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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명숙 '트위터 언팔운동' 왜 벌어지나?



지난 1월15일 민주통합당 당 대표로 당선된 한명숙 대표가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위터에서 언팔운동이라는 상황에 처해져 있습니다.


현재 한명숙 대표의 트위터 팔로워는 16만6,689명으로 지난 주의 16만7,700명으로 거의 1,000명 가량의 팔로워들이 한명숙 대표를 떠났습니다.

트위터 상에서는 스팸이나, 욕설, 비방, 격한 논쟁 등 지나친 운영을 하지 않는 한, 언팔(팔로잉을 했던 상대방과의 관계를 해제)이나 블락을 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벌써 1천명의 팔로워들이 빠져나갔다는 것은 한명숙 대표 언팔 운동이 조직적이거나 그 의견에 확실히 동조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대표는 모바일 투표 등 온라인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에 당선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가 시작에 불과하다면 이 운동이 왜 시작됐는지, 그리고 이것이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분석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 한명숙 언팔운동:무엇이 그들을 화나게 했는가?

도대체 한명숙 대표의 언팔운동을 하는 트위터리안들은 왜 한명숙 대표의 언팔운동을 하고 있을까요?


한 대표에 대한 언팔운동을 하는 이유를 보면 세 가지로 압축시킬 수 있습니다.

▶ 한미 FTA 폐기에 노력하지 않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경고
▶ 석패율제에 합의한 민주통합당에 대한 실망
▶ 김진표 원내 대표 등 구 정치권에 대한 심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있지만 일단 이 세 가지로 볼 수가 있습니다. 한미 FTA 저지는 시민과 민주당이 함께 거리로 나가 함께 저지 운동을 했던 일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민주당이 통합민주당으로 바뀐 뒤에는 흐지부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민주통합당이 계속해서 한미 FTA 폐기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가만히 두고만 보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석패율제'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트위터에서는 한나라당과 별 차이가 없이 구정치인들과 함께 '도로 민주당'이 되었다며 분개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 대한 언팔운동은 민주통합당으로 야권연대가 뭉쳐진 상황을 주도하고 지지했던 시민들이 민주통합당의 당 정책이나 행보에 실망감을 갖고 벌이는 한명숙 개인이 아닌 민주통합당에 대한 언팔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명숙 언팔운동: 통합진보당이 주도한다고?

한명숙 대표에 대한 언팔운동을  비판하는 사람 중에는 지금 벌이는 운동이 '석패율제'로 손해보고(?) 있는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이 주도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석패율제'에 합의했던 민주통합당 때문에 그동안 석패율제에 반대했던 통합진보당 측에서는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석패율제는 통합진보당의 주장을 떠나서 제 개인적인 정치적 판단으로도 현재 한국 정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석패율제는 한마디로 총선에서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켜주는 제도인데, 여기서 논점은 통합진보당이 불리하고 민주통합당이 유리하다는 점이 아닙니다. 물론 통합진보당처럼 소수 정당이 '독일식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훨씬 효과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점은 어느 정책이 좋다가 아니라 (이것은 나중에 다른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현재 석패율제를 도입할 가치도 시기도 무의미하다는 부분입니다. 기성 정치인에게 유리하고, 지역구 타파에도 전혀 도움도 되지 못하는 정책을 굳이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과 합의할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석패율제'반대 때문에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이 무조건 언팔운동을 한다고 보기보다는, '석패율제'를 도입하여 야권을 분열시키는 행동 자체를 민주통합당이 벌이면 안 된다는 야권 지지자들의 움직임과 여론으로 봐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모바일투표 선거법 개정에 찬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문성근 최고위원



■ 한명숙 언팔운동: 민주통합당에 내리는 준엄한 경고

지금 한명숙 언팔운동은 특정 집단이나 지지자들이 벌이는 모습으로 한정 지으면 안 됩니다. 설사 그런 모습이 조금 있다고 해도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정치적 지지를 민주통합당은 온라인에서 강력하게 받고 있습니다. 모바일 투표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는 문성근 최고위원의 시위도 민주통합당이 온라인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끝까지 지지를 받거나 그것이 민주통합당이 무조건 옳은 길로 가고 있기에라는 착각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현재 민주통합당은 시민단체와 야권이 연합한 명실상부한 초대형 야권연대의 중심체입니다. 그렇다면 그 야권연대를 왜 시민들이 만들어 주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 이명박 정권 심판
▶ 반한나라당 정책 대항으로 국민 정책 실현
▶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 정치 개혁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권 심판과 한나라당이 벌였던 재벌 정책을 바꾸고 대한민국 정치 개혁과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 때문에 탄생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통합당이 벌이고 있는 모습은 샴페인을 터트린 것이 아니라 아예 왕궁의 왕좌를 차지하고 어떻게 하면 그 왕좌를 유지할까 고민하는 기득권자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한나라당은 보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면서 당헌과 당규를 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책은 선거용이라고 욕을 할 수밖에 없지만, 표를 잡기 위한 달콤한 사탕과 케이크을 사람들에게 뿌리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밝힌 정강,정책 변화와 국민과의 약속 출처:동아일보


한나라당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들은 기득권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신념조차 버릴 수 있는 사람이고, 욕을 먹어도 표를 얻기 위해서는 사탕발림을 내놓을 수 있는 뻔뻔함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탕발림이 어느 정도 대한민국에서 먹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통합당은 이런 한나라당의 정책이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나라당은 살아남기 위해서 애를 쓰지만, 오히려 민주통합당은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야권연대가 실현되었다고 개혁과 쇄신이 바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야 합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이 현실 정치 때문에 어려운 점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구정치인들과의 야합이나 자신들의 팔,다리를 자르게 만드는 암적존재들마저 함께 껴안고 가는 짓은 시한부 판결을 받은 환자가 깡소주를 퍼마시겠다는 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치] - 민주통합당은 'X맨 김진표'를 버려야 산다

저를 노빠로 칭하는 사람이 많지만, 저는 언제라도 친노인사들의 잘못된 정책이나 행보는 비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가 벌였던 정책에 성공과 실패가 공존했었고, 그를 보좌했던 사람이나 참여정부 인사들이 잘못한 일도 분명히 있었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비판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기에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지금 가장 급한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에 매진할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무너졌습니까? 대한민국 18대 국회 의석 299석에서 한나라당은 172석을(현재는 166석) 보유하고 있고 미래희망연대와 합당을 통해 8석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레이스에서 민주통합당은 마치 총선과 대선에서 이겼다는 승리감에 취해 있습니다. 투표도 시작 안 됐고, 개표도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방심과 착각은 절대 안 됩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당 대표의 언팔운동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언팔했다면 그들 한 사람에게 쪽지와 멘션을 보내며 소통해야 합니다.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반대했다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반짝 소통은 한나라당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치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구적인 집권 정당도 없습니다. 잠깐의 환호와 열망에 취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지지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산다면 그들의 회개와 반성을 기다리며 참았던 사람들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명숙 언팔 운동은 민주통합당에 보내는 시민들의 경고와 애정이 어린 외침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