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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문수 경기지사 불출마, 이제 친박으로 가나?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김문수 지사는 JTBC 뉴스에 출연, 손석희 앵커의 '지방선거 불출마 의지에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 '오래 전부터 단체장은 재선이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문수 지사는 지방선거 불출마 다음 행보에 대해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한 번 겨뤄 봤는데 패배했다. 다음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권 도전에 뜻이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권은 임기 내 지지기반을 다지는 시기로, 야권은 박근혜 정권 심판의 열쇠로 보고 있습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불출마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정리해봤습니다.

'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는 누가 될 것인가?'

먼저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에서는 누가 나올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경기지사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와 함께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판세를 움직이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정병국, 원유철 의원입니다. 둘 다 친이계 출신, 4선 의원으로 정치 경력은 꽤 됩니다.

대외적인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친박계 의원 출신으로 장관 이후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유정복 장관은 친박계로 친이계의 대항마로 친박계 쪽에서 계속 출마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선거가 아니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남경필 의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비록 불출마를 말하지만, 새누리당 후보 중에는 가장 높은 32.7%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남경필 의원이 나오거나 다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끌어오지 않으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 김문수의 대권 도전, 그리 쉽지 않을 텐데..'

지방선거에 나오지 않는 김문수 지사의 다음 행보는 대권 도전입니다. 그러나 대권 도전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데 반해, 김 지사의 다음 행보가 그리 신통치는 않습니다.

가장 먼저 김문수 지사가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은 새누리당의 당권을 잡는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 김문수 지사의 새누리당 당내 기반은 굉장히 약한 편입니다.


한나라당 시절, 김문수 지사의 인맥은 괜찮았습니다. '김문수 사단'이라고 불리던 보좌관들이 대거 17대 총선에 국회로 입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강했던 김문수 사단의 힘은 19대 총선에서 무너졌습니다.

김문수라는 이름으로 버텼던 부천의 차명진 후보가 낙선했고, 이에 따라 현재 새누리당에서 김문수 지사의 손을 들어줄 사람은 차명진 전 의원, 임해규 전 의원, 안병도 부천오정 당협위원장 등에 불과합니다. 

새누리당의 당권을 어느 정도 장악해야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데, 이것은 현재는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것은 새누리당의 당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과의 연합밖에는 없습니다. 

' 김문수가 살 길은 친박과의 연합 뿐'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새누리당의 당권을 꽉 쥐고 있습니다. 황우여 대표가 있지만, 그저 바지 대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토록 싫어했지만 대권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은 김무성과 대권 주자로 손꼽히는 비박계 정몽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서청원 의원을 다시 복당시켰습니다.


정몽준 의원은 당내 기반은 약하지만, 엄청난 재력과 대권 후보다운 정치 이미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김무성 의원은 당내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는 서청원 의원이 부상하면서 친박계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대선과 당권 경쟁이 심화하면 언제든지 비박계와 친이계가 들고 일어설 수 있습니다.

친박계의 중심인 서청원 의원은 김문수 지사에게 경기지사 출마를 계속 종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친박 서청원은 비박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김문수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문수 지사는 당내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친박과 연합하여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철도파업 관련 김문수 지사의 글과 김 지사의 노동운동 전력을 말하며 비판한 네티즌.


현재 김문수 지사의 정치적 생존 방법은 경기지사에 출마했다가 대권 도전에 나아가는 방법과, 친박과 손을 잡는 길 이외는 별로 없습니다.

자신의 말을 뒤집을 수 있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치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잠시의 창피함과 비판 정도는 우습게 넘어가는 사람이 바로 김문수 지사와 같은 인물들입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버리는 사람들의 특징은 더 큰 권력 앞에서는 덮석 엎드린다는 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한 국민이 투표장을 나서는 순간 바로 짓밟을 생각밖에 하지 않는 속내를 유권자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