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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박근혜, 유신 박정희가 세운 '국방정신교육원' 부활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장병 정신력 강화를 통한 무형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2014년 1월 개원을 목표로 '국방정신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국방정신교육원' 설립을 토대로 국방부가 정신교육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며, 다양한 콘텐츠를 작성 배포해 군장병 정신교육을 높이겠다고 보고했습니다.

'국방정신교육원'은 말 그대로 군인들의 정신을 교육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원래 유신정권 시절이던 1977년 9월 5일 설립된 '국군정신전력학교'가 전신입니다.

▲국방부 장관 직할로 국군정신학교가 설립된다는 소식을 보도한 기사. 출처:경향신문


1977년 국방부는 전력증강계획의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장병의 자주국방 의식을 고취하는 등의 정신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국군정신전력학교를 설립합니다.

'국군정신전력학교'는 단순히 정훈병과 및 군종병과 장교들이 맡아온 정훈및 정신교육을 각급부대장과 장성급까지 넓혀 이들에게 정신교육을 시킨 뒤 자대 부대원에게 정신교육을 강화할 목적으로 세운 곳입니다. 특히 교육이념을 어떻게 가르칠지 연구하는 목적도 있는데 이곳이 진짜 설립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박정희는 1975년 국방부 초도순시 때 국군정신전력학교를 세우라는 지시를 내리는 데 이런 이유로 국군정신전력학교 설립 근거는 단순히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만 되어 있습니다.

○ 근거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사항」(975년 국방부 초도순시 시)
○ 배경
정부수립 직후부터 국방부는 정훈국을 두고 정신전력에 비중을 두어 군사력 건설을 추진해왔는데, 현실적으로 부족한 국가재정에다가 군사력 증강을 제한하는 국제 여건으로 인해 한국군의 유형적 전력이 미흡한 실정이었다. 군의 전력이 유형전력과 무형전력의 균형적 발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국군은 기본적으로 반공사상에 토대를 두고 숙군을 단행하면서 사상통일과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배경을 살펴보면 더욱 웃깁니다. 군의 전력이 유형전력과 무형전력의 균형적 발전에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한국군의 유형적 전력이 미흡하다는 실정을 보면, 결국 무기와 장비가 없으니 정신력으로 싸우기 위해 정신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배경 속에 '국군정신전력학교'가 세워진 것입니다.

'사상통일'과 '정신무장'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언뜻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까? 바로 북한이 강조하는 말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결국, 북한이 지금 벌이고 있는 정신적 광란처럼 당시 '국군정신전력학교'도 군대 내에서 유신정권을 찬양하며, 한국이 베트남처럼 망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반공 통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

국방부는 2012년 10월 '종북세력은 국군의 적'이라고 규정한 교육자료를 제작, 각급 부대에 배포해 이념교육을 한바 있습니다.

▲국방부가 제작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 표지


'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라는 교재에는 종북세력의 실체를 알아야 하는 이유 △종북세력, 그들은 누구인가 △북한과 종북세력의 연관성 △내부의 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소제목으로 구성됐는데, "종북세력들은 북한정권이 추구하는 대남전략노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존립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제작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폐지가 군을 와해시키는 공작으로 규정하고, 진보세력이 주장했던 주장 또한 종북이라고 간주하는 등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공식적인 정신교육으로 담았다는 점입니다.

'국군정신전력학교'와 국방부가 펴내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를 보면 꼭 빠지지 않는 대목이 있는데 바로 남베트남 멸망입니다. 남베트남의 멸망을 국방부는 이적세력에 의해 패망했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그럴까요?

' 남베트남의 패망은 부정부패와 미군에 의존한 국방'

남베트남은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에 의해 함락됩니다. 박정희는 남베트남의 멸망을 예시로 들면서 '반공'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하며 유신정권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민주주의를 짓밟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남베트남의 멸망은 오로지 공산주의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남베트남의 멸망은 정부관료들의 부정부패와 안이한 군인들의 부패와 미군 국방력 의존도에 있었습니다.

▲북베트남군에 의해 포로로 잡힌 남베트남 관리들


남베트남은 지독히도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심했던 나라였습니다. 얼마나 부정부패가 심했던지 남베트남 사람들은 '차라리 공산주의가 낫다'라고 외쳐댈 정도였습니다. 특히 남베트남군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했느냐면 정규군 55만 명 중 무려 10만 명이 뇌물을 주고 휴가를 받아 일하거나 대학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군벌처럼 군대를 운영했던 남베트남 장성들은 사기업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진급과 보직은 무조건 뇌물이 필요했던 나라였습니다.

