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 운영위원회는 내년 총선 청년비례대표 후보자의 나이를 '만 45세 이하'로 의결했습니다. 청년비례대표가 45세까지 가능해진 셈입니다. 원래 새정치연합 청년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TF 위원회 (위원장 김광진)는 만 35세 이하 남녀 각 1명씩을 청년비례대표 후보자로 선출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안을 제시했습니다.
청년비례대표 후보자 TF위원회가 제시한 '만 35세 이하'는 전국청년위원회 운영위원회에 두 차례나 상정됐지만 무산됐습니다. 40세 이상 운영위원들이 일부러 불참해 정족수가 미달됐기 때문입니다.
'산골 마을 청년회도 아닌 정당 청년당원 나이가 만 45세'
아이엠피터는 70년생입니다. 만 44세입니다. 청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는 동네에서는 청년회에 가입돼 있습니다. 이유는 제주 산골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청년이 없으니 만 45세까지도 청년회원이 됩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산골마을도 아닌데 왜 청년비례 나이를 만 45세로 했을까요?
한국 정당의 당원 평균 연령을 보면 새정치연합은 58살이고 정의당은 42.5살입니다.(새누리당 미공개) 당원의 평균 나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당에 청년이 없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산골마을 청년회처럼 청년에 속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40대가 넘었다고 봐야 합니다.
새정치연합의 당원 규정을 보면 '청년당원은 만 45세 이하인 당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새누리당도 청년위원회 등을 모집할 때 '만 45세 이하'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정의당만 유일하게 청년 당원을 만 35세 이하로 보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 전국운영위원회가 청년비례대표를 만 45세로 했다고 불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 정당들의 청년당원 나이를 만 45세로 하는 부분은 우리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당원 나이, 도대체 몇 살로 봐야 하나?'
한국에서 청년을 규정할 때 대부분 만 29세, 만 34세, 만 39세 이하 중 하나를 택합니다.
① 만 29세 이하
② 만 34세 이하
③ 만 39세 이하
통상적으로 만 29세를 청년으로 보고 있지만, 미취업자의 나이가 많아진 지금은 만 34세까지도 청년이라 보고 혜택과 지원을 줍니다. 일부 청년 창업자금이나 사회적 기업 지원 등은 39세까지도 청년으로 봅니다.
청년의 나이를 몇 살로 보느냐는 20대와 30대 초반과 후반 등 연령대마다 견해가 다릅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가 볼 때는 청년당원의 나이를 만 35세로 규정하고 예외적 조항 등을 명시해 39세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청년정책 위원 등은 39세까지 허용 등)
한국의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청년 나이가 만 35세나 예외적 39세까지 허용해도 정당들이 주장하는 45세는 너무 심했습니다. 40세 이상을 청년으로 볼 수도 없거니와 그들이 청년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말이 통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청년 정치인이 없는 나라'
한국이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면서 청년들의 입장과 말을 대변해줄 사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30살 미만 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30~40세 미만 국회의원 당선자는 총 9명이었는데 그중 6명이 비례대표였습니다. 청년비례대표 할당제와 청년비례대표 공개 오디션 등으로 뽑힌 사람들입니다.
청년 국회의원이 적은 까닭은 청년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저조해서 발생한 문제거나 청년 후보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20대 30대의 투표율이 저조할 뿐이지 이들은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고작 3%에 불과합니다. 청년비례 대표의 나이가 45세 이하가 된다면 30대 국회의원은 지금보다 더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86세대라 불리는 운동권의 젊은 피 수혈은 한국 정치를 조금이나마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기득권 세대가 됐습니다. 한국 청년은 정치에 참여하고 싶어도 정당 시스템이 그들을 막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국회의원 인턴으로 정치권에 기웃거리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수치만 보면 한국 정치계에서는 청년 정치인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청년 정치인 어떻게 키우고 있나?'
정당별 청년당원 정책을 보면 새누리당은 보수사상을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박정희의 산업화 장점을 내세우거나 종북세력의 실체 등을 강의합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배운 이론을 활용하거나 각 지역 청년조직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청년 당원을 위로 불러올리는 정책을 활용합니다. 조직 선거에는 유리하지만, 상명하복식 정치인을 육성하는 데 주력합니다.
새정치연합은 혁신위를 통해 국회의원 선거 10%, 광역의원 선거 20%, 기초의원 선거 30% 이상을 청년 후보로 의무 공천하라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청년이라 부르기 모호한 45세 이하가 후보가 되거나 진정한 청년 당원이나 후보자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진보가 강하다는 말과 다르게 온라인 청년활동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부대표 3명 중 1명을 만 35세 이하 청년당원으로 선출하고, 전국위원회나 대의원의 10%도 청년에게 할당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청년당원이 너무 많아 오히려 공천이나 할당을 적용하기에 이견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정의당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셈입니다.
한국의 청년정치인이 무조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연령별 유권자의 10%나 미래를 위해 청년 정치인을 지속해서 육성할 필요는 있습니다. 현실은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이나 그다지 청년을 환영하거나 그들을 진정한 정치인으로 육성할 마음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정당들은 항상 청년 문제를 말합니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작 정당에는 그들을 대변할 청년이 없습니다. 정당 당원 나이가 평균 50살이 넘으니 정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젊은이의 목소리는 항상 뒷전입니다.
정당들은 선거 때만 되면 말합니다. 청년들이 투표해야 나라가 바뀐다고, 그러나 정작 그들에게 청년은 선거철에만 필요한 사람이지, 평소에는 기득권에 반발하는 귀찮은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행태를 보면 참 민망합니다. 젊고 개혁적인 정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이가 든 사람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정당의 모습만 보입니다.
정당의 이런 오만함을 바꿀 사람은 역시 청년뿐입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정치를 외면합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은 오로지 투표에 참여하는 노령층만을 위한 법안만 만들고 통과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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