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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외로워서 죽었다는 망언을 반박해주마



송석구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망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습니다.

송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저가 서울이 아닌 진영(김해 봉하마을)으로 가니 외로워서 죽은 것” 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사저를 잘못 선정하고, 권력에서 떨어진 외로움으로 죽었다는 식으로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송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이 사람이 의대 총장으로 있던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무지하고, 아무런 자료도, 증거도 없는 늙은 노인네의 술주정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헛소리라고 듣기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송석구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증거를 가지고 반박하겠습니다.

■ 봉하마을 방문자 '연간 130만명' 무엇이 외로웠는가?

송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가서 외로웠다고 했는데, 일단 이 외로움을 수치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김해시 관광과 집계와 노무현 재단 자료 등을 참조해서 합산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들어서기 전에는 한마디로 마을 주민 120여 명만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들어서기로 결정되고 건축을 하면서부터 방문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저 건축 중에는 평일 200-300명, 주말 500-최대 2,000명이 왔었고, 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평일 1,500-3,000명, 주말 5,000-7,000명이 방문했습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일주일간은 전국에서 100만 명의 참배객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서 방문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노무현재단

노무현 대통령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은 연일 밀려드는 방문객들 때문에 주차장과 도로가 매일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제주도 어느 관광지를 가도 이토록 많은 관광객이 매일 오는 관광지가 없는데,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이 내려가기 전이나, 살아생전이나, 돌아가셔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몰려 들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실 적에는 그와 만나 이야기를 듣고자 했고, 서거 이후에는 묘역에 참배하여 애절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단일지역으로 전국에서 방문자가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곳이 바로 '봉하마을'인데 어떻게 외롭다는 표현을 쓸 수가 있을까요? 송석구 위원장이 말하는 외로움의 기준을 방문자 수에서 찾는다면 '봉하마을'은 외로운 것이 아니라 너무 인기가 많아 놀이동산처럼 미어터지는 곳입니다.

마을이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콤바인을 이용해 친환경 쌀을 추수하는 모습ⓒ 노무현재단

■ 귀농인 노무현의 새로운 인생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내려가 외로웠다는 송 위원장의 발언이 단순한 수치상의 문제가 아니라 활동영역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역대 대통령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처럼 퇴임 이후가 더 바빴던 대통령이 있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을 제가 존경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가 귀농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귀농과 귀촌에 대해 연구하는 저에게 노무현이란 사람은 대통령을 떠나 귀농인의 롤모델로 충분한 존재입니다.
[소시어컬쳐/귀농과 귀촌,자연주의] - 귀농인 노무현을 통해 본 귀농과 귀촌

귀농인으로 '친환경 오리농법'을 도입하고 영농법인을 만들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책을 집필하고, 봉하마을에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서 하루 24시간이 바빴던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특히 그가 봉하마을을 생태마을로 꾸미고자 노력했던 사실은 전 세계 환경운동가나 친환경 농법 연구가에게 많은 호응과 지지, 그리고 놀라움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화포천,봉화산 숲가꾸기'.'잘 사는 생태마을'을 직접 실천에 옮긴 사람입니다. 그를 통해서 지역사회와 경제가 살아났고, 40여 가구 120여 명의 낙후된 마을이 변화되어 새롭게 재탄생했습니다.

진짜 새마을 운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전직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정치가 아닌 환경과 생태,농촌,자연을 살리는 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외로움이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산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 이명박을 살리겠다고 죽은 자를 욕보인 송석구

송석구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도 진영에서 태어났으나 성장 후 생활 대부분을 타지에서 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발언했습니다. 결국 송 위원장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문제를 해결하가 위해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갖다가 붙인 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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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불법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노무현 대통령을 빗대어 말한 것이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사저 장소인 경기도 근처가 못마땅하다는 말을 하기 위함입니다.

국민소통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통합위원회 ⓒ 홈페이지 갈무리


사회통합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대한민국의 이념적 갈등과 사회 계층간의 부조화 등을 통합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기구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세금으로 예산이 집행되는 곳입니다.

이런 기구의 수장이 국민이 모두 반대하고 법을 위반한 내곡동 사저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여론에 밀려 경기도로 쫓겨날 이명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심각하게 삐뚤어진 권력욕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국민소통창구를 운영하는 기관이 국민이 반대하고, 국민조차 법의 제재를 받는 가장 기초적인 법을 위반한 대통령에게 국민이 걱정하고,싫어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직언을 하지 못할망정 그를 옹호하는 모습은 지금 이명박 정부를 둘러싼 인물들이 어떤 자들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것도 피를 토하고 분한데, 자신에게 권력을 준 자를 위한 과잉 충성심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욕보인 것은 망언이 아니라 돌에 맞아도 싼 행동입니다.

■ 권력에 외로웠던 대통령,그러나 국민스타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 측은하기도 불쌍하기도 그러나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그의 퇴임 이후를 보면 어느 권력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대선이나 총선,그리고 서울시장 선거 등을 앞두면 기존 권력자들을 무조건 찾아갑니다. 그들이 여태 지녔던 조직과 권력에 아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러분은 전직 대통령 사저에 가본 적이 있습니까? 전두환, 김영삼,노태우의 집에 가려면 검문검색 때문에 집 대문에도 못 갑니다.

대선 후보로 출마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전두환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이 찾아간 김영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나경원의 손에 키스하는 김종필

노무현 대통령은 '봉하마을'에 내려가고 정치인들이 찾기는커녕 그를 매도하고,그를 어떻게 하든 재판정에 서게 하려고 난리를 쳤습니다. 오히려 그가 죽은 뒤 묘역을 참배하고, 죽은 자에게 사과하여 자신이 이제 국민에게 다가서는 인물이었다고 홍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쳐다보지도 않고,만나 주지도 않았던 4.3사건 유족들을 퇴임 이후에도 위로해주었고, 정치를 모르고 그를 찾아왔던 수많은 이들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자세를 낮추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퇴임 이후에 똑똑히 보겠습니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만큼 자신의 집을 당당하게 개방하고 국민들이 얼마나 그의 집을 찾아오는지를 (물론 엄청많을 MB심판을 요구하는 사람은 제외)

어쩌면 송석구의 말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외로웠습니다. 철저하게 권력에 외로웠고, 정치인들에게 외면받았습니다. 권력과 정치인에게 버림받았지만, 평범한 국민에게 사랑을 받았던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저 또한 이 땅의 힘없는 국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