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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현오,윤창중, 최필립, '눈새'때문에 공주님은 괴로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것은 대검 중수부에서 거액의 차명계좌를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주장이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공판에서도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5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 심리로 열린 조현오 전 청장의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공판에 임경묵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는 조현오 청장이 지난 4월에 열린 첫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서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존재에 관해 얘기를 해 준 인물이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이라고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경묵 전 이사장은 "조 전 청장에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나 차명계좌에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임 전 이사장의 발언은 조현오 청장의 주장과 진술을 모두 뒤엎는 증언이 됩니다.

조현오 전 청장이 임경묵 이사장을 지목하며 구체적으로 진술했던 내용과 이번 공판에서 드러난 증언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현오: 임 이사장은 국가정보기관 사무관 특채 때 첫 출입처가 검찰이었기 때문에 발언을 해 줄 당시 법무장관, 검찰총장, 수사기획관과 가까운 사이였다. 검찰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임 이사장이 한 얘기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임경묵:극동포럼 회장 당시 행사와 집회 등으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만났지만 독대한 적 없고, 김경한,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을 알지만 검찰총장이나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 고위 관계자들과는 친분이 없다

▷조현오:강연하기 일주일인가 열흘 전쯤 임 이사장과 서울의 모 호텔 일식당에서 만나 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으며, (차명계좌 관련 내용에 대해) 지나치듯 얘기해 줬는데 강연 도중 그 얘기가 떠올라 말하게 된 것이다.

▶임경묵: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10년 봄이나 여름에 당시 지방국세청 사람을 포함한 지인 3~4명과 함께 조 청장을 처음 만났다. 하지만 조 전 청장이 말한 것처럼 2010년 3월에 조 전 청장을 단둘이 만난 적이 없고, 독대 장소로 지목된 하얏트 호텔 일식당에 간 적도 없다.

임경묵: "조 전 청장에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나 차명계좌에 관해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 지난 3년간 나를 만났을 때 한 번도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나를 왜 지목했는지 모르겠다"


조현오와 임경묵 이 두 사람의 증언이 서로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조현오의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은 전제부터 잘못됐습니다.

그것은 조현오가 스스로 임경묵이 지나치듯 얘기해준 것을 말했다는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확실한 근거도 없이 엄청난 정치적 발언을 경찰 수뇌부가 당당하게 동영상에서 했던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노무현대통령 차명계좌 막말 동영상, 출처:YTN


조현오는 차명계좌의 발언 출처로 '대검 첨단범죄수사과 자금 추적팀장'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금추적 팀장의 발언도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조현오에게 차명계좌 발언을 해줬던 사람은 서울경찰청 정보과 김모 경감입니다. 그는 고향 선배였던 대검 첨단범죄수사과 자금 추적팀장에게 차명계좌에 대해 들었고, 이를 조현오에게 보고했다고 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조현오 청장은 예언가?

김모 경감이 고향 선배였던 대검 첨단범죄수사 팀장에게 차명계좌 발언을 들었던 시기는 2010년 12월 20일입니다. 조현오가 막말 동영상을 했던 시기는 2010년 3월, 그렇다면 조현오는 부하 김모 경감이 9개월 뒤에 보고해줄 내용을 미리 알고 동영상 속의 막말을 했던 셈입니다. 무슨 예언가처럼 신의 계시라도 받았을까요?

○ 고향 선배는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김모 경감이 10차례 이상 만나면서 차명계좌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김모 경감의 고향 선배 이모 전 팀장은 "나는 김 경감에게 그런 말을 절대 한 적이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김모 경감은 들었고, 고향 선배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니, 다음 공판에는 아예 이모 전 팀장도 부르면 됩니다. 그러나 지금도 부인하고 있는 이모 전 팀장이 과연 법정에서 김모 경감의 증언을 뒷받침해줄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조현오가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했던 원래 팩트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조현오의 거짓말과 그를 철저히 이용했던 사람들'

조현오의 거짓말이 왜 문제가 되느냐면, 그가 했던 주장을 수구 언론과 새누리당이 철저히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조현오의 거짓말을 동아일보는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동아일보의 조현오 발언 보도. 출처:동아일보


동아일보는 2012년 5월 신문에 조현오의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보도하면서 제목을 "어느 은행, 누구 명의인지 다 까겠다"고 했습니다. 이 제목만 읽은 사람은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믿게 될 것이고, 이런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수 세력은 철저히 이용했습니다.

