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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오바마가 MB를 모신 최고의 '대통령 맛집'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극찬의 기사가 언론에 도배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국빈대우를 받았다는 설명과 함께 한미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정부만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타국에 가서 그 나라 손님으로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는데 딴죽을 걸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눈에 뻔히 보이는 술수와 위선에 놀아나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보노라니, 마음속에서는 울분마저 가슴에서 차오르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분노가 과연 저만의 것인지 말해보고자 합니다.

■ 최고의 국빈으로 대접받는 이명박 대통령

지금 언론들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어느 대통령도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대접들을 받았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 한-미 단독정상회담
- 한-미 확대정상회담
- 한-마 공동기자회견
- 미국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
- 미 의회 연설

이 중에서 한미 단독정상회담이나 기자회견은 별 큰 대접은 아니겠지만,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이나 김대중 대통령 이후 13년 만에 이루어진 미 의회 연설은 파격적인 부분에 속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 놀라울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위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백악관이 아닌 외부의 한식당을 이용해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는 사실입니다.

우래옥에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사람이 나보다도 못 고른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듯한 오바마 대통령 ⓒ청와대


애초 백악관 만찬이었던 일정을 오바마 대통령은 손수 취소하고, 워싱턴 우래옥 한식당으로 직접 이명박 대통령과 동행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 한정식 대신에 불고기와 새우튀김, 야채구이 등을 주문해서 음식을 비우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도 아닌 한국 식당으로 스케쥴을 변경하고, 직접 한국 대통령을 모셨다는 사실은 경호와 의전 모든 것을 떠나서 파격적인 대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펜타곤을 방문해서 한반도 정세에 관한 브리핑을 직접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역대 한국 대통령은 물론이고, 외국 정상 중에서도 이 펜타곤 '탱크룸'(미국 전시상황실)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는 점에서 놀랄만한 파격 대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펜타곤 '탱크룸'에서 안보브리핑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브리핑이 아니라 마치 정전회담처럼 한국의 미래를 미군과 협상하는 착각이 듦 ⓒ청와대


■ 자국의 안보를 남의 나라 손에 맡기고 사는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을 이례적으로 미국이 한국과의 동맹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두 가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첫째는 한반도 안보 브리핑을 왜 미국으로부터 들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입니다. 한반도라 함은 북한과 한국을 지칭합니다. 그 안에 일본과 중국 등 여러 국가가 물려 있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한국과 북한입니다. 그런 중요한 안보 브리핑을 우리가 사는 한국 땅에서 우리 군대 장성들이 아닌 미국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미군 수뇌부가 참석해서 진행해야 하는가입니다.

청와대가 발표한 논리라면 지금 한반도의 안보는 대한민국이 필요없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정보와 군사적 도발 가능성 등등 제일 중요한 안보라는 부분을 남의 나라 군대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모습은,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고,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괴감마저 느낍니다.

둘째는 주권국가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펜타곤을 가야 하는가? 라는 부분입니다. 펜타곤에 왜 외국 대통령이 들어간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한 마디로 창피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자국 군사력에 대한 부족을 느끼기에 속된 말로 쪽팔려서 안 간 것입니다.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군대가 강하고, 자신의 영토를 지킬 능력이 있다면 굳이 미국 펜타곤에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까?

펜타곤은 한마디로 미군의 전시상황실입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나라 정세를 브리핑받는 대통령은 국빈이 아니라 무력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아니 현실론에서 한반도의 전쟁 위협 속에서 미군이 없다면, 미국이 우릴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버틸 수 있느냐고.. 이런 말을 하는 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조선이 남과 북으로 갈리고, 한국전쟁을 겪고 그리고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언제까지 남의 손에 우리 땅을 맡겨야 하고, 그들의 눈치와 도움을 받고 살 것입니까?

현실은 군 전문가에게 맡기고 대한민국 대통령은 주권 국가의 대통령으로 위엄과 당당함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펜타곤의 군사전문가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탱크룸'에 왔다는 사실만으로 대한민국을 후진국,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제3국가로 확고하게 낙인을 찍었을까 봐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한미FTA의 한국 통과를 무조건,확실하게 하겠다고 남의 나라 국회에서 선서하고 있는 듯함 ⓒ청와대


■ 칙사대접으로 한미FTA를 팔아먹는 대통령,

미 의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연설했습니다. 기립박수를 수차례 받았습니다. 자랑스럽습니까? 저는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 연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외국 정상들의 미 의회 연설은 미 의회에서 초청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 의회는 한미FTA 비준 의회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과 연설 불가 입장이었습니다.

지난 12일 한미FTA 법안 통과가 이루어졌고,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했습니다. 어떻게, 무엇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할 수 있었는지 짐작이 가십니까? 그래도 이해가 안 가신다면, 시간을 거슬러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우래옥에서 저녁 식사를 할 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식사 도중 오바마 대통령의 휴대폰인 블랙베리의 진동이 울렸다. 한 · 미 FTA 이행법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했다는 문자보고가 전송된 것.오바마 대통령은 이 소식을 이 대통령에게 전하며 "압도적으로 통과돼 축하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이 빛났다. 잘된 일"이라며 화답했다. (언론에서 보여준 현장 분위기)

한미FTA의 상원 통과는 한국과 미국 대통령 정상이 모두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미국 대통령은 축하할 일이고, 기쁠 일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경제 불황을 타개할 오바마 대통령 처지에서는 실업률을 낮추고,경제를 활성화할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FTA로 잃을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한미FTA가 정식 통과된다면 대한민국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농수산업에서는 연평균 4억 3천만 달러의 적자가 나올 것이며,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의 저렴한 부품 수입을 통해 판매 차질은 물론, 대기업의 하청조차 받을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더라도, 한미FTA는 한국에는 수출증대 효과보다, 오히려 수입 증대와 국내 업체에 대한 피해가 더 높아지기만 합니다.

이렇듯 한국은 손해 보는 장사이지만, 미국은 오마바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7만개 일자리 확보' 공언처럼 미국 경제를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만드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에 가서 연설하고, 미국 대통령과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던 모든 배경에는 바로 '한미FTA'의 한국통과를 무언중에 조속히 처리해달라는 압력이었던 것입니다.

우래옥에서 나와 연예인처럼 식당관계자들과 인증샷을 찍고 있는 오바마와 이명박 대통령, 추후 우래옥은 나라팔아먹은 대통령이 다녀간 맛집으로 기억될 듯.ⓒ청와대

■ 자랑스러운 국빈대우? 부끄러운 주권국가 대통령

자국의 안보를 부끄럽게도 남의 나라 손에 맡기고도 국빈대우라고 떠드는 대통령,

자국의 경제를 망치는 조건으로 미 의회 연설을 자랑스러워 하는 대통령,

한 나라의 주권은 군사력과 경제력이 바탕이 됩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를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에 모두 팔아넘기거나 방치하고도, 너무나 당당하게 국민에게 한미동맹만을 강조합니다. 동맹은 동등한 권리와 이익을 전제로 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만 수용하는 동맹은 무어라 포장해도 비참함과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선사할 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라는 속담을 한미동맹을 포장하는 말로 잘못 사용했습니다. 어쩌면 그의 속담은 적절했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이명박 정권이 자신의 업적을 위해 언론을 조작하고, 부풀리고,자랑해도, 결국 진실은 국민의 가슴에 전달될 것입니다. 아마 우래옥은 최고의 '대통령 맛집'보다 나라를 팔아먹은 역사적 현장으로 후세에 기억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