국적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2013년 6월 23일 주말, 전국에서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불구속 기소됐으니 이제 배후까지도 찾아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촛불집회가 끝난 6월 24일 월요일, 남재준 국정원장은 갑자기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일반문서로 공개해 전격 공개했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공개했다'고 밝혔고,[각주:2] 국정원 대선 정치 개입 의혹은 한순간에 '남북대화록 NLL 포기 논란'으로 이슈가 뒤바뀌었습니다.

 

 

남북정상회의록으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이 사라질 시기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증인으로 참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김용판 전 청장이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 압수수색 신청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면서 경찰의 12월 16일 밤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부정한 목적이었음은 분명하다고 본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했습니다.[각주:3]

 

2013년 8월 22일, 민주당 소속 국정조사특위 의원들은 청와대를 찾가 '3.15부정선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전달했습니다. [각주:4]

 

정국이 국정원 대선개입과 부정선거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는 시기, 국정원은 8월 28일 오전 6시30분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 등 통합진보당 당직자 자택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합니다.

 

2013년 9월 5일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정국은 '내란음모'라는 초유의 사태에 빠져들었습니다.

 

 

2014년 11월 28일, 세계일보는 '정윤회 문건'이라는 청와대 감찰문건을 보도합니다. 박지만 미행설과 십상시, 문고기 3인방 권력 등으로 불렸던 비선 세력의 실체가 언론 보도로 드러난 셈입니다.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는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래 최저인 30%대까지 추락했습니다. [각주:5]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곤두박질하는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선고가 내려집니다.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이 선고됐던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이 갑자기 42.6%까지 급등합니다. 12월 15일 월요일 39.8%였던 지지율과 비교하면 무려 2.8%가 오른 셈입니다. [각주:6]

 

지지율만 보면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헌재의 선고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 유지에 확실한 도움을 주었던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종북몰이'는 이미 대선 전에도 입증된 바 있습니다. 특히 국정원의 댓글 활동이 대선을 앞둔 2012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원세훈 국정원장은 "종북좌파들이 북한과 연계해 다시 정권을 잡으려 하는데, 올해 확실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없어진다"면서 정치 개입을 지시합니다.

 

2012년 6월 보수 우익 논객 조갑제씨는 '종북 백과사전'을 펴내고, 새누리당은 '종북 정치인'을 언급하며, 대선에서 종북을 몰아내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체제가 무너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는 문재인 후보를 향한 '종북몰이'를 시작했고[각주:7] 국정원 댓글에 대한 경찰의 거짓 수사 발표는 대선까지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각주:8]

 

 

어느 정도 영향력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현재까지 사용했던 '종북몰이'라는 프레임은 분명 위기 탈출에 효과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도 인혁당 사건 등을 통해 1972년 12월 시작된 유신 체제의 저항과 반대를 막아내는 수법을 보여줬습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3년 청와대 기자단 송년회에서 “우리 대통령이 디그니티(위엄) 있고, 엘레강스(우아)하고 차밍하다. 박정희 대통령처럼 강단도 있다”고 밝혔습니다.[각주:9]

 

아이엠피터는 그녀가 엘레강스하고 차밍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 박정희처럼 '종북몰이'에는 탁월한 능력이 있으며, 그녀의 가장 큰 자산은 '북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만능통치약처럼 '종북몰이'를 계속 사용하다가는 정말 우리 사회를 분열로 이끌어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1. 정윤회 보도, 완벽한 '반전' 보여준 조선일보. 미디어오늘 2014년 12월 2일.http://goo.gl/nyB29g [본문으로]
  2. 남재준 "野공격에 국정원 명예 지키려 대화록 공개". 연합뉴스 2013년 6월 25일 http://goo.gl/VMNsAu [본문으로]
  3. 권은희 "대선영향 부정한 목적"…與 "제2 김대업사건" 연합뉴스 201년 8월 19일 http://goo.gl/Ooug7T [본문으로]
  4. 청와대·새누리당, '대선불복' 말할 자격 없다.오마이뉴스 2013년 8월 23일http://goo.gl/9SkJxi [본문으로]
  5. http://www.realmeter.net/ [본문으로]
  6. http://www.realmeter.net/ [본문으로]
  7. 유신독재 망령 빙의한 정권인가? 오주르디 2013년 12월 3일 http://goo.gl/FWSdw9 [본문으로]
  8. 박근혜 지지자 9.7%는 국정원 댓글 경찰 발표가 진실이었을 경우 문재인을 찍겠다고 응답. 이럴 경우 박근혜 46.6%, 문재인 53.0%로 당락이 바뀌어짐, 리서치뷰 조사http://goo.gl/y8Ghex [본문으로]
  9. 김기춘 비서실장 비보도 요구 거부에 기자단 송년회 불참경향신문 2014년 12월 22일 http://goo.gl/0WtfLH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