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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을 향한 이중적인 잣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왔습니다. 오마이 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철수 교수의 측근은 “안 교수가 10월 26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거의 굳히고, 핵심 측근들과 내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고 밝혔습니다.

이 시대 지성인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받으며 정치계의 러브콜을 수없이 받았던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온라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뚜렷한 두 가지의 상반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출마하면 좋다'라는 측면과 '정치는 다르다'의 모습입니다. 과연 누구 말이 옳은지,어떤 모습이 우리 정치사를 위한 모습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과연 진실일까?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온 직후 많은 사람들은 '설마?','안철수 교수가 나오면 박원순 변호사와 대결?','예전처럼 그냥 나오는 말?'이라며 많은 관심과 추측,그리고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한 열띤 공방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온 직후 안철수 연구소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부인하는 트윗 멘션을 올렸습니다.


안철수 연구소에 따르면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오마이뉴스 보도는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러면 어떤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트윗 멘션이 다시 삭제되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저 멘션이 계속 살아 있다면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는 말 그대로 출마설로 끝나지만, 멘션이 삭제됨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의혹,그리고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혼란만 더 가중되었습니다.

저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어느 정도 믿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정치권 영입설과 그의 서울시장 출마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의 영입은 그 자체로 그 정권을 따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정당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정치를 할 수 있고, 서울시장은 행정적인 면도 필요한 직책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라는 대의 속에서 안 교수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봅니다.

■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대결? '대세를 따르자'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면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군과 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변호사의 출마설과 함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는 누가 될지, 야권 후보 간의 경쟁이 과열될지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고민은 기우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장 후보에 어떤 파렴치한 인간이나 기존 썩어빠진 정치인이 나오지 않는 것만으로 행복한 고민입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말에는 기존 정당과의 흡수를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안 교수의 출마가 기정사실이 될 경우) 이 말은 안철수 교수가 주장했던 '진보와 보수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의 논리를 끄집어내서 생각해야 합니다.

안 교수는 이념논쟁보다 상식과 비상식을 주장했습니다. 저도 이런 그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는 너무 이념적입니다. 이념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정한 보수와 진보가 있다고 저는 믿지 않습니다. 실천이 없는 이념이나 원론적인 사상은 그저 책에서 나오는 학습서에 불과합니다.

박원순 변호사와 한명숙 전 총리 등 좋은 인재와의 대결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가 나오든 서울시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사람에게 투표하면 그뿐입니다. 야권 단일화를 통한 노력도 경선내지는 여론조사로 결정지으면 그뿐입니다.

저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한명숙 전 총리가 야권단일화 후보를 무시하고 정치적 야망만을 위해 무조건 서울시장 출마를 고집할 인물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상식적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지지하는 시민 대다수의 의견을 읽고 대세를 따르면 그뿐입니다.



■ 안철수 교수가 정치하면 절대 안 된다? 그럼 누가?

안철수 교수는 지금 우리 시대의 지성인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닮고 싶은 인물' 등에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안 교수는 그동안 각종 정치권 영입설에 시달렸습니다. 그때마다 안 교수는 자신의 생각과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저도 안철수 교수의 총리직 영입설을 분석하면서 그의 정치계 입문을 반대했습니다.

[韓國/정치] - 안철수 총리직 누가 막았는가?

그러나 그 주장은 안철수 교수가 이명박 정권에서 총리직이나 기타 직함으로 정치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의미였습니다. 서울시장 출마는 이와는 다릅니다. 지금 상황에서 안철수 교수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보여줄 이명박 정권 심판에 하나의 기폭제와 무기로써 강력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안철수 교수가 정치에 입문하면 그동안 가진 이미지가 모두 무너지고 타락하거나 더럽혀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정치는 현실과 다릅니다. 그래서 그를 좋아했던 사람 입장에서는 실망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면에서 조직도 없는 그가 정치하면 선거에서 무너질 수 있기도 하고, CEO로 지녔던 마인드와 사업 운영이 철밥통 공무원과 충돌하는 문제점도 야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교수의 말처럼 인생에 있어 효율성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 시대 지성인으로 더러워지고 무너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청소하려면 흙탕물도 마셔야 하고 옷도 더럽혀져야 합니다. 저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대통령 만들기'를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더는 지식인들이 고고한 모습으로 나라와 국민을 버려두면 안 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효율성', '깨끗함', '이미지' 모두 좋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만 찾으면서 무너진 이 땅의 아픔을 외면한다면, 그 또한 지식인으로 직무유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는 모습도 좋지만, 더 나아갈 길이 있다면 나아가야 합니다.

서로들 더럽다고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무너진 길을 복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까? 길 만든다고 국민에게 사기 치고 자신들의 배만 부르게 하는 기존 정치인들에게 그 길을 또다시 맡기겠습니까?
 


저는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를 하던, 다른 면으로 정치에 입문하던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그는 정주영과 같은 대재벌의 총수는 아니지만,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이 시대 기업인과 다른 원칙을 가진 상식적인 인물입니다.

안 교수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보고 싶습니다. 그를 통해 결과보다는 과정의 선명함과 깨끗함을 정치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주 치졸한 사람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정치에서 아픔과 고통을 겪어도 그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아주 밝고 깨끗해지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교수의 시장 출마설을 놓고 그를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놈이 되겠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옷을 더럽히더라도 자꾸 나와야 합니다.
 
썩어빠진 정치인들 사이에서, 그놈이 그놈인 선거판에서 안철수 교수와 같은 사람을 투표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저는 즐겁습니다. 우리도 이제 행복한 투표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