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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원순이 론스타에 받은 수억 원의 실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의 두 번째 KBS 토론이 있었습니다. 그 토론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왔던 이야기가 바로 박 후보가 아름다운 재단 재직 시절에 받았던 론스타 기부금 논란이었습니다. 나경원 후보와 한나라당은 론스타 기부금을 가지고 계속해서 박원순 후보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이 과연 정당한가를 알기 위해 아름다운 재단이 정확하게 론스타에게 얼마의 기부를 받았는지, 그것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조사해봤습니다. 이것을 통해 나 후보와 한나라당의 박원훈 후보 비난이 합당한지 알아보겠습니다.

■ 박원순이 론스타에게 수억대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박원순‘론스타 수억대 기부금’논란>(동아, 5면/9.30)
<“박원순 재단, 론스타한테도 억대 기부금 받아”>(조선, 4면/9.30)

조선과 동아를 비롯한 보수신문들은 마치 박원순 후보 개인이 론스타에게 돈을 받은 것처럼 제목을 내세우며 그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재단'이 밝힌 론스타 기업의 직접 기부금 총액은 1억 4천 1백 여만 원이었습니다. 수억 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그런데도 나 후보와 한나라당,그리고 보수언론은 박원순이 론스타로부터 수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공격하는데, 이 금액이 여타의 기업들의 기부금 총액과 비교하면 적은 편에 속한다는 것이 재단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 론스타의 기부금이 박원순의 압력 떄문에?

론스타가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금을 낸 배경을 알아봤더니, 이 기부금은 그냥 '아름다운 재단'에 일방적으로 기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론스타는 '론스타 푸른별기금'이라는 명칭으로 기부금 성격을 규정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기부를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부금이 그냥 통상적인 재단에 무조건 냈다면 흔히 이야기하는 박원순의 압력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엄연히 론스타는 자신들의 기업이미지를 위해 기부를 한 것입니다.

기업은 돈 한푼이라도 쉽게 내놓는 곳이 아닙니다. 이들이 어떤 돈을 누군가에게 준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 효용성을 따지게 됩니다. 론스타는 스스로 '론스타 푸른별기금'을 통해 사회사업에도 동참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박원순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기업 이미지를 위한 기부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박원순 후보가 참여연대 시절부터 기업의 투명성을 조사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박원순의 눈치를 봤다고 하는데, 박원순이 참여연대에 있으면서 기부금을 받았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참여연대를 떠난 상황에서는 비상식적인 논리입니다.

기업이 통상적으로 뇌물과 같은 돈을 줄 때에는 실세를 잘 파악합니다. 흔히 직통라인 내지는 실제 힘을 써줄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입니다. 박 후보가 '아름다운 재단'에 있는 것은 참여연대와 떨어져 있다는 것인데, 그 상황에서 아름다운 재단에 뇌물성 기부를 했다는 논리는 개인도 아니고 기업 차원에서는 멍청한 짓으로 분류될 일입니다. <박원순을 통한 참여연대 압박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에게 그런 가정법은 제발 신재민,박영준에게 써먹고, 참여연대와 같은 곳에서 그런 것이 통할 것 같냐고 묻고 싶습니다.>

론스타는 박원순이 아닌 그 당시 기업들의 기부문화 확산에 따른 자신들의 이미지를 위해, '론스타 푸른별 기금'이라고 명명한 론스타 이름 알리기를 위해 기부를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 론스타 기부금 논란,박원순 죽이기인가?

아름다운 재단은 론스타가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자 내부적으로 더이상 '론스타 푸른별기금' 협약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론스타와 줄다리기 끝에 협약 해지에 대한 공문을 보냈고, 2009년에 기금 중 남은 잔액 9천 2십1만여원을 반환했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1억 4천 1백 여만원 중에서 5천여만 원은 어디에 썼을까요?

[론스타푸른별]기금으로 지원사업을 진행한 5년 간 실질적 소년소녀가정 교육비 지원사업으로 중학생 1인당 연 120만원, 고등학생 1인당 연 200만원 내외의 교육비를 67명에게 총 230,581,400원을 지원한바 있습니다.  (출처:아름다운 재단/론스타 푸른별기금에는 론스타 임직원 개인들의 1% 급여 기부금 참여도 있었음)

나 후보는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이 나빠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박원순 후보에게 계속해서 던집니다. 여기서 우리는 수단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지금 나경원과 한나라당이 공격하는 이유는 '참여연대'라는 사실입니다. 즉 박원순이 참여연대를 이끌었으니,기업을 압박해서 부정한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인의 이런 비난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우선 기업들이 박원순 때문에 기부금을 줬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기업들이 기금을 마련해서 내놓는 모든 일이 박원순 때문일까요?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기부를 하며 생색을 냅니다.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줄 때 기업은 뒤로 혜택을 받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과 협약한 기부금을 함부로 해지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그 기금으로 지원을 받는 대상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의 뇌물과 탈세,다운계약서,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에는 그리도 흐지부지 넘어가고,상식적으로 팩트도 없고 가정법에 의해서만 자꾸 누군가를 비판합니다.

나경원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기부금은 절대 받으면 안 됩니다. 론스타만큼은 아니지만, 대기업들의 불법과 문제점은 찾으려고 하면 끝도 없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후보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인 뇌물의 성격을 띄고 돈을 받았다면 분명히 법의 처벌과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 합니다. 그것과 성격이 전혀 다른 일에 열을 올리는 부분은 진정 문제가 있는 행동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론스타의 아름다운 재단 기부금에는 누구나 납득할만한 팩트가 존재하지 않고, 무형의 양심을 운운하는 어거지 비난입니다. 그러나 그런 비판을 할 자격이 과연 그들에게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누구나 인정하고 누구나 궁금해하는 일들이 아닌, 그저 네거티브적인 공격을 통해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고, 상대방을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는 모습은 추하기까지 합니다.

그나저나 나경원 후보는 자기 돈이 아닌 정치자금으로 기부했다고 하시는데, 왜 이런 일은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때 기부는 무슨 정치자금이 아닌 '나경원 기부'라고 적혀 있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