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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구원투수 박근혜 등판이 한나라당을 살릴까?



한나라당이 해체의 위기까지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의 쇄신 요구로 골치를 안고 있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게 '선관위 디도스 공격'은 그가 이제 패전투수로 낙인이 찍혀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하는 사태까지도 왔습니다.

특히, 친박계열 및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은 10.26재보궐 선거 이후에 당지도부에 대하여 제대로 운영하라는 요구를 계속했는데, 변화구는커녕 어처구니없는 만루홈런을 맞은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한나라당의 문제에 대해서 신당 창당론, 당명 개정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주목받는 것이 바로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방안입니다. 이 주장을 따르면 현재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모두 사퇴하고 새롭게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박근혜 의원을 한나라당 대표나 최고위원으로 지정하여 무너져가는 한나라당을 살리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러나 몰락해가는 한나라당을  박근혜 전 대표가 나온다고 바뀔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오늘은 과연 박근혜 전 대표가 등판하는 배경과 그녀가 가진 힘의 한계를 분석해보겠습니다.

■ 예견된 박근혜 띄워 주기.

종편 채널이 개국하자마자 TV 조선을 비롯한 동아,중앙에서는 박근혜 인터뷰와 기사가 연일 방송되었습니다. 여기에 단순한 정치인 박근혜가 아닌 마치 독재시절 박정희를 띄워 주는 듯한 모습처럼 박근혜를 띄워 주었습니다.

종편개국 특집으로 TV조선에 출연한 박근혜 ⓒTV조선 화면 갈무리


TV조선에 출연한 박근혜를 향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박근혜를 띄워 주었던 조선은 사실 그 전에는 박근혜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던 자들입니다. 그러나 종편개국에서 연일 그녀를 띄워 주었다는 모습은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10.26재보궐 선거부터 박근혜 등판론이 대두하였지만, 그녀의 능력이 '안철수 열풍'을 과연 잠재울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던 까닭에 그녀를 향한 불안한 시선은 계속되었고, 선거에서 그녀의 힘이 결국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파워는 아니었다는 사실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그나마 '박근혜 대세론'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한마디로 남아있는 구원투수가 없다는 이유로 '디도스 공격'이 있기 전부터 그녀를 띄워 주기 시작했습니다.

TV조선을 비롯한 종편채널이 그녀를 앞장세우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그녀가 월등히 잘해서가 아니라 남아 있는 투수가 없기에 그녀라도 등판시키지 않으면 아예 콜드게임으로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런 식의 띄워 주기는 아예 하지 않으니만 못한 결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왜 그녀는 모르고 있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박근혜가 나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디도스 공격'은 친박계에게는 박근혜 띄워 주기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사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박근혜 등판으로 한나라당이 얻을 수 있는 것

박근혜가 구원투수로 등판한다면 한나라당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분석해보겠습니다.

 


박근혜의 등판으로 제일 먼저 한나라당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홍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그들을 향한 책임론 추궁이 박근혜의 등판으로 더는 없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한나라당을 떠났던 지지층을 박근혜 지지층으로 물갈이하면서 한나라당은 새로운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등판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현재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겨누어지는 칼이 한나라당과 함께 나오는데, 그 칼을 분리할 수 있으며, 향후 친이계를 흡수하고 그들이 모색하는 반란을 사전에 차단하여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보면 박근혜 등판은 한나라당이 지금 내밀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로 보입니다.

■ 박근혜의 구질은 이제 국민에게 읽혔다.

박근혜의 가장 강력한 공은 '침묵'과 '수첩'입니다. 그녀는 스스로 '수첩공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인물입니다.

[정치] - 박근혜의 어이없는 자칭 '수첩공주'페이스북 페이지

그녀에게 '침묵'과 '받아쓰기용 수첩'은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비난을 모면하기에는 아주 좋을지 몰라도 팀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강력한 변화구나 빠른 직구를 통해 상대 타자를 삼진아웃 내지는 땅볼 처리해야지, 가만히 있다고 타자가 아웃되지는 않습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에 올라온 박근혜 인터뷰관련 톱뉴스 제목들 ⓒ조선닷컴 화면 갈무리


박근혜 기사와 언론플레이를 보면 국민을 향한 정책이 아닌, 그녀의 개인적인 미모와 별명, 소개팅 등 여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모습입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이 별다를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독재자 아버지 박정희 때문에 언론을 조작한 띄워주기에 아주 익숙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신문 구독자가 제일 많이 보는 만화 섹션 옆에 항상 나오는 박근혜 기사


지난 시절 박근혜는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대신하여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그녀의 행보를 모든 언론사는 가장 인기 있는 지면인 만화 옆자리에 박근혜 기사를 배치하는 충성심을 보였습니다.

청와대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었다고 보입니까? 청와대에서 오랜 세월 살면서 제대로 가정교육 받은 집안의 자매가 재산을 놓고 싸우고, 아들은 마약과 사건 사고의 단골 주범이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무기는 강속구도 아니고, 낙차 큰 변화구도 아닙니다. 그녀는 오로지 벤치에서 감독에게 사랑받고 연봉만 높으며 콧대 센 투수에 불과합니다. 과연 그녀가 아무도 없는 마운드에 홀로 섰을 때 어떻게 타자를 상대할지는 지금 보인 것도 나온 것도 없습니다.

제가 박근혜 등판을 걱정하는 것은, 그녀가 아직도 위기를 구해줄 완벽한 구원투수라고 믿을 수 있는 일부 국민입니다. 그녀가 가진 구질은 별것도 없지만 모두들 그녀만 등판하면 승리할 수 있고,우승까지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습입니다.

탁구대회에서 시구하는 박근혜 ⓒ연합뉴스/국가기록원


박근혜는 한나라당과 보수우익에는 가장 강력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팀이 승리할 수 있는 구원투수는 절대로 될 수 없습니다. 국민이 고통 받고 죽어나갈 때 그녀는 청와대에서 아버지와 함께 권력과 부를 누리면 살았습니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대한민국이 경제,노동,복지,정치 등 총제적인 난국에 빠져 있을 때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습니까?

야구를 아는 사람은 큰 경기나 위기에 처했을 때는 노련한 투수나 제구력이 강한 투수를 내보낸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것은 경험 있는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는 한나라당과 청와대에서는 아주 인정받고 귀여움받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과연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위기와 국민의 아픔을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가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무기력한 공을 향해 국민이 제대로 홈런을 쳐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이 승리하는 역전게임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