남베트남은 미군의 원조로 전투기 600여대, 헬리콥터 900여대 등으로 세계 4위의 엄청난 공군 전투력을 보유했지만, 북베트남이 공격해오는 와중에도 장성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쿠데타를 벌였고, 국방과 전쟁은 오로지 미군에만 의지하고 맡겨놓고 자신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습니다.

국방부와 박정희가 주장했던 이적세력에 의한 시위와 파업은 그들의 부정부패와 군부의 타락에 비하면 아예 얘깃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였으며, 군대의 지휘체계가 군벌에 따라 파벌에 따라 뒤죽박죽된 상황이었기에 북베트남의 공격에도 늘 당했던 것입니다.

▲미군대사관 헬기로 철수하는 남베트남인들


남베트남의 지도층은 아예 전쟁은 미군이 알아서 해준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티우 대통령의 사위를 비롯한 지도층 자녀들은 대부분 외국 유학을 가 있었고, 미군이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정부를 비난했던 티우 대통령은 아예 금괴를 챙겨 미국으로 달아났습니다.

'베트남을 사랑하는 이들은 끝까지 남아서 싸우자'고 외쳤던 응웬카오키 부통령도 망명했고, 남베트남의 참모총장과 군 지휘관들은 대부분 미군이 제공하는 헬기를 타고 미국으로 도망갔습니다.

미국의 엄청난 지원에도 왜 남베트남이 망했습니까? 바로 정권의 부정부패와 비민주적인 정치,쿠데타를 일삼으며 국방을 등한시했던 군 장성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박정희과 국방부는 이런 사실은 숨기고 오로지 이적세력에 의한 교란 때문이라며 종북세력 척결과 반공만을 외쳤습니다.

' 군대에서 가르쳐줘야 할 것은 범죄예방'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는 정신교육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무슨 전투를 위한 훈련에는 철저하지만, 정신교육보다는 사령관이나 부대장들이 편지 형식을 통해 간단하게 ' 부대 내에 성희롱 하지 마라' .'인종차별 하지 마라','술 먹고 범죄를 저지르지 마라' 는 식의 범죄 예방만 강조합니다.

▲군 사망사고 현황, 자살로 판명된 사망사고는 2009년 81건,2010년 82건,2011년 9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군대에서 가장 사망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자살'입니다. 1997년부터 조사한 바로는 매년 100여명에 가까운 군인이 자살하고 있으며, 2001년 이후 줄어들었던 자살이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64% 증가했습니다. 


자살이 군대 부적응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군대에서 이처럼 자살이 많은 원인은 선임병들의 폭행과 군대 내 부조리에 있다는 사실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압니다. 특히 군대는 사망자의 원인을 무조건 자살로 결론 내리는 사례가 많은데 그들이 진짜 자살을 할 수밖에 없던 원인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끝없이 자살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군대의 무형적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지금 대한민국 군대에 필요한 것은 유신시절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었던 '국군정신전력학교'를 부활시킨 '국방정신교육원' 이 아닙니다. 매년 늘어나는 자살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하고, 실효성 없는 '자살 예방 종합시스템'을 뜯어고쳐 제대로 된 자살 예방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국군은 유비무환이란 박정희 대통령의 영도에 힘입어 이미 60년대후반부터 자주국방계획을 추진 주한미군의 단계적인 감축이 현실로 나타난 시점에도 조금도 동요없이 의연하게 자주국방 태세 완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차질없는 총력안보로 전진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신설되는 국군정신전력 학교등의 효율적인 운용을 통해 국방자랍이 더욱 촉진되고 막강한 국군으로 발전한다면 그이상 믿음직으설운 일은 없다고 믿어 국군정신전력학교 설치에 큰 기대를 걸고 싶다. (1977년 4월 11일 경향신문 사설)


국방부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환수에 대해 여러 가지 전제조건을 달면서 목표로 삼겠다고 보고했습니다. 2012년에 이미 환수됐어야 할 전작권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국방력은 시급한 과제가 아닌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자주국방을 외쳤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미군' 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일이 종북이라면서 그들은 주한미군 대신에 스스로 나라를 지키려고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업무보고에서 '국방정신교육원' 설립을 주장한 이유는 보직을 늘려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자, 새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버지 박정희의 지시사항을 36년 후에도 열심히 이행하겠다는 아부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남베트남이 미국에 의존하면서 자주국방을 하지 못하고 사회지도층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도망갔던 사례를 진정으로 분석한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왜 문제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일반 사병에게 이념교육을 하기보다, 장교들과 장군들을 모아다가 과연 그들이 스스로 나라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검증부터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