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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후보, 이러다가 쓰러집니다.



문재인 후보가 어제 태풍 산바로 피해를 당한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보통 정치인들이 이렇게 수해 지역을 방문하면 언론에 보도되는 사진의 코스가 있습니다. 피해 주민을 위로하는 장면, 피해 주민과 함께 수해 복구를 하는 장면, 보통 똑같은 앵글의 사진들이라 어제 문 후보의 수해 주민 방문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각 언론사들의 사진을 모아보면 그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알 수 있는 눈을 갖게 됩니다. 한번 문 후보가 어제 수해 지역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사진으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은 오마이뉴스.문재인 홈페이지,페이스북,연합뉴스에서 퍼왔습니다.)



어느 정치인이나 이렇게 장화 신고 물을 퍼내는 장면은 다 나옵니다. 수해 지역의 피해가 얼마나 심한지, 그리고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의 집까지 들어가 직접 물을 퍼냄으로 힘든 상황을 함께 공감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침수 피해를 입은 집을 도와주러 간 사람은 느끼겠지만, 침수 피해 복구에서 제일 힘든 것은 바로 쓰레기를 나르는 일입니다. 물을 잔뜩 먹은 가구와 옷가지,이불 등은 엄청나게 무겁고, 안고 가자면 몸에 흙탕물이 배어 제일 힘듭니다.


일반적인 정치인이라면 첫 번째 사진처럼 물에 젖은 장판을 돌돌 마는 앵글에서 커트하고 끝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문 후보는 물에 젖은 장판을 들고 나옵니다. 얼마나 힘을 주고 있는지 장판이 구겨질 정도입니다. 장판 들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진짜 무겁습니다. 그리고 장판 밑은 엄청 더러워 들기도 애매합니다.


문 후보를 보면 무슨 자신의 집을 청소하는 사람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장판 정도야 할 수 있는데, 문 후보는 장롱도 옮깁니다. 아무리 안에 아무것도 없는 가구라도, 물에 머금은 장롱은 두 사람이 들기 무겁습니다. 딱 저 사진만 보면 명퇴하고 난 뒤에 이삿짐 센터로 취업한 아저씨 같은 모습입니다. 눈을 보면 앞에서 들고 가는 사람이 보면서 '조심,조심'을 외치는 듯합니다.


앞서 들고 나온 장판과 장롱을 다 모아서 쌓아 놓은 쓰레기 더미에 모두 옮겨놓습니다. 옮겨 놓고 간 사람들이 다 자리를 떠나도 끝까지 쓰레기 더미가 한군데로 정리될 수 있도록 꾹꾹 눌러주는 마무리까지도 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수해 복구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거의 이삿짐 센터 직원 수준입니다. 장롱,장판,서랍장,스피커,주방기구 등 사진에 나온 침수 물품만 옮긴 것을 똑같이 40대 아이엠피터에게 옮기라고 했으면 아마 오늘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정치인들 대부분 사진 찍으러 수해 현장에 가는 관례를 본다면, 문재인 후보는 너무 요령(?)이 없습니다. 대충 3-4가지 물건만 옮기고 주민들과 함께 피해에 대해 위로의 말을 전하는 사진만 있어도, 홍보 효과는 충분히 누릴 수 있었는데, 문 후보는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인지, 진짜 수해복구를 하러 간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이 어디를 방문한 사진을 가지고 분석하는 부분도 정치 블로거로 살면서 주요 관심사 중의 하나입니다. 그것은 사진을 어떻게 찍고,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그가 어떤 생각과 품성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옷이 흠뻑 젖고,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르는 문재인 후보를 보면서, 사람이 적당히 해야지, 저러다가 진짜 쓰러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듭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 이면에 말이 아닌 몸으로 직접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지도자를 언제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문 후보가 흘린 땀방울을 보니 마치 힘든 일을 하고 난 뒤에 마시는 시원한 냉수같은 상쾌함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