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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전국 유일 '부산지하철'에만 있는 환승 추가요금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깜짝 놀라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복잡한 요금 체계와 함께 환승 요금 200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산은 버스에서 버스는 추가 요금이 붙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하철은 10Km 초과시 2구간 요금이 적용되어 하차시 200원이 추가로 부과됩니다. 또한, 지하철-버스, 버스-지하철은 환승요금 200원을 무조건 추가로 더 내야 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버스-지하철, 지하철-버스를 타더라도 기본요금 구간은 무료 환승을 하거나 할인 혜택을 줍니다. 그러나 부산시는 2007년 도입부터 환승할인요금이라며 오히려 200원의 추가운임을 더 내야 합니다.


환승 추가 요금을 200원이나 받는 부산 지하철이지만 요금은 이미 전국에서 제일 비쌉니다. 가뜩이나 비싼 지하철 요금에 환승 추가 요금까지 내니 부산 시민들은 늘 불만입니다.

부산 지하철이 이렇게 비싸고 추가 요금까지 받는 이유는 허남식 부산시장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대중교통시설인 도시철도의 재정적자를 국고보조가 아닌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대중교통 요금과 관련하여 밀실야합으로 요금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토론회나 전문가, 시민 의견 수렴은 생각하지도 않고 부산 대중교통을 철저히 자본의 논리로만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싼 요금, 그러나 시민 안전은 뒷전'
 

요금이 비싸면 그 돈으로 공공성을 가지고 안전하게 운영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부산시는 안전은 생각하지도 않고 오로지 요금인상과 환승 추가 요금 징수에만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현재 20편성으로 (1편성당 6대 전동차)으로 구성된 부산 지하철 3호선의 전동차 부족을 위해 2호선 5편성을 투입하겠다고 합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부산시의 이런 움직임에 절대 반대를 주장합니다. 그것은 2호선 전동차가 3호선에 투입되면 신호시스템 불일치로 고장과 사고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열차가 서고 승객이 타면 지하철 차장이 열차 객실문을 확인합니다. 부산지하철은 차장이 없기 때문에 모니터나 몸을 뒤로 돌려 확인하고 열차를 출발합니다. 돌발 상황이나 사과 난다면 당연히 차장이 열차를 확인하는 쪽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최소한의 인원으로 지하철을 운행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한 무리한 운행은 결국 시민의 생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가치관에서 비롯됐습니다.


' 부산지하철노조에 여성대의원이 많은 이유'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 입장에서는 부산지하철노조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입니다. 요금 인상이나 추가 환승요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자꾸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과 대중교통을 취재하면서 부산지하철노조를 찾아갔을 때 깜짝 놀란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지하철 노조에 유독 여성대의원이 많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기술지부', '역무지부', '승무지부', '차량지부'가 있습니다. 대부분 남성이 일하는 직종인 기술직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성대의원이 많을 수 있을까요? 이유는 '서비스지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서비스지부'는 부산지하철의 미화(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노조에 가입하는 조건을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로 확대하는 안을 통과, 조합원으로 모두 가입하게 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을 하면 노조원들은 밥을 먹을 수 없습니다. 지하철 직원 식당도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보통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식당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산지하철노조는 식당 아줌마들도 파업에 동참합니다.

비정규직이 어떻게 노조원들고 함께 파업할 수 있을까요? 이유는 그들이 무기계약직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오랜 요구와 투쟁 끝에 2006년에 부산지하철 일용계약직 48명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과시켰습니다. 

보통의 노동조합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귀족노조'라고 원망을 받고 있지만, 부산지하철노조는 오히려 비정규직을 끌어 안으며, 그들의 복지와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 부산지하철노조가 시사블로거를 부른 이유' 

아이엠피터는 지난 1월 18일부터 19일간 부산을 방문해 부산의 여러 곳을 취재했습니다. 부산 취재는 부산지하철노조와 참여연대의 협조 속에 이루어졌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부산지하철노조와 참여연대의 도움을 받아 '영도 고가다리 붕괴 현장', '부산 해운대 난개발','용호만 매립지','롯데백화점 108층 공사','수영만요트장 개발',' 고리 원자력 발전소' 등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부산에 시사블로거를 부른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산지하철의 문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부산 토건족과 정치, 노동 현실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부산지하철노조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을 위해 상생하기 위해서 지역 현안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 이의용 위원장과 윤일상 교수의 부산 난개발 대중교통 간담회 모습(좌측) 깅광모 (정의당)해운대구 의원이 동해남부선 1인 시위 장면 (우측)


부산 지역 취재와 자료 수집,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느낀 점은 대한민국의 좁은 땅에서조차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기성 언론에는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아무리 전문가와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와 논의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도, 정치권과 언론이 바뀌지 않는 한, 이들의 목소리는 너무나 적은 소리로 이 땅에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엠피터가 취재를 하고 글을 쓴다고 해서 서울 시민들이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알기는 무립니다. 그러나 부산의 문제가 언제든지 서울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와 참여연대가 주최한 부산 대중교통 토론회 '부산대중교통, 안녕하십니까?'. 출처:부산지하철노조


부산시는 2012년 한 해에만 129억의 환승요금을 징수했습니다. 부산시민만 유일하게 부담하는 비용인데, 부산시 교통정책과장은 이 교통비용 부담은 부산시 재정의 어려움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천억, 수조 원에 달하는 토건족에 대한 혜택만 줄여도 가난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129억을 만들 필요는 없었지만, 부산시는 정당했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서울시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서울시 교통정책은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삶의 질 구현에 포커스를 두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부산 대중교통 토론회에서 주장했습니다.

현재 부산은 재정 적자를 서민의 호주머니로 메꾸고, 서울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가 봐도 보통 시민에게 유리한 곳이 어디인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부산의 문제가 나와 상관없다지만, 언제든 우리가 사는 지역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지역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