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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홍준표, 대학생과 맥주 마시다가 혼난 사연



한나라당이 10.26재보궐선거 패배의 요인이 20-40 세대와의 소통 부재 때문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젊은 층과 소통에 나서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그에 관련된 행사의 일환으로 홍준표 대표가 '타운미팅'이라고 부르는 대학생과 생맥주를 마시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대학생들은 홍 대표를 향해 날이 선 비판을 여과 없이 쏟아냈습니다.

“한나라당은 항상 (국민보다) 높이 있는 것 같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고 유명환 장관 특채 사건도 일어난 것처럼 특권을 늘린 당 아니냐?”
“한나라당은 부자들만 잘살게 하는 부자정당 이미지라서 싫다. 우리를 안아주지 못하는 당 같다.”
“한나라당은 2006년 당시 강재섭 대표가 대학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 이후 5년 만에 대학생과 만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고도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번에 (기초단체장 선거) 8곳에서 이겼다:홍준표)이긴 것만 생각하지 말고 진 선거에서 왜 졌는지를 생각해 보라”


대학생들의 비판을 듣고 있던 홍준표 대표는 나름의 답변과 자기주장을 내기 바빴습니다. 아니 얼치기 논조와 자신만의 똥고집으로 요상한 말만 하기 여념이 없었습니다.
 

“18대 때 당에 들어온 판검사들이 제대로 한 게 없어 내년에는 대폭 줄이겠다”
“판검사 출신들은 자신이 잘났다는 사람이 많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젊은 남녀를 청년 비례대표로 뽑겠다”
“남자의 경우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면제자는 안 된다”

"우리 대통령(이명박 대통령)은 절대 돈을 안 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돈을 다 받았어도 이 사람은 돈을 안 받았다. 주변 사람들이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학생 등에게) 남자를 사악한 거 만나면 아무리 돈 많고 권력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남자가 좀 어리숙해야 한다. 똑똑하면 꼴값을 한다."
"내가 겨우 3개월 전에 주류가 됐다. 그런데 꼴같잖은 게 대들고 X도 아닌 게 대들고. 이까지 차올라 패버리고 싶다. 내가 태권도협회장이다.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더러워서 참는다."
"안 교수가 정치판에 들어오면 한 달 안에 푹 꺼진다.대한민국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하나 갖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겠나.대한민국 정치판은 밖에서 프레시(fresh)한 사람이 들어와도 망가지게 돼 있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 좋은 마음으로 정치판에 들어와도 이들을 이지메(집단 따돌림) 하고, 키워주지 않는 게 정치판이다. 밑에서부터 커 올라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가 신비주의로 등장해 반짝한다고 해서 (나라를) 맡길 수 있나"


홍준표 대표의 '타운미팅'은 2040 소통을 위한 자리였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말들은 최고 여당 대표를 앞에 두고도 전혀 굴하지 않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그를 향해 던져진 모습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청와대와 부처가 외부 인사를 포함해 팀을 짜서 각계와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만들라. 정책의 중요도, 국정운영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라”

그러나 이렇게 소통을 강조해도 국민은 믿지 못할 뿐 아니라, 저들의 모습은 소통의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 소통의 가장 근간인 언론을 죽여놓고 소통이라니

이명박 정권은 태생부터 소통이 아닌 입을 틀어막기 바빴던 정권이었습니다. 인수위 시절에는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를 하더니 '방송통신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자신의 최측근 최시중을 임명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자기 발아래 두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왜 방송에는 이런 이야길 들을 수 없나요?" 입니다. 공중파 방송과, 신문에서는 전두환 시절처럼 '땡전뉴스' 형태의 방송만 나오고 있습니다.

<편파보도>, <누락방송>,<왜곡보도>가 판을 칩니다. 이런 일은 10.26재보궐 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방송이 언론으로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가요? 방송사 PD와 기자들은 사실 보도를 하면 좌천되고 해고당하고 징계를 받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수많은 프로그램이 폐지되었습니다.