▲동아일보의 조현오 발언 보도 출처:동아일보


동아일보는 조현오가 했던 발언을 마치 실제 존재하는 파일이 있고, 그것에 근거해서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대선을 흔들 '뇌관'이라고 제목을 뽑았습니다.

그저 지나치듯 얘기했다고 본인이 말했는데도 그걸 파일로 둔갑시키는 동아일보의 목적은 단 하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어진 문재인 후보를 아예 초장에 밟아버리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조현오의 발언이 진실인양 국민의 알 권리, 진실 규명을 운운하며 벌떼처럼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들이 이처럼 조현오를 옹호하며 원했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그리움을 완전히 초토화해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목적 그 하나뿐이었습니다.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조현오는 확실한 근거와 팩트가 됐었고, 이것이 모두 거짓이었음에 드러났다는 사실을 보면 조현오는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보수세력과 보수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눈새 (눈치 없는 XX)들 때문에 짜증 나는 공주님'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도 연장한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제 조현오는 눈새(눈치없는 XX)에 불과합니다. 효용 가치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을 위해 열심히 나팔수와 친위대 역할을 했지만, 오히려 이제는 귀찮은 존재가 됐습니다.

조현오의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항소심에서 지목했던 증인들이 모두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 이제 조현오의 발언 배경과 그가 노린 것이 무엇인지 진짜 진실을 찾기 위해 국민들은 관심을 가질 것이고,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무조건 비난하며 정권 연장에 이용했던 사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정서를 막아보겠다고 시도했던 일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부도덕한 정치 공작이 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MBC와 정수장학회 재산을 팔아 대선을 위한 선심성 후원사업을 하겠다는 비밀회동에 대한 재판이 5월 14일 열렸습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최필립 전 이사장은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문화방송 주식을 매각한다는 계획은 내가 아니라 문화방송 쪽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필립 전 이사장의 이런 발언은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부장의 주장과 정반대이며, 이럴 경우 MBC는 정권 연장을 위해 아예 공적인 언론을 정치공작에 이용한 셈이 됩니다.

앞으로 이 재판이 계속되면 김재철과 이진숙은 폭로 폭탄을 터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필립 이사장도 박근혜 대통령 눈에서 보면 눈새가 되고, 겨우 수습했던 정수장학회 문제가 더 불거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골칫덩이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글 목록


박근혜 대통령 1호 인사였던 윤창중의 발탁 배경은 그가 블로그에 썼던 칼럼이 이유였습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당사 엘리베이터와 박근혜 후보 데스크에는 윤창중 전 대변인이 작성했던 칼럼이 항상 존재했고, 이는 박근혜 후보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이런 수준의 글을 블로거도 아닌 언론인 출신이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그의 품성과 자질을 간파했어야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이런 글을 아주 흡족해했고 1호 인사로 임명했습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에게 윤창중은 눈새처럼 꼴 보기 싫은 존재가 됐습니다. 잘한다 해서 청와대 대변인까지 만들어줬더니 방미 기간 내내 술을 마시며 성추행까지 해서 그동안 겨우 올렸던 지지율을 한방에 까먹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는 하나같이 그를 괴롭히는 눈새들이 가득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복이 없다고 하겠지만, 사실 권력자의 곁에 어떤 인물이 있느냐에 따라 그 권력자의 능력과 혜안, 국정 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그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한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눈새들에게는 특징이 있습니다.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합니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적당히 강자에게 아부하면 그에 따른 콩고물이 줄기차게 떨어지고, 그것을 통해 부와 권력을 누리며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새를 만든 것도 공주님이고 눈새를 곁에 둔 것도 공주님입니다. 눈새들의 잘못은 곧 그녀의 잘못이기 때문에 따로국밥처럼 그들을 따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그 책임 또한 확실히 물어야 합니다. 

눈새 때문에 공주님이 괴롭다고요? 그걸 보는 국민은 속이 터져 죽을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