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박근혜의 나경원 구하기,그 실체를 들여다보니



박근혜 의원이 나경원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를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명목상은 10월26일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기초단체장에 나서는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이지만, 실제로 서울 시장 선거에 제일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동안 숱한 한나라당의 SOS 요청을 뿌리쳤던 박근혜 의원이 왜 갑자기 이번 재보궐선거, 그중에서도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선 나경원 후보를 돕겠다고 했는지 우리는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그녀가 가진 보수우익의 힘을 왜 무슨 이유로 이번 선거에서 활용하려는지, 그 속내를 보고, 현재 박근혜 의원이 가진 문제점과 한계성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 시민혁명에 무너질 대선을 막고자 발등에 불이 난 박근혜

한나라당은 오세훈 시장에게 10월 재보궐 선거만을 막기 위해 사퇴를 늦추어 달라고 주문했었습니다. 그런 요구가 실패하자, 한나라당은 패닉상태에 빠졌습니다. 누가 후보로 나오든 일단 반한나라당, 반 MB 구도로 나올 선거에서 패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민주당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닌 시민운동가가 생뚱맞게 나오면서 안철수 바람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을 두들겨패고 있습니다. 여기에 놀란 사람이 바로 박근혜입니다. 기존 정당 정치의 틀에서 박근혜가 유리했던 장점과 지지율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지난 4년간 늘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박근혜의 지지율이 비록 가상대결이지만,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밀렸습니다. 이것은 지금 대한민국에 부는 정치 개혁의 바람이 기존 정당 정치가 아닌 새로운 시민들의 주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계획했던 전면등장은 내년 총선부터였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더이상 숨어만 있다가는 이 개혁의 바람에 총선까지도 가지도 못하고 내년 대선에 태풍으로 그녀를 초토화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박근혜가 믿고 있었던 세력은 보수우익 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수 우익이 시민혁명이라 불리는 국민들의 요구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보수우익을 구성하고 있는 계층이 선거를 주도했다면,이제 SNS를 통한 온라인 젊은 세대가 선거의 향방을 가를 수 있게 변했습니다.

침묵을 지키며 버티기에는 이제 그녀를 돌아봐 주는 사람이 없어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그녀를 엄습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바람을 잠재우거나 딴 곳으로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실 앞에 박근혜는 10월 26일 재보궐 선거에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석상의 홍준표 대표 발언


■ 한나라당을 장악해서 내가 가는 길을 닦게 하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박근혜에게 구조요청을 보냈지만, 그녀는 모두 거절하고, 자신만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술수를 마련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다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나오게 되면서 한나라당을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나오자마자 (혹 자는 한나라당이 그녀를 끌어들이려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홍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해주라고 요청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그동안 오세훈 시장의 '단계적 무상급식'과 상반되었던 박근혜의 복지론을 당론으로 '왜 채택하는가?' 입니다.

박근혜를 끌어들이려는 말도 맞고, 박근혜의 대선을 위한 터 닦기도 모두 타당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복지론을 당론으로 채택하기 위한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한나라당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도대체 한 개인의 사유지도 아니건만 아무개의 복지정책에 따라서 의총도 없이 당의 복지정책이 바뀌는 것을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여옥 의원만 모르고(?) 있었지만, 한나라당은 박근혜의 사유지임 동시에 그 누구라도 자신들의 권력만 유지해주면 되는 곳입니다. (전여옥 의원은 인천공항 지분 매각에 혼자만 찬성하는 주관이 뚜렷한 의원인 동시에 한나라당의 패전요인으로 활약하는 트로이 목마와 같은 존재입니다.참고하시길,...)

한나라당 권력지도 ⓒ 동아일보


박근혜를 가로막고 있던 가장 걸림돌은 이명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친이계 싸움에서 늘 지던 박근혜에게 이번 10월26일 재보궐선거는 분수령이 될 수가 있습니다.

아직도 한나라당을 온전히 지배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가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친박계 의원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몰려오는 하이에나들에게 썩은 고기를 던져주고 자신의 충복으로 만들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는 내년도에 반드시 이명박 대통령을 공격함으로 반MB 정서로 대변되는 중산층 표까지도 공략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한나라당이 자신의 사유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재건축입니다. 그 재건축 작업이 지금 시작된 것입니다.

■ 너는 내 운명, 사학재벌의 딸과 독재자의 딸

운명의 변화가 오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징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영화 '도가니'가 개봉되면서 사학법에 대한 인식이 많아졌는데, 이 사학법 하나만 가지고도 박근혜와 나경원은 한 운명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요소가 많습니다.

박근혜와 나경원은 참여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며 촛불시위까지 했던 인물들입니다. 그 당시 나경원의 행보에 대해서 나경원은 '한나라당의 당론이었다'라며 넘어가려고 했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었을까요?


박근혜는 29살에 부친 박정희가 설립한 영남대 이사장에 임명됩니다. 신군부가 박근혜에게 마련해준 보상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남대는 박근혜가 친분이 두터운 최태민 목사 친인척에게 요직을 임명해주면서 재단 소유 부동산을 팔아먹고, 공사 대금을 유용하고, 부정 입시,뇌물 수수 등 전형적인 사학비리를 저지르다가 발각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근혜는 이사장직을 물러나지만 잠시 그때뿐, 다시 2009년 영남대 이사장으로 복귀합니다. 사학재단 이사장들이 사건 터지고 나서도 끝까지 사학재단을 소유하는 똑같은 일의 반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경원의 부친 나채성은 6개 법인 17개 학교 감사나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흥신학원 이사장입니다.이사장의 자녀들이 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것처럼 나경원도 흥신학원 이사였습니다.

2000년 흥신학원 교사들은 재단이 청소용품비, 복사용지비 등을 유용한 사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합니다. 당시 나채성의 동창이었던 행정실장은 회계장부를 소각한 후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냅니다. 나경원의 모친은 재단 유치원을 경영했고, 사촌들은 아직도 교사와 행정 직원 등으로 근무 중입니다.

왜 이들이 사학법 개정안을 반대했는지 아시겠습니까? 이들이 교육을 생각해서 촛불시위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권(?)을 악착같이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박근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나경원을 돕기 위한 일은 모 아니면 도가 될 것입니다. 나경원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 박근혜의 파워가 입증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겠지만, 만약 나경원이 떨어지고 한나라당 심판론이 더욱 두드러지면 오히려 박근혜에게는 악재가 될 것입니다.

저는 나경원과 박근혜의 동반 출연이 반갑습니다. 일타 이피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을 맛보기로 할 수 있으며, 시민의 힘을 제대로 입증할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의원에게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높아진 사회 현상에 대해 묻자'병 걸렸냐?'는 답변을 했습니다. 실제로 병은 저들이 걸렸지만, 오히려 병 걸렸냐고 되묻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진짜 병에 걸린 사람이 병을 부정하는 유형을 기억합니다. 암에 걸려 병을 부정하고 싶거나 혹은 진짜 미쳤거나...

병이 걸린 사람은 하루빨리 병원으로 후송해서 치료를 받게 해야 합니다. 이들의 치료약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만이 정치할 수 있다는 시민의 뜻입니다.

박근혜의 나경원 구하기는 '정치암'에 걸린 두 환자가 '시민백신'을 맞고 중환자실로 오히려 이송되는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