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언론 '신문고'의 기자이면서 자신을 '길바닥 저널리스트'라 불러 달라는 박훈규 기자, 사람들은 박훈규라는 인물을 기자라고 부르기보다 1인 미디어라고 지칭합니다.
박훈규 기자가 원래부터 홀로 현장을 다니며 취재를 했고, 그의 이런 취재 능력을 높이 사서 언론사에서 함께 일하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길바닥 저널리스트 박훈규 기자는 이상하게도 카메라보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를 더 좋아합니다.
박훈규 기자가 카메라보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그 누구보다 발 빠르게 SNS로 취재 현장을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런 장점 때문에 그의 사진은 제법 속보와 희귀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교황과 유민 아빠가 만난 사진도 많은 언론사 중에 가장 먼저 올린 사람도 박훈규 기자이고, 세월호 유류품 택배 사건의 사진도 박훈규 기자의 작품입니다.
수많은 언론사가 그의 사진을 갖다가 사용하면서도 그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일도 수두룩합니다. 사진은 좋은데, 1인 미디어 나부랭이가 찍은 사진이라 자존심이 상했을까요?
박훈규 기자가 찍은 사진 속 피사체의 얼굴은 거의 클로즈업 수준입니다.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가 아닌 휴대폰이기 때문에 이런 사진들은 거의 피사체의 얼굴 정면에 휴대폰을 갖다 놓고 찍었다고 봐야 합니다.
일반인도 이렇게 자신의 얼굴 정면에 휴대폰을 들이대고 사진을 찍으면 싫어하는데, 박훈규 기자는 도대체 이런 사진을 어떻게 촬영할 수 있었을까요?
박훈규 기자가 피사체와 가깝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만큼 피사체와의 감정적 거리가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가 수많은 취재 현장을 다니면서 쌓아 온 신뢰가 있기 때문에 휴대폰을 얼굴에 들이대도 피사체들은 가만히 놔두는 것입니다.
피사체의 얼굴 가장 가까이 사진을 찍는 박훈규 기자이지만, 그의 사진에는 등장했던 인물들의 뒷모습 사진도 많습니다.
원래 드라마가 아닌 보도 사진에서 뒷모습 사진은 잘 찍지 않는 구도입니다. 그런데도 유난히 그의 사진에는 피사체가 앉아 있거나 걸어가는 뒷모습 사진이 많습니다.
얼굴을 찍지 못해 뒷모습을 촬영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는 유독 피사체의 뒷모습을 촬영할까요?
박훈규 기자는 뒷모습뿐만 아니라 취재 현장에서 엉뚱한 짓을 잘하기로 유명합니다. 국감장에서는 휴대폰 촬영을 하지 않는 관행을 무시하고 의원들을 향해 휴대폰을 들이대거나, 시위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나 채증하는 경찰의 모습을 찍기도 합니다.
일반 언론사라면 데스크로부터 욕 먹을 행동을 왜 그는 취재현장에서 하고 다닐까요?
어쩌면 그가 담고 싶은 것은 그 누구도 취재하지 않는 버림받은 피사체의 애타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기자들도 보도 사진의 정형화된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장에서 그는 피사체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스스로 물어보고 찾아다니고 있는 듯합니다.
1인 미디어가 살아가는 세계는 이러합니다.
기자가 언론이 만든 규칙 속에 데스크의 승인만 기다리고 있을 때 1인 미디어는 피사체가 무엇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알아보며 취재를 합니다.
취재 대상과 기자가 너무 가까우면 저널리즘이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피사체와 가깝게 다가갈 수 없는 기자라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사진 기자와 피사체와의 거리는 기자와 피사체가 생각하고 느끼는 거리와 비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사체와 가장 가깝게 사진을 촬영하는 '길바닥 저널리스트 박훈규'
어쩌면 그는 당신의 힘든 어깨를 지금도 휴대폰으로 찍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1인 미디어 사례를 통한 저널리즘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앞으로도 국내에서 활동하는 1인 미디어의 다양한 이야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여기에 사용된 사진은 박훈규 기자의 작품으로 허락을 받고 사용했지만, 다른 분들은 무단으로 퍼가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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