 

종방 후 울먹이는 박사임 앵커를 위로하던 송재헌 CP ⓒ오마이뉴스 전관석'


정권이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기본은 언론입니다. 그러나 이 언론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난도질하고, 입에 재갈을 씌워놓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었던 국민이 분노하자, 이제는 소통하겠다고 난리를 칩니다.

귀와 눈과 입을 막아놓고 나는 너와 이제 대화할 것이야라고 말하는 저들의 표정이, 가증스러움을 떠나 싸이코 살인범처럼 무섭기까지 합니다.


■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네티즌과 국민을 잡아 놓고 소통이라니.

<쥐벽서 사건>,<미네르바 사건>을 통해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 함부로 이야기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이뿐만 아닙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언론이 죽자, 국민은 온라인과 SNS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내세웠습니다. 그러자 포털과 댓글을 통해 네티즌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10.26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자신들을 패배시킨 사람들을 찾아내 복수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정치] - 선거패배 한나라당의 '치졸한 복수극' 이 정도라니

아니 선거기간에도 이들은 벌써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무조건 임시차단과 삭제를 해놓고 국민의 목소리를 막았습니다.

제가 작성한 글의 정보는 모든 사람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널리 퍼진 정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정보조차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아무런 이유 없이 설명도 없이 그냥 바로 블라인드 처리됩니다.

그냥 블라인드 처리만 되면 다행이지만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모 블로거 운운하며 경찰의 엄중한 대응을 촉구합니다. 솔직히 그 일이 있고 난 후 글쓰기가 더 무서워졌고, 아내는 글을 쓰지 말라고 애원까지 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씩 글 올리기가 무섭습니다. 널리 공표된 자료를 가지고 글을 써도 언제든지 블로그의 글은 임시차단이라는 명목으로 바로 차단하면 끝입니다.

언론 죽이기로도 모자란 MB정권은 온라인에서도 국민의 목소리를 죽이고 있는데, 소통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통 이전에 말할 수 있는 권리부터 줘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선관위 투표인증샷 규제 발표 후에 나온 김제동의 투표소 인증샷 ⓒ 트위터 갈무리

■ 선거 전에는 SNS를 죽이고, 선거가 끝나자 SNS를 강화하겠다고?

10.26재보궐 선거일이 다가오자 김제동 씨는 트위터에 '김제동은 트위터에 인증샷 내일 올려도 되나요? 제가 요즘 별로 안 유명하잖아요. 만약 불법이라면 마스크하고 안경 벗고 올릴게요. 그러면 못 알아보겠죠.'라는 글을 올리고, 실제로 안경을 벗고 입을 가리고 투표 인증샷을 올렸습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데 있어서 유명인은 안 된다는 어이없는 선관위의 규정은 '자유민주주의'를 그토록 부르짖는 자들이 하는 행동으로는 전혀 맞지가 않습니다. 선거가 진행되면서 선관위는 트위터를 단속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트위터까지 권력의 규제 안에 넣어 놓겠다는 독재자의 발상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랬던 정권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SNS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제가 단언하건대, 한나라당과 MB정권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분명히 SNS를 선관위라는 기구를 통해 제재와 단속, 규제할 것입니다. 2007년 대선 당시 네티즌에 대한 규제가 증가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시켜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정보전염병'(infodemics)도 경계해야 할 대상" 이라고 외쳤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보전염병>은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이지만,국민에게는 감춰진 진실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소통의 도구였습니다.

'명박산성'을 거론할 필요도 없이 이명박 정권은 처음부터 국민과 소통할 마음이 없었던 정권입니다.

인터넷에 올라 온 충격적인 사진: 분양받은 강아지가 맘에 안 든다고 집에 있는 장칼로 목을 따겠다는 개만도 못한 인간이 올린 사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10.26패배로 내년도 총선과 대선이 두려워지자,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대학생을 만나고 20-40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난리를 칩니다. 이것은 마치 목에 칼을 겨누고 '너 할 말 있으면 해봐라'는 식의 소통입니다.

세상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도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눈빛만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고 2개월도 안 된 강아지의 목에 칼을 겨누고 화를 내는 개만도 못한 인간도 사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