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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후쿠시마 피폭 미군, 도쿄전력 상대 1조원 소송, 한국은?


3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복구에 투입됐던 미군 100여 명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1조원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데모크라시 나우>라는 언론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정상치의 30배 이상 방사선에 노출된 미군들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소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데모크라시 나우에 따르면 로널드레이건호에 승선했던 병사들은 2011년 3월 12일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160km 떨어진 해상에서 구호작업을 시행했습니다.

로널드레이건호에 승선했던 미 해군과 해병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방사능물질 제거 작업 등을 했습니다.


로널드레이건호에 탑승했던 병사들은 도쿄전력이 방사선 노출 수치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그 결과 병사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물질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병사들은 원자로 냉각을 위해 쏟아져 나온 방사능물질 오염수를 그대로 담수화하여 물을 사용했습니다. 방사능물질이 포함된 물로 목욕과 양치는 물론이고 음식도 섭취했고, 보호장비 없이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로널드레이건호에서 측정한 방사선 수치는 정상치의 30배였습니다.
 


데모크라시 나우가 당시 병사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은 '갑상생암','고환암','뇌종양','자궁출혈','백혈병' 등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해군 병사의 부인은 뇌-척추암 진단을 받은 아기를 출산했으며, 어떤 병사는 시력을 잃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시몬스 중위는 트럭을 운전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현재는 다리가 마비돼 휠체어에 의존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로널드레이건호에 탑승했던 장교들은 방사선 수치가 도쿄전력의 발표와 다르게 훨씬 높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숨겼고, 병사들은 귀국 후부터 질병에 시달리다가, 미국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 도쿄전력을 상대로 10억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0km 지역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던 한국 구조대'

미군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당시 후쿠시마에 파견됐던 한국 구조대는 어떠했느냐입니다.


아이엠피터는 3년 전이었던 2011년 3월 19일 [외교] - 일본 방사능 유출 위험에 처한 119구조대원 외삼촌을 구해주세요.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후배가 보내온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올린 글이었는데, 당시 119구조대원들은 일본 대지진으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불과 100km 떨어진 곳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중앙119구조단 게시판에는 우리 구조대원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빨리 대피 또는 철수시켜야 한다는 가족들의 애타는 글이 올라왔고, 결국 정부는 구조대를 200km 떨어진 니가타로 옮겼습니다.


한국정부는 119구조대원에 대한 방사선 오염 수치를 조사했고, 당시에는 피폭된 대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미군의 도쿄전력 소송을 통해 구조대원의 안전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당시 미군도 방사선 오염이 나오지 않았다고 도쿄전력이나 미국은 발표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면서 각종 질병이 생겼다는 사례가 나왔으니, 한국도 당시 참여했던 119구조대원을 중심으로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피폭 피해가 없다고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모를 질병과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타국땅에서 목숨을 내던지고 임무를 수행했던 구조대원들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의무입니다.

' 아직도 끝나지 않은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원전에 대한 위험성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 원전은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는 여론이 더 힘을 받고 있습니다.


2013년 3월 9일 아사히 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3년 동안 근무한 노동자 3만 명의 절반가량이 백혈병 산재안정 기준인 5m㏜(밀리시버트) 이상 피폭됐다고 보도했습니다. 

■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 (2011년 3월~2014년 1월:3만2034명)

50m㏜ 이상 피폭 노동자1751명,
5m㏜ 초과 피폭 노동자1만5363명
(원전 작업원의 피폭 허용한도: 연간 50m㏜, 5년간 100mSv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폭한도가 넘지 않아도 분명 방사성물질에 노출된다면 건강상의 문제는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사성물질 피폭에 대한 원전 작업원의 보호 대책이 과연 한국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정부는 다시 한 번 점검해야할 필요성이 또다시 제기되는 사례입니다.


3월 18일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시험운전 중이던 다핵종제거설비 3기 가운데 1기가 오염수를 제대로 정화하지 못해, 3기의 작동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3월 24일 도쿄통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어민들은 '지하수 우회(원자로 건물로 유입되기 전의 지하수를 미리 퍼올려 바다로 방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후쿠시마 어민들은 원전 사고가 난 후 1년 3개월 동안 조업을 하지 않다가 2012년 6월에서야 시험조업을 했습니다. 그마저 방사능 오염수 바다 유출로 조업을 중단했었습니다.

'지하수 우회'가 얼마나 제대로 된 대책인지 판명은 되지 않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정화설비가 고장으로 중단된 이후에 나왔기에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 원전은 쉽게 생각할 도모다치(친구)가 아니다'


미군은 후쿠시마 원전 피해 복구 작전명을 '도모다치'라고 불렀습니다. 미군과 일본이 친구라는 뜻이었습니다.

미군은 작전명 '도모다치'를 통해 주일미군에 대한 반감을 많이 해소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그러나 당시 작전에 참여했던 병사들은 지금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MB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 내용을 말하면서 '(한국이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한국이 어려울 때 일본이 제일 먼저 도울 것이다)그래서 지시를 해서 구조대원을 보냈다'며 자랑을 하기도 했습니다.

친구가 어려울 때 돕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원전과 일본은 쉽게 도와줄 친구는 아닙니다. 돕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발생할 위험을 예측하고 도와야지 무턱대고 자국민을 희생하며 도와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원전이나 방사능물질 위험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으며, 누가 옳고 그른지는 정확히 판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원전사고나 피폭은 중대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습니다.

원전이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원자력문화재단'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원자력 홍보에 사용한 돈은 무려 천억 원(1,010억)이 넘습니다. 이 돈은 모두 전기요금(전력산업기반기금 전기요금의 3.7%)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원전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홍보에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혹시나 모를 원전 사고에 대한 예방이나 위험에 대한 이중,삼중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낫습니다.

미군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한국도 소송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정부는 원전 재난 대책이나 방사능물질 문제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여 혹시나 모를 재앙을 빈틈없이 막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