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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 신년 '기자회견'은 '긴급 재난경고'?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10시 '신년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주에는 한 내비게이션에 '긴급재난경고방송'이라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요새 내비게이션은 온라인과 연동이 되어, 재난 상황실이 알려주는 재난 상황이나 폭우, 폭설, 교통사고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생뚱맞게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긴급 재난경보방송'으로 나왔을까요?

아마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언론사가 이를 속보처럼 전파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헤프닝처럼 보이는 사건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에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재난경고방송'이 아닐까 생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무엇이 두려운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쳐다보지도 않던 기자회견, 왜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이 하는 신년 기자회견은 취임 후 첫 번째 기자회견입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사 편집국장,정치부장,논설 위원 등과 청와대에서 식사하는 간담회를 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국민 앞에 생중계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은 처음입니다.

불통이라고 비판받았던 MB조차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 공식 기자회견만 14회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한 번도 하지 않다가 당선된 지 1년이 넘어서 처음으로 공식 생중계 기자회견을 하는 것입니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기록은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주목할만한 그녀의 특징으로 계속 남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녀가 왜 갑자기 안 하던 '신년 기자회견'을 했느냐는 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더는 버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이슈에 대해 말을 했다고 하지만,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마디 하는 것은 국민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닌 '간접화법'에 불과합니다.

이런 간접화법이 국민을 두려워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속내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얼굴을 피하면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봉착했고, 그 결과 취임 후 첫 번째 생중계 기자회견을 하는 것입니다.

' 지긋지긋한 북한의 위협과 국론분열'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면, 집권 2년 차 국정 계획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중에 절대 빠지지 않고 나올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단어입니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으며, 한반도 위협이 존재하는 시기에 일부 시민들이 북한의 위협에 동조하는 국론분열을 조장할 것이다. 이런 국론분열 행동은 단호히 대처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라는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점입니다.

아무리 통일부가 제작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자료집을 읽어봐도 '대북정책의 차별성' 내지는 북한과의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 '하나 되는 한반도'를 만들겠다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국론분열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과연 국론분열이냐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테러나 불법적인 방법 등을 제외하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국론분열이니 선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독재국가나 왕권국가에서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어법입니다.

자꾸 대통령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국론분열'로 몰아가니 한국의 언론지수는 2012년 44위에서 2013년 50위로 하락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국론'은 필요가 없는 단어입니다. 북한처럼 독재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조마조마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제발 말실수는 이제 그만'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대통령의 신년 정책구상 발표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70여 분간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아마 이 방송을 보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조마조마할 것입니다. 그것은 워낙 박근혜 대통령이 말실수를 자주 하기 때문입니다.



말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말실수를 계속하니, 국민들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말실수를 하느냐 아니냐를 놓고 내기를 하기도 합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사상이나 철학, 국정운영 방식을 말하고 국민이 갑론을박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말실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대통령의 자질이나 능력을 자꾸 의심하게 합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말실수는 대부분이 적어 놓은 원고가 아닌 상대방의 돌발 질문 등에 계속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마 청와대 기자들은 사전에 질문을 미리 제출하고 박 대통령은 답변을 작성한 메모지를 준비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1년,  대선 후보 시절 자신 있게 주장했던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라는 말은 그냥 거짓이 되었습니다. 새누리당이 집권했으나 경제도 민생도 나아지지 않고, 한반도 위협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대선 부정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며 해결책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그녀는 굳게 입을 다물고 국민의 눈을 똑바로 보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입이 드디어 열립니다. 그녀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대국민 선전포고와 강경책'을 말하며, 그 자체로 국민에게 재난과 재앙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