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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남경필, 아들 폭행 알고도 태연히 술 마셔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이 군대 후임병을 폭행한 사건에 대한 여론이 점점 들끓고 있습니다. 군대 폭력으로 사망한 윤일병 사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경필 지사의 반성과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었느냐는 의혹 때문입니다.

남경필 지사는 아들 폭행 사실에 대해 8월 17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남 지사는 "군인뿐 아니라 모든 분, 모든 국민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저의 잘못을 뉘우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들 문제라면 아버지도 어쩔 수 없다'라는 동정표가 남 지사에게 쏠렸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여론이 바뀌었습니다.

'아들 폭행 사실 알고도 태연히 술 마시고 페북에 글 올려'

남경필 지사 장남은 4월 초순부터 최근까지 후임병 A 일병의 배와 턱을 수차례 때리고, 후임병 B 일병을 뒤에서 껴안고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치는 등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군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남경필 지사는 아들의 폭행 사실을 8월 13일 헌병대로부터 통지받았습니다. 남 지사는 아들의 폭행 혐의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8월 15일 중앙일보에 '나를 흔든 시 한 줄'이라는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남 지사는 이 칼럼에서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며칠 전 휴가 나온 둘째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걱정 붙들어 매시란다'며 군 폭력에 대한 가족 이야기[각주:1]를 썼습니다.

장남의 군대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경필 지사가 아들의 폭행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칼럼을 게재했다는 비난이 거세졌습니다. 그러나 남경필 지사는 장남이 아닌 둘째 이야기이며, 아들 폭행 사실을 알기 전에 글을 보냈다는 변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남경필 지사는 8월 15일 금요일 저녁, '수원 나혜석 거리에서 호프 한 잔 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신선하고 분위기 짱~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중앙일보 칼럼은 아들의 폭행 사실을 알기 전에 송고했다고 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분명 아들의 폭행 사실을 인지하고 올린 것입니다.


아들이 후임병을 폭행했다는 사실을 헌병대로부터 통보 받고도 태연히 술을 마시던 남경필 지사는 8월 16일 언론에 남모 상병이 남경필 지사의 장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8월 17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아들 문제로 아버지를 비난하는 일은 너무 과하다는 여론이 반대로 바뀐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숙해야 할 아버지가 술을 마시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다가, 언론에 공개되자 마지못해 사과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에 남경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이 힘을 잃게 된 것입니다.


8월 13일에 헌병대로부터 아들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도 걱정없이 '분위기 짱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남경필 지사의 무신경에는 변명이 없을 듯 합니다.

' 남경필 지사의 홍보성 군대 체험'

남경필 지사 장남의 폭행 사실을 병명 문화의 악습으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 지사는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은 정책을 통해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변자이기도 합니다.


남경필 지사는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쯤 '군 장병 정신건강 증진사업' 등의 명목으로 DMZ 내 도라대대에서 1박 2일 병영 체험을 했습니다.

경기도청 홈페이지에는 이 행사에 대해 '지금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자녀분 2명이 모두 군에 있어 공감이 절절 하는군요'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남경필 지사의 이런 행보가 군 장병 정신건강 증진 사업과 전혀 무관하게 그저 행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장남 폭행 때문에 불거지고 있습니다.


남경필 지사는 7월 25일부터 7박 10일간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남경필 지사는 7월 30일 워싱턴 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에 헌화했습니다.

당시 남 지사의 화환이 다른 방문자들의 화환보다 너무 크고, 이름과 직책을 강조해 진정한 추모를 위한 방문이 아닌 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들 모두가 홍보만 강조하는 정치인, 믿을 수 없는 정치인이라는 의식이 확대된 비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들 폭력은 그저 정치인 아버지에게는 악재에 불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병역을 보면 육군 상병으로 복무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위입니다. 멀쩡한 남경필 지사가 석사도 아닌 학사를 졸업하고 왜 방위로 갔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아들 둘은 모두 육군과 공군의 현역으로 입대했습니다. (원래 병무청에는 장남과 차남의 실명과 생년월일이 공개되어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했음)

아버지가 정치인 내지는 권력자인 경우 군대에서 특혜를 받는 경우는 많습니다. 그러나 남경필 지사의 아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방] - '유전면제,무전입대' 고위층 2세 대부분 '땡보직'

중요한 점은 남경필이라는 정치인이 이번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또한 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변화될 수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남경필 지사의 변화된 모습은 그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을 그저 여론이나 문제 제기에 따라 여러 차례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진정성이 있다면[각주:2]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해 덧붙이는 정중한 사과를 해야지, 그저 비판을 피하고자 글을 고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정치인에게 오는 악재에 불과해, 시간이 지나면 해결하겠지라는 생각이[각주:3] 남경필 지사에게 있다면,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8월 3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불러다가 책상을 내려치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요. 장관, 자식도 없어요. 그리고 왜 은폐를 하려고 해요."라며 질책을 했습니다.

언론은 김무성 대표가 윤일병 사건에 분노했다며 새누리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높여주기도 했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했던 말처럼 남경필 지사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요. 남 지사 자식만 자식입니까?, 아들이 남의 자식 폭행했는데도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자기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대선주자를 꿈꾸었던 남경필 지사라면 그러면 안 됩니다.

  1.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8월 11일 서울가정병원에서 조정 이혼을 했다고 한다. 6.4지방선거 당시부터 부인 이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인 듯 알려졌다. [본문으로]
  2. 네티즌 자로는 만약 진짜 아버지라면 "이 모두가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비 탓이다. 내 모든 걸 내려놓을 테니 최대한 선처해 달라. 부디 아들을 용서해 달라."는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본문으로]
  3.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받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은 모두의 예상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