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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강호동을 영입하려는 한나라당의 무식함



요새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내부에서 쇄신론이 나오고, 20-40세대를 중심으로 SNS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연예계를 잠정 은퇴한 강호동 씨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세금 관련 파문으로 연예계를 잠정 은퇴했던 강호동 씨가 한나라당에 영입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강호동 씨처럼 국민에게 인기가 많거나 유명인을 한나라당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이 영입을 거론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동안 한나라당에 영입된 인물들을 통해, 한나라당이 아직도 무엇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를 분석해보겠습니다.

■ 한나라당 영입 1순위 인물들

한나라당에서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인물 중의 한 명은 안철수 교수입니다. 안철수 교수를 공격할 때는 언제이고, 지금도 한나라당에서는 안철수 교수를 무조건 한나라당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던 9월,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안철수 교수ⓒ한겨레 신문



그러나 안철수 교수는 한나라당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서울시장 출마 논란이 있었던 시점부터 말했던 인물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의 물결이다, 저도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다.”

이런 안철수 교수를 계속 거론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안철수 교수가 가진 '안풍'의 위력을 10.26 재보궐 선거에서 톡톡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마 안철수 교수의 한나라당 영입은 그저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나승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 대변인은 현재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인물론에 가장 맞으면서 영입할 수 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사람입니다. 나승연 씨는 아리랑 TV 개국과 함께 언론 쪽에서도 일했고, 외교관 부친을 따라 영어와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나승연 씨는 평창동계올림픽 PT를 통해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뛰어난 외모로 'PT 여왕'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의 관심과 인기가 급상승했던 인물입니다.

아마 그녀가 영입된다면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임명돼 한나라당의 얼굴로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유명한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트위터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존경받는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특히 이 시대 젊은이들의 아픔과 고민을 들어주고 잔잔하게 위로도 주고 있으며 강의도 인기있는 교수입니다.

한나라당은 '청춘콘서트'처럼 김난도 교수를 통해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시작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가 지닌 명강의를 '청춘콘서트'처럼 끌어올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드림토크'를 변형시켜 한나라당의 20-40 소통을 주도할 인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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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는 조선일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조선일보의 '리더스 콘서트'에도 강연을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영입이 그리 어렵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에 대한 위로와 해결책은 엄연히 차이가 있기에 정치권과의 괴리감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부가 가장 쉬었어요' 저자 장승수 변호사와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현재 지식경제부 R&D 단장 황창규 씨도 영입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특히 장승수 씨는 부자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는 막노동꾼 출신의 서울대 수석 입학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황창규 씨는 '드림토크' 멘토로 예정된 인물이고, 삼성전자 출신이면서 '황의 법칙'으로 유명하듯 연설에도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재입니다.

한나라당이 거론하고 있는 영입 1순위 인물들을 보면 인물 자체로는 아주 대단한 장점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한나라당 입당을 선뜻할지도 의문이거니와 내년 총선까지 빡빡한 일정에 맞추어 그들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관건입니다.

