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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박원순 폭행女' 영장 기각이 밝힌 명쾌한 해석


박원순 서울시장을 폭행한 여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며,법원은 한 달간 치료 감호소에서 정신적 감정 조치를 할 것을 결정했다" 라고 밝혔습니다.

법원의 이런 결정에 따라 박씨는 국립법무병원 명칭의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됐습니다. 공주치료 감호소는 말 그대로 정신질환으로 범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치료하는 속칭 '정신병원'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폭행을 저지르고 정신질환자로 분류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정신질환자로 분류 받기 위해서는 변호사와 정신과 의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박원순을 폭행한 여인은 초범도 아니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녀는 멀쩡한 사람이었고, 보수우익(이라 쓰고 수구꼴통이라 읽습니다.)에서는 '우국지사'로 불린 인물입니다.

이런 그녀를 구속하지 않고 한 달간 치료감호를 결정한 법원의 결정을 보면 너무 황당하지만, 그 안에는 그녀에 대한 법원의 명쾌한 해석(?)이 담겨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빨갱이'라고 부르짖는 사람들

박원순 시장을 폭행했던 여인을 비롯한 많은 보수우익은 이명박 정권을 반대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호칭하고 욕설을 퍼붓습니다.


2010년 6월 국회에서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사건 해결의 현 단계와 과제'라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아주머니 한 명이 행사장에 난입하여 고함을 쳤습니다.

"김대중,노무현 같은 이 빨갱이 같은 족속들!! 밥 먹는 것도 아까운 놈들!! 이 인간 같지도 않은 빨갱이들!!. 나라 경제 다 망친 놈들!!"

저 여인이 박원순 시장을 폭행한 여성과 같은 인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조선일보 기사 ⓒ 조선일보 화면 갈무리


일부 단체와 사람만이 저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선일보와 중앙,동아 일보는 뉴라이트 연합 사무처장 출신이 만든 "방송개혁 시민연대"가 발간한 '방송장악 출격 보고서'라는 출판 보고회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KBS,MBC는 좌파정권의 선전선동 사령부 역할을 맡았다고 하는데,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오히려 노무현 정권은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들의 폭탄으로 좌파정권, 그리고 무능하고 나쁜 정권으로 낙인찍힌 피해자였을 뿐입니다.

흔히 좌파정권이라는 말은 사회의 변혁을 추구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불리지만, 한국에서는 좌파라는 말은 '공산당','빨갱이'라는 말이고,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척결되고 학살해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좌파정권이었다고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이들을 빨갱이 정권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10년 동안 좌파정권이 존재했는데, 남한이 공산주의 국가로 변모하지 않았는지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이번 법원의 판결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좌파로 분류하는 조중동이나, 보수우익, 박원순 시장을 폭행한 여성 모두가 같은 사상을 가진 동일 부류의 집단으로 명확하게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물론이고 빨갱이와 좌파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박원순 폭행범과 동일한 집단으로 규정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폭력을 자행하는 보수우익이 살아남는 이유

대한민국에서 좌익을 말하면서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우익은 폭력으로 남한을 전복시키려는 집단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빨리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항상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과 단체가 오히려 폭력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가스통을 차에 매달고 사람을 향해 돌진하거나,군복을 입고 가스총을 쏴대는 사람이나, 가스통을 뿜어대는 저 사람들이 늘 주장하는 말이 '좌익 척결','빨갱이'라는 구호입니다. 

멀쩡하게 시민을 폭행하고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를 공격하는 저들은 법의 심판이 아니라 오히려 법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군복 및 군용장구 단속에 관한 개정법률' 위반은커녕 아직도 총포류 단속법에조차 걸리지 않는 저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도 한국전쟁처럼 '빨갱이'라는 말 한마디에 경찰과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규정지을 수 있습니다.

뒤통수를 때리고 뺨을 때린 행위나 가스통으로 시민을 위협하는 행위는 전부 폭행과 폭력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빨갱이'를 몰아내려는 정부의 친위 돌격대이기에, 예전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던 '극우 반공청년단'처럼 경찰의 하수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보수우익에 대한 법원의 공식적인 해석

박원순 시장을 폭행했던 여성의 아들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시점에 트위터로 올린 멘션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박원순 폭행女의 아들이라고 주장한 트위터 이용자는 트위터를 통해 '박원순이를 좀 건드렸다고','저 같은 젊은 놈도 못하는 일'이라며 그녀의 폭력을 마치 별거 아니면서 정당한 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상에서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폭력과 난동을 구분 짓지 못하는 저 모습이 현재 보수우익(이라고 쓰고 수구꼴통이라고 읽는다는 점을 기억하시길)과 그런 논리를 따르는 사람들의 현 주소입니다.

어떤 사람은 뉴라이트 연합이나 조갑제와 같은 보수우익은 절대로 저런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지만, 그들은 이론을 제공하고 행동은 저런 아줌마부터 가스통 할배로 이어집니다.


이름도 인물도 듣지도 보지 못한 이상한 단체들이 신문에 광고를 싣고, 집회할 때마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만들려는 사람들을 '친북좌파','종북단체','빨갱이'라고 부르며 아예 북한으로 가라고 합니다.

그들은 북한을 지칭하거나 북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고, 오로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만을 모색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오로지 '빨갱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규정짓습니다.

어떤 이는 조갑제와 같은 보수우익과 저런 사람들과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친북좌파척결대회에 참석한 조갑제 ⓒ 연합뉴스



'친북좌파 척결대회','종북단체 추방대회'와 같은 집회나 XXX군인회처럼 군복을 입고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드는 곳에 가면 조갑제 씨와 같은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나 라이트 코리아를 비롯한 조중동,조갑제 등과 같은 인물들은 모두가 같은 사상을 가지고 그 사상을 말로 하느냐, 아니면 폭력을 행사하는 친위 돌격대와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번 법원의 박원순 폭행女의 치료 감호 결정으로 우리는 이제 보수우익을 대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들의 소리는 모두 정신 질환자들이 하는 소리라는 결론입니다. 아마 법원에서는 맨정신으로 보통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국민을 '빨갱이'라고 부르지 못합니다.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만이 그렇게 당당하게 '김대중,노무현은 빨갱이다'라고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SNS와 온라인, 그리고 거리나 술집에서 보수우익이 '빨갱이'라고 외치면 112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폭력을 동반한 정신질환자는 112에 신고하면 출동하여 119와 함께 이송조치를 해줍니다. 만약 너무 심각하다면 이번에 서울아산병원에서 성공한 `싸이코서저리(psychosurgery)‘도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박원순 폭행女 사건을 통해,대한민국의 민간인 학살 주범들과 그들을 옹호했던 정권, 그리고 지금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사람을 '빨갱이'라고 부르는 보수우익의 실체는 '격리를 통한 치료 구금을 요하는 정신질환자'라는 법원의 공식적이고 명쾌한 해석이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