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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당, 그 입 다물고 노무현과 결별해라.



민주통합당이 요새 5.4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합동연설회와 예비경선을 하고 있습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앞으로 민주당의 개혁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 와중에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유성엽 의원이 4월 14일 합동 연설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이상한 발언을 했습니다.

유성엽 의원은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비록 불행한 일이었지만 문제 제기가 되자 뛰어내렸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성엽 의원의 발언은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의 책임론을 거론하기 위해 나온 말입니다. 그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에 책임져야 할 분들이 책임져야 민주당이 이번 전대를 통해 살아날 수 있다"며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 검증되지 않은 모바일 선거를 도입해 당심을 왜곡한 분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끌어다 붙인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로 2010년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던 MB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론이었습니다. 유성엽 의원은 자신의 최고위원 승리를 위해 엉뚱한 논리를 갖다 붙인 것입니다. 마치 문제 있던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으니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라는 식으로.

' 민주당 탈당 무소속 출마 해당 행위자였던 유성엽'

유성엽 의원이 민주당이 살기 위해 친노 책임론을 들먹이는 정도야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신이 과연 민주당을 위한 사람이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유성엽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공천에 탈락한 유성엽은 민주당의 계파 정치 때문에 공천에 탈락했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정읍에서 출마 18대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당시 공천에 탈락한 유성엽은 김원기, 정세균으로 이어지는 계파가 장기철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자신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 국회모임에서 만난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유성엽 의원. 출처:전북매일신문


유성엽 의원은 2002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정읍 시장으로 출마 정치에 나선 인물입니다. 당시 그가 정읍시장에 당선됐던 이유 중의 하나가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텃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한때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정치 아버지'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유성엽 의원과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2006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서로 갈라지기 시작했는데, 18대 총선에서 유성엽 의원은 민주당 계파 정치 때문에 자기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민주당은 당시 유성엽 후보의 공천 탈락 이유로 '지난 2006년 도지사 경선에서 공천받은 당 후보와 당, 당 의장을 상대로 고발한 해당 행위 때문에 탈락했다'고 밝혔고, 최인기 공천심사위원은 "공천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서까지 쓴 뒤 약속을 저버린 후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공천이 완벽했느냐 아니냐를 떠나 유성엽 의원은 비록 자신의 최측근이 했던 일이지만, 자신이 속한 정당을 고발했습니다. 경선과 공천에 불복 민주당을 탈당했던 사람이 이제 와서 민주당의 혁신을 말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가 않습니다.

정당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정당 내에서 정당을 개혁하는 일입니다. 그가 불만이 있더라도 최소한 민주당 내에서 개혁할 방안을 찾아야 하건만, 민주당을 떠났던 인물이 이제는 민주당에 복당해서 민주당을 개혁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당정치, 권리당원이 민주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사람의 과거입니다.

'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민주당'

민주당을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5.4전당대회가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를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저 대선 책임론과 계파 타령만 합니다.

정당에서 계파가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이엠피터'는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무리 같은 소속 정당이지만 자신들의 생각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서로 모이고, 그들의 주장을 당내에서 관철하기 위해 모임을 하고 이들이 결국 계파로 굳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계파가 소수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정치 가치관을 표현하는 구조가 아니라 정당 내의 권력 암투로 정당을 갉아먹는 집단이 되면 정당은 망하게 됩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차이가 있는 점은 계파가 모인 정당이지만 리더로 선출된 사람은 권력을 확실히 쥔다는 점입니다. 새누리당의 당권을 쥔 사람은 자신의 계파가 아닌 자들을 학살하는 식으로 정리를 싹 하고, 그들을 통해 당을 1인 지배 정당으로 만듭니다.

2007년 이명박은 친박계를 2012년 박근혜는 친이계를 숙청했습니다. 그렇게 당권을 잡은 새누리당은 선거를 위해 모든 조직이 움직였고, 이는 성공에 따라 자신들의 미래가 보장되거나 책임을 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당 권력이 계파 간의 지분 나눠 먹기 식입니다. 공천도 마찬가지로 계파에 따라 나누고, 당 대표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이 아닌 그저 계파 중에서 누가 하나가 희생양으로 선출되는 형태입니다. 결국, 자신의 세력만큼 지분을 보장받는 형태의 정당이다보니 당의 성공과 자신의 성공은 별개입니다.