■ 유명인들의 한나라당 영입 그 이후

예로부터 대한민국 연예인들은 보수 집권 여당에 많은 러브콜을 받았고, 구애를 받은 인기 많은 유명 영화배우, 아나운서, 작가 등이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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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한나라당에 영입되어 국회의원까지 당선된 인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인기 법률 프로그램과 '증권 전문가'로 유명했던 고승덕 변호사는 'BBK 소방수'로 한나라당에 영입되었습니다. 그 후에 적극적으로 이명박 대선 후보를 옹호했습니다. 그러나 고승덕 의원과 부인은 '현장경제 연구회' 소속으로 동료의원들과 '국회의원 연구단체 예산'으로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중식당에서 124만5000원어치의 식사를 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7막7장'의 저자로 하버드 대학 출신 홍정욱 의원은 최연소 언론사 CEO출신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노회찬 진보신당대표와 서울 노원 병에서 접전을 벌인 뒤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한나라당 내에서 한- EU FTA 비준안 기권표를 던지고, 'FTA 물리적 저지 않겠다'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병역을 위해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대 제대했다는 홍보가 사실은 부모의 환갑에 맞추어 귀국해 고작 6개월 공익근무를 했고, 언론사 사주로 업무상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점을 미루어 근래에 보인 정치 행보가 자신의 이름을 높이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한선교의 좋은 아침'으로 주부층에 인기가 높았던 한선교 의원은 친박무소속 연대로 출마한 뒤에 한나라당에 복당한 국회의원입니다. 'KBS 도청의혹'과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종편 극비회동'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밤의 TV연예'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의 MC를 맡았던 유정현 의원은 촛불집회 당시에 인간사냥이라는 '검거 포상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고, 각종 루머에 늘 시달린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방송과, 저서, 그리고 전문가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한나라당 영입 인물들의 현 상황을 보면, 그리 뚜렷한 성과나 정치적 인기는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한나라당 입당으로 기존에 가졌던 인기마저 뺏긴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 대한민국 정당 정치의 한계, 특히 보수 우익 세력들이 가진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숭배와 맹목적인 동참이 합쳐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강호동보다 더 무식한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그동안 쌓아놓은 정당 지지도에서조차 민주당에 밀리고 있습니다. 우선 아래 도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시기별 정당지지도 조사를 합산한 정당지지율ⓒ 피앤씨피포트



기존에 민주당보다 우위에 있던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선거 이후부터 급격하게 정당지지도가 추락했습니다. 특히 서울시 주민투표 이후에는 민주당에 추월당했고, 정당 지지도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나라당은 20-40 세대와의 소통 부재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한나라당이 가졌던 문제점에 대한 처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국민 대다수가 한나라당이 도덕성이 나쁜 정당으로 신뢰도를 잃었고, 정당 정치에서 서민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했는데도 말로만 서민 정치를 하겠다는 행보와 그저 단편적인 쇄신 방안의 한계입니다.

한나라당은 지금 시점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처방만으로 너무 약한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극약처방 이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특히 반한나라당을 자처하는 인물들은 그동안 사회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로 국민의 민심을 얻었지만, 지금 한나라당이 영입하려는 사람들은 너무 약합니다.

여기에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인 엄기영 씨의 강원도지사 선거를 봐도 단순한 인지도와 정치 인지도는 확연히 다릅니다. 특히 문화 예술인들이나 사회 저명인사가 얼마나 사회 참여, 그중에서도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런 점은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단순히 인기가 많은 유명인만을 영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MBC 화면 갈무리


강호동 씨는 차인태 아나운서의 정치입문 질문에 '정치를 한문으로도 못 씁니다'라고 답변하면서 정치 입문은 생각조차 못한다는 생각을 내비쳤습니다.

정치(政治)라는 한문을 그대로 해석하면서 나라를 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정(政)은 바르게 자신을 다스린다는 뜻이 먼저 들어가 있고,(바를 正/회초리를 치다 攵) 치(治)에는 물의 넘침을 막거나 피해를 극복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 氵= 水/건축물 台)

이것을 현대 사회에서 행정이나 법의 제정 관점보다 한문의 어원적인 동양사상으로 나가면, 자신이 먼저 바른 삶을 살고, 그 이후에 남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군자와 같은 어진 이를 의미합니다.

ⓒMBC 화면 갈무리


한나라당은 정치의 근원인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하고 어려운 이를 돕는다는 뜻조차 모르고 자신들만의 권력과 부를 위해 부정부패를 일삼는 집권 여당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들은 정치하기에는 너무 가진 것이 많고 자신들의 허물 또한 고치지 않고 정치판에 불나방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정치를 한문으로 쓰지 못한다는 강호동 씨를 영입하려는 한나라당은 강호동 씨보다 더 무식하고 정치를 쌩판 모르면서도 정치판에 악착같이 버티고 있습니다. 자기를 깨끗하게 다스린 후 남을 도와야 하건만 이들은 자신의 악취를 대한민국 전역에 퍼뜨리며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