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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미 FTA 반대표 '황영철'이 수상하다.



한미 FTA 비준안이 한나라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되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외국과의 조약을 5분 만에 날치기 처리한 우리 정치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사건이었습니다. '독재자'에 의해 조종된 '독재국회'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던 뼈아픈 우리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한미 FTA 비준안 날치기 통과를 통해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한미 FTA 무효>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저는 비록 거리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한미 FTA 비준안 날치기 과정에서 의심되는 모든 문제를 자세히 짚고 넘어가는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어제 한미 FTA 비준안 표결에서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황영철 의원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가 국회의원을 향해 무엇을 요구해야 하고, 내년도 총선에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점검하고 기억하고자 합니다. 


 
'한나라당의 유일한 반대표, 황영철 의원'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어제 한미 FTA 비준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협상파로 여야 간의 합의를 시도했던 그였기에 많은 사람이 황영철 의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 공간에서도 그의 소신 있는 반대표가 향후 한나라당에서 밉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황영철 의원의 행보가 조금 수상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에는 현재 비공개회의 선포로 회의기록이 전혀 없다.ⓒ 국회 회의록 화면 갈무리


어제 한미 FTA 비준안 통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한민국의 모든 사회구조와 행정, 산업 체계가 바뀌는 아주 중요한 외국과의 조약을 비공개로 처리했다는 점입니다.

한나라당은 어차피 다 동영상으로 공개되었다고 투덜대지만, 대한민국 국회의 공식적인 자료에는 영상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를 교과서에 넣는 나라가 독재국가에서나 발생하는 국민의 알권리를 차단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국회 본회의를 비공개로 하려면 <본회의 비공개 동의안>이 제출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표결에 부친 후 통과가 되면 국회 본회의장에는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도, 기자도,참관인들도 아예 들어 올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 <본회의 비공개 동의안>을 제출했을까요?

국회 본회의 속기록 발췌 ⓒ 국회 회의록


'반대표를 던졌던 황영철 의원은 왜 비공개를 신청했을까?'

영상이 아닌 국회 속기록에 나온 자료를 보면 <회의 비공개 동의의 건>을 보면 '황영철 의원 외 12인 서명 동의가 발의되었기에' 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한미 FTA 반대표를 던진 황영철 의원이 맞는가 싶었습니다.


황영철 의원이 서명한 회의 비공개에 따라 본회의장은 문이 닫혔고, 중계방송은 물론 이정희 의원이 소지하고 있었던 캠코더마저 압수하려고 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한미 FTA 비준안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큰 외국과의 조약입니다. 비공개라는 것은 마치 밀실정치처럼 자신들이 몰래 처리하겠다는 뜻이고, 이런 일에 반대표를 던진 황영철 의원이 서명했다는 사실이 마치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면 내년 총선을 위한 살아남기?'

황영철 의원의 반대표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 그를 지지하거나, 그를 새롭게 보는 시선들이 많아졌습니다.

황영철 의원 반대표에 대한 트위터에서의 반응


황영철 의원의 지역구를 거론하면서,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트위터리안도 있었고, 그가 앞으로 한나라당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유저들도 많았습니다.

<매국송>을 통해 한미 FTA 찬성표를 던진 한나라당 의원들의 낙선운동이 전개되는 시점에서 황영철 의원은 충분히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황영철 의원은 한번도 하지 않았던 트위터에 자신의 비장한 심경을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고, 자신의 블로그에 본인만이 유일하게 강원도 농민을 위해 반대표를 던졌다는 기사를 스크랩하기도 했습니다.

황영철 의원 블로그 화면 갈무리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니 반대표를 던졌으면 됐지, 머 그리 따지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연예인이나, 일반인에게는 용서와 배려,이해가 필요하지만,정치인에게는 더 엄격한 검증과 잣대를 들이대어야 한다고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야만 대한민국 정치가 살고 나라가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공개회의>를 서명한 황영철 의원의 행보가 수상한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국회 본회의를 비공개로 진행되려면 <본회의 비공개 동의안>이 먼저 승인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당시 국회는 경찰의 삼엄한 통제와 국회 경위들의 출입문 봉쇄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황우여 대표와 한나라당 대변인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국회 사무처에 알아봐야겠다" 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국회 사무처가 아무런 지시도 없었는데 미리 국회 본회의장을 막을 수 있고, 경찰이 투입될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미 FTA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하기 위해 철저하게 계략을 세웠고, 그 꼼수는 결국 통해 대한민국 헌정사상 치욕의 <신묘늑약>이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황영철 의원이 지난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도 반대표를 던진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랬던 사람이 왜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국회 비공개 동의안>에 서명했는지 궁금하고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이럴때 기자라면 취재를 했겠지만 (저 같은 사람이나 관심이 있었나요??)한나라당 의원실에 전화로 취재 요청을 해도 일개 정치 블로거에게 호의적인 국회의원실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에서는 저를 고발하려고 벼르고 있기도 합니다. ㅠㅠ

한미 FTA 비준안 반대표를 던지고 개설한 황영철 의원 트위터


황영철 의원의 반대표를 색안경 쓰고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황영철 의원이 트위터에서 밝힌 소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정으로 농민을 위하는 마음이길 오히려 더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선거는 가장 중요하면서 목숨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한미 FTA 비준안에 찬성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내년도 총선을 생각하면 가슴이 벌렁거리면서 떨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미FTA '5분 날치기' 매국노 명단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방송이, 왜 국민의 알 권리를 국민이 뽑아 준 국회의원들이 배신했는지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얼마나 상식이 무시되고 있는 나라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년도 총선에서는 여의도 국회를 '독재국회'로 만들었던 인물들이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도 국민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국과 청와대, 한나라당을 무서워했던 자들은 국민의 분노 속에 국회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투표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 매국노들에게 내리는 최후의 심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