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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14년 박근혜 정권 '죽음의 미스터리'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던 최모경위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최모경위는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12월 9일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가 112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습니다. 이후 최모경위는 휴가를 내고 고향 집에 내려 갔고 13일 숨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최모경위의 유서에는 '너무 억울해서, 정보분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뜬다. 직원을 사랑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정윤회 문건이 단순한 찌라시라고 말하는 대통령의 말과 다르게 누군가의 목숨까지 앗아간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새누리당은 여전히 찌라시 탓이라고만 하고 있습니다.[각주:1]

 

영장이 기각됐는데도 최모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사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타살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가 나온 배경에는 유독 박근혜정권에서 자살 사건이나 사망 사건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2013년 12월 16일,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한국인 직원이 서고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일부 직원들은 2천억 원대의 부당대출을 했으며, 일부 수수료를 챙겨 이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 수십 억 원의 자금을 몰래 국내로 반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돈이 어떻게 누군가에게 흘러들어 갔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2014년 4월 8일 600억 원대의 불법 대출 혐의로 금감원 조사를 받던 전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이 불이 난 승용차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본다면 왜 그들이 자살할 수밖에 없는지, 왜 한국계 은행의 도쿄지점에 문제가 있는지를 조사해야 마땅합니다.

 

금감원은 오히려 자살 등으로 조사를 중단하기도 했으며, 전반적인 해외지점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비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도 속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각주:2]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담당자가 건물 길가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강압적인 수사 내지는 책임 추궁을 심하게 받았는지 여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압박감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금방 사라지고, 그저 단순한 '자살'이라는 단어만 남겨지기도 합니다. [각주:3]

 

 

지난 7월 18일 해피아 관련 수사를 받던 해양수산부 5급 사무관 박모씨가 서울 구로동 모텔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습니다.

 

박모 사무관은 해양사업자로부터 2천만 원을 차명계좌로 흘러간 정황으로 제주지검의 출석 소환 요구를 받았다가 결국 숨졌습니다.

 

그의 죽음이 자살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왜 그가 무모한 선택을 하게 됐는지도 우리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각주:4]

 

 

해피아와 마찬가지로 철피아 수사를 받던 철도시설공단 간부와 전 이사장도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수도권본부 소속 간부는 6월 17일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한강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들의 죽음으로 철피아 수사는 연관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진실이 알려지기는커녕 오히려 묻히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각주:5]

 

 

이명박정권에서 정권의 비밀을 꿰뚫고 있던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홍정기 감사원 감사위원이 아파트 현관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을 잃고 잇던 홍정기 감사위원이 옥상에서 투신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감사원 관계자들은 '우울증이 있을 것으로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각주:6]

 

 

지난 3월 22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국정원 권모 과장이 승용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권모 과장은 병원으로 옮겨 목숨은 건졌지만, 이후 기억상실증 등으로 기소중지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각주:7] 그러나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다르게 건강에 특별한 문제나 이상증세는 없었습니다.[각주:8]

 

과연 그의 자살이 죽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였는지 등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정권 최대 죽음의 미스터리는 세월호 참살로 수사를 받았다가 숨진채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입니다. 그가 자살했는지 타살됐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모아 놓은 자살 관련 사건에는 빠진 내용도 많습니다. 한정된 지면으로 쓰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자살 관련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수사를 받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모 교수의 투신자살>

<화물차 불법 증차 비리 의혹 광주경찰청 소속 경감의 자살>

<KB금융 인프라 납품비리로 수사를 받던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의 한강 투신 미수> 

 

 

박근혜정권에서 자살 사건이 많이 일어났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느냐 여부는 각자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무리한 검찰의 기소와 수사, 그리고 검찰 관계자의 언론 유출 등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은 2014년 2월 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2013년에는 인명,재산 피해가 줄고 특히 50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 10명이 넘는 사건,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각주:9]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2014년에만 <경주리조트 붕괴 사고>, <담양 펜션 화재>, <세월호 참사>, <판교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오룡호 침몰> 등으로 수백 명의 목숨이 사라졌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줍니다. 최소한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임기가 반도 지나기 전에 수백 명이 죽었다면 어떻게든 그 죽음의 원인과 배경,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2015년에는 부디 헛된 죽음이 이 땅에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신께 기도드릴 뿐입니다.

 

  1. 새누리당, ‘최 경위 자살’ 두고도 또 “찌라시 탓” 한겨레 2014년 12월 14일 http://goo.gl/2iPEHc [본문으로]
  2. 은행의 도쿄지점 잔혹사.비지니스포스트 2014년 4월 9일 http://goo.gl/zHuN3q [본문으로]
  3. 안전대책 이전에 환풍구를 어떻게 시공해야 하는지 등의 규정 문제는 한동안 나오다가 잠잠해졌다. [본문으로]
  4. 아이엠피터는 비리를 저지른 사람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법치주의 국가에서 공권력이 오히려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행태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마땅하다. [본문으로]
  5. 철피아’ 관련자 잇단 자살 왜?…’수사난항’ 연합뉴스TV 2014년 7월4일 http://goo.gl/7yh9ns [본문으로]
  6. ‘MB정권 감사맨’ 홍정기 위원 투신자살. 2014년 4월 11일.http://goo.gl/rkFELE [본문으로]
  7. 權과장(자살 시도한 국정원 직원), 일부 기억상실… 증거조작 수사에 암초. 조선일보 2014년 4월 12일 http://goo.gl/ccloKg [본문으로]
  8. 檢 '자살기도' 국정원 과장 건강상태 확인…기소 검토.연합뉴스 2014년 4월 10일 http://goo.gl/OfdccL [본문으로]
  9. “박근혜 정부에선 대형 사고 없다” 유정복 전 장관 입방정.국민TV 뉴스K 2014년 4월 18일. http://goo.gl/sJlwW4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