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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재연되는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앵벌이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한나라당을 쇄신하기 위해서 '천막 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 당 개혁안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현재 한나라당이 사용하고 있는 중앙당사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기자들을 모아 놓고 밝혔습니다.

국민이 한나라당을 비판할 때마다 끊임없이 나오는 말이 '천막 당사 정신'입니다. 이번 홍준표 대표의 당 쇄신안도 천막당사 시절처럼 아예 한나라당의 중앙당사를 폐지함으로 한나라당을 개혁하겠다는 의지인데, 이런 말에는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천막당사 시절부터 찾아보겠습니다.

■ 단 84일 만의 천막당사 생활이 그리 자랑스러운가?

한나라당은 2002년 대통령 선거 직전 현대자동차그룹 100억 원,SK 100억 원, LG 150억 원, 삼성 152억 원 등을 수백억 원의 불법대선자금으로 '차떼기당'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으로 한나라당은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새 대표로 취임한 박근혜는 중앙당사를 떠나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관 터에 천막을 설치하고 한나라당을 이전합니다.

한나라당 현판을 떼어가는 박근혜 대표와 불법 천막당사 ⓒ 오마이뉴스


천막당사로 옮긴 뒤 박근혜 대표는 천막당사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국민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일시방편으로 천막당사에 온 게 아니다,여기서 총선을 치러내고 새 설계를 해서 거듭날 때까지 천막당사를 떠나지 않겠다"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는 국민을 위한 쇼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그들의 천막당사 생활은 단 84일 만에 끝났습니다. 불법건축물에 대한 논란으로 옮겼다고 했지만, 그런 사실조차 검토하지 않고 무조건 천막당사로 옮긴 모습은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자신들의 불법과 잘못을 모면하려는 태도 이외에는 봐줄 것이 없습니다.

총선 직전에 벌인 천막당사 쇼를 통해서 이들은 17대 총선에서 121석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 후 곧바로 6월에 천막당사를 떠나 강서구로 당사를 이전했습니다.

실제로 그 당시 한나라당의 개혁이 성공했는가? 에 대한 물음에 한나라당은 성공했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그것은 한나라당에 가장 중요한 금배지를 손에 쥐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때 한나라당이 해야할 진정한 개혁은 없었다고 저는 봅니다.

특히 늙어빠진 한나라당에 가장 필요했던 젊은 피에 대한 수혈은 그저 형식에 불과했고, 그런 젊은 피를 외면한 결과 지금까지도 당 쇄신론을 요구하는 소장파 의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 당 개혁을 외쳐봤자 잿밥에 정신 팔린 청와대

한나라당 혁신파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신성범, 정태근 의원 5명은 한나라당의 쇄신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서한에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걸친 쇄신안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 쇄신의 시작을 왜 이명박 대통령을 타겟으로 했느냐는 점입니다.

이들은 지금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비판을 받고 국민이 한나라당을 외면하는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로 이어진 국정운영에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병의 원인을 확실히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에 과연 귀를 기울여줄 사람이 있을까요?


청와대는 지금 한미FTA에 온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굳은 의지로 큰소리 치고 온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속한 한미FTA 통과는 제일 급선무이자 당면과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혁신파 의원들이 보내 대국민 사과 서한은 짜증 나면서,확 패버리고 싶을 정도의 정신 나간 소리로밖에 들리지가 않습니다.

여기에 친이계 의원들은 '쇄신 중독도 아니고 또 쇄신 연판장이냐'라며 이들의 서한을 깔아뭉개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 중에는 한나라당의 쇄신이 필요한 이유는 금배지와 권력 때문이지, 그것만 유지해준다면 누가 무엇을 한들 괜찮다는 의식의 환자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한나라당은 지금 무엇이 그들을 말기 암 환자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지 알면서도, 현재의 달콤한 술에 취해 온몸에 독주를 퍼붓고 있는 것입니다.

■ 한나라당의 개혁에 누가 동참할 것인가?

홍준표 대표는 '중앙당사 폐지'를 추진하면서 현재 1억 2천만 원이 드는 당사유지비를 아끼면서 원내 정당으로 새롭게 바뀔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쇄신안을 보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나온 민심을 반영한 듯 보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그들의 개혁에 누가 동참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우선 비례대표 50% 국민참여 경선에 참여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마 한나라당을 지지해주는 노령층이나 강남 부자들 이외에는 없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국민 참여일까요? 지금 한나라당이 곪아 터진 병균들이 더 한나라당을 악화시키는 요인밖에는 안 됩니다.

정치 신인 공개 오디션을 주장하고 있는데, '청춘 콘서트'의 인기를 따라 시도하는 한나라당의 '드림토크'조차 출연진들이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하고 있습니다.

[정치] - 짝퉁 나꼼수,'한나라판 청춘콘서트'의 한계

말은 개인적인 사정이지만, 그들도 한나라당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 20-40대 세대에게 지탄 받는 상황이 뻔히 보이는데 굳이 참여할 이유는 없습니다. 좋은 인재, 제대로 된 인물들이 한나라당에 오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 신인 공개 오디션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정치는 인간이 중요합니다. 한 인물이 어떻게 정치를 하는가에 따라 정치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풍'이 지금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것입니다. 보수우익이라고 말하면서 권력과 부를 추구하는 인물들이 몰려드는 한나라당의 개혁은 사람만 많을 뿐이지, 진정한 개혁을 할 인물들은 오지 않습니다.


이번 대통령 국민 사과를 요구했던 의원 중의 한 명인 정태근 의원은 (미문화원 점거사건 복역/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인터넷 본부장/보수우익 신문도 그의 비판을 가끔은 종북 타령) 트위터에서 현재 한나라당의 소통 문제를 정확하게 짚고 있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은 진정한 소통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바로 잡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천막 당사'의 화려한 쇼의 성공을 기억하며 다시 '중앙당사 폐지'를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은 1억 2천만 원짜리 임대료에 딴지를 걸지 않습니다. 그 정도 금액보다 수천배 많은 정치자금을 받는 그들의 뒷거래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건물만 옮기면 개혁이 되고, 다시 국민이 그들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천막당사' 쇼에 현혹돼서 121석이라는 금배지를 한나라당에 주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습니다. 또다시 그들의 불쌍한 구걸행각에 휘말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국민의 마음은 앵벌이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