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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명박산성'어청수,MB 보은으로 화려한 컴백.



'명박산성'이라는 단어를 기억하십니까?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한복판에 컨테이너 차단벽을 설치해서 시민이 청와대로 진출하지 못하도록 했던 '명박산성'은, 이명박 정권이 보여준 국민을 대하는 방법의 표상으로 아직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당시 '명박산성'을 고안해낸 사람은 어청수 경찰청장이었습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명박산성'과 함께 촛불집회를 강력하게 진압하여 국민에게 지탄과 비난을 받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국민의 사퇴요구에도 강력하게 버티던 그는 결국 경찰청장직을 사임하였는데, 몇 년이 흐른 지금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어청수의 지나온 과거를 통해,이명박 정부가 지닌 속성을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 폭력진압은 나에게 맡겨라.'폭력진압의 달인'

어청수가 '명박산성'과 같은 컨테이너벽으로 시위대를 막은 일은 2008년도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부산경찰청장 시절 개최된 2005년 APEC 정상회담에서 어 청장은 컨테이너 벽으로 시위대를 막고 물대포를 발사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에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시위자를 향해 대대적인 강경 진압을 펼쳐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청수는 부산과 경기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위 대응에는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하도록 지시했었고, 이는 폭력을 동반한 무자비한 진압으로 이어졌습니다. 경찰청 내부에서도 시위진압은 어청수라고 할 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 줄을 잘 서야 성공한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2007년 서울경찰청장에 임명된 어청수는 정동영 대선캠프 압수수색을 미리 통보한 사실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점은 압수수색을 `아르바이트 대학생 3명의 업무 관련 자료'라고 통보해놓고,영장에는 '대통령 후보 경선관련 모든 자료'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청수의 과거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깊었습니다. 1992년 어청수는 민자당 비례대표였던 이명박 의원에게 강남경찰서 정보과장으로 정치적 조언을 했으며,1996년 이명박 대통령이 종로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했던 시절에는 종로서 정보과장이었습니다.2003년에는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으로 이명박 서울시장과 친분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어청수의 줄서기 성과로 결국, 어청수는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추천으로 2008년 2월11일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공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큰 핵심인 경찰청장으로 취임합니다.

■ 공안정국 평정은 나에게 맡겨라.'국민과의 싸움을 준비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어청수는 이명박 당선인에게 경찰직무 관련 중요한 지침의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했던 말은 '경찰이 시위대에 매 맞는 모습을 절대 보이지 마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이에 충견처럼 말 잘 듣는 어청수는 폭력진압의 달인답게 대한민국 사회를 공안정국으로 이끌어 나갑니다.


어청수는 예견이나 하듯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점부터 국민과의 싸움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집회시위관리 매뉴얼을 작성해서 새로운 시위진압 장비 도입을 추진했고, 진압 전술 상황을 계속 점검했으며,시위현장 전담체포 부대까지 신설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단순시위 가담자조차 즉결심판을 받을 수 있는 법률을 검토하면서 시위진압에 전기충격 진압봉까지 사용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 무차별 진압은 경찰의 당연한 권리. '초등학생도 연행'

어청수가 경찰청장으로 부임하고 시위 현장에는 경찰들의 강경진압이 계속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경찰은 나이와 연령,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인 연행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촛불집회가 일어나던 2008년 6월25일, 경찰은 12세 초등학생을 연행하여 닭장차에 실어버립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면서 어청수에게 비판이 쏟아지자 "사진을 봤더니 덩치가 크고, 외모도 어른처럼 생겼더라. 초등학생처럼 안 보였을 것" 이라며 오히려 경찰이 당연한 직무수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기가 탄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거나 현직 국회의원이었던 이정희 의원 연행,인권침해감시단으로 활약하던 민변 변호사까지 폭행하고도 어청수는 "치밀한 계획에 의한 집회이며,평화 시위가 아닌 폭력시위로 수백 명이 되더라도 처벌하겠다"라고 강경 대응 방식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 내가 하는 일을 막지 마라.'불교계와의 갈등'

어청수가 국립공원이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불교계는 지금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청수와 불교계의 갈등이 있었고, 국립공원 내에 무수히 많은 사찰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청수와 불교계의 갈등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청수가 경찰청장으로 재임하면서 특정 종교를 부각시킨 이유도 있습니다.


어청수는 '전국경찰복음화 금식 대성회'를 경찰 내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불교계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라는 이름으로 기독교만 내세우면 깊어졌던 불교계와의 골이 돌이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어청수 퇴진'을 요구하던 스님들의 시위 모습이 KBS 9시 뉴스에 보도되면서 '어청수 퇴진'이라는 문구가 삭제되어 나갔습니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어청수와 반목하던 불교계에서는 전국 사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어청수가 선임되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에 웬 '경찰청장 출신'

환경부에서 선임하는 국립공권 관리공단 이사장은 당연히 환경운동이나 관련 업무 종사자 출신이 내정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어청수는 오로지 경찰로만 평생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가 무슨 공원이나 산림,환경분야에 지식이 있다고 임명되었는지, 일반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환경부는 어청수를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반발이 거세지자 나름의 변명을 내놓았는데, 보기만 해도 정말 어이없는 대답이었습니다. 특히 환경전문가가 공단이사장으로 임명되는 일이 드물다는 이야기를 뻔뻔하게 하는 모습은,국민의 혈세를 비전문가에게 맡겨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의 연봉은 1억5천만 가량 됩니다. 한 달에 천만 원이 넘는 월급이 환경이나 산림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에게 지급된다는 사실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에게 지급되는 판공비입니다.1999년 자료를 보면 엄대우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은 천만 원가량의 판공비를 국회의원 후원금으로 지급하였습니다. 현재 이사장의 판공비 액수는 정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1억 이상은 충분히 넘을 것입니다.

국립공원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는 사람에게 연간 2-3억의 돈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하고, 그 돈을 자신의 출세와 노후를 위해 사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어찌 분개하지 않겠습니까?


'명박산성'은 해외에서도 조롱과 지탄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런 '명박산성'을 만든 어청수의 과거를 보면서 우리는 그가 얼마나 정권의 충견 역할을 했는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충견을 위해 한 해 연봉만 1억5천만 원의 놀고먹는 편안한 직업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어청수는 촛불집회 진압을 말하면서 "1980년대식 강경진압을 한번 해볼까 싶기도 하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군부독재 시절을 회상하며 국민을 탄압했던 그가 끝까지 잘 먹고 잘사는 모습을 보면서 거꾸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낍니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이 과연 2012년답게 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