이런 정당 구조이기에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의원은 의원회관에 한 명도 없었지만, 민주당 의원은 의원회관에 있었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확실히 당권을 잡고 대선에 패배했다면 그 누가 책임을 지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위,아래로 다 흔들어 놓고 특정인만을 책임론으로 몰아내려는 그런 민주당을 국민이 싫어하는 것입니다.

정당 내에서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과 리더십은 별개입니다. 민주주의라는 명목하에 리더십이 없다면 정당 조직은 물론이고 유권자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확실히 보여줄 전략이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은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다시 5.4전당대회를 열고, 그저 또다시 똑같은 형태의 계파타령과 책임론으로 시대의 흐름에 정신 못 차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 민주당 더는 노무현을 팔아먹지 마라'

민주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결별해야 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그토록 대선 패배의 책임을 친노에 묻는다면 그들을 내치고 아예 친노를 민주당에 발도 못 붙이게 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그들의 주장대로 친노는 더 이상의 효용가치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조차 선거 승리라는 단순함으로 치부하는 이들이 그가 꿈꾸었던 민주주의를 기억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이어가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개혁국민정당 발기인 대회에서 '원칙을 얘기하고 반듯한 정치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원칙 없이 세력 모으기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원칙없이 이익을 좇는 패거리의 정치가 아니라 원칙과 정책을 가지고 정책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우리 정당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천과 계파 타령의 문제점으로 친노가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의견도 맞습니다. 그들도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던 정당 정치의 핵심을 다시 한번 새기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과연  민주당에서 진짜 친노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친노에 근접한 사람,
친노 세력과 친한 사람
친노에 동조했던 사람

이런저런 사람들까지 민주당은 아예 친노세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친노는 민주당의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친노는 사실 별로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5.4전당대회를 놓고 아예 민주당내 친노세력이 모두 떠나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그들에게 정치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은 민주당의 당권을 비롯한 모든 정치세력화를 포기하라는 권고입니다.

[정치] - 민주당이 사는 길이 '친노가 물러나는 일'이라면

'아이엠피터'는 노무현의 정신을 좋아하지만 그를 둘러싼 인적 구조에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노무현의 정신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되기를 원하는 노무현 지지자에게 실망을 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자신이 친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민주당의 모든 당권에서 떠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대했는지 안다면 굳이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주의 가치를 잇겠다는 사람이 민주당에 남아 있을 이유는 없습니다. 선거에만 노무현의 정신을 이용하겠다면 그가 꿈꾸었던 정치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습니다.

노무현의 정신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해석하고 발전시킨 뒤 민주당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아니 국민의 품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진정으로 그들이 노무현 정신을 시대에 맞춰 비전을 제시한다면 그들의 생각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이 원했던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은 그 삶의 궤적을 쫓아가면 그가 무엇을 추구해 왔는지,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뭘 할지, 환하게 볼 수 있습니다. 삶은 추적해 보면 다 드러나는데,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노무현 대통령, 2002년 2월 시사평론가 유시민과의 대담)


그 사람이 걸어온 과거를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고 노무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이 걸어온 과거를 보니 이제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보입니다. 이제 그들을 떠나보낼 때가 됐습니다. 새로운 정당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 세상에서 이제 노무현의 정신을 잇겠다는 사람은 빠지고, 바보같지만 대선 패배에 대한 억울함 책임까지도 감수하라는 뜻입니다.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하고 더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왜곡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민주당은 그들이 살아온 삶처럼 그들만의 세상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노무현의 생각을 따르는 '아이엠피터'는 그가 남긴 민주주의 희망을 앞으로 5년 뒤에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앞으로 민주당을 새누리당과 동일한 정당으로 규정하며 비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