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을 계기로 박근혜 정권의 권력 비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정윤회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윤회와 박근혜 정권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가문의 권력지도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아이엠피터가 가문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박근혜, 박지만, 정윤회, 김기춘이라는 인물들을 보면 흡사 토호 세력의 가문과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가문은 크게 세 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버지 박정희로부터 내려온 동생인 혈족 박지만 세력.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이었던 최태민과 그의 사위 정윤회의 가신그룹,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원로장로 김기춘 세력입니다.
' 박지만의 '누나회'와 혈족을 위한 최후의 안배'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은 그다지 권력의 중심부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항상 '혈족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누나 박근혜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그 덕분에 박근혜 정권 초기에는 박지만 회장의 주변 인물들이 대거 군 요직을 차지하며 '누나회'라는 신조어도 나왔습니다. 1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 사랑은 자연스럽게 '조카 바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지만의 아들이자 조카 세현군이 태어나자 자장가 연습까지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조카 세현군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잃고 싶지 않은 세 가지 중 하나라고 합니다. 2
박근혜 대통령이 조카들을 끔찍하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박정희 가문을 유일하게 이어주는 직계손들이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 본인이 결혼을 하지 않았고, 동생 박근령씨도 결혼했지만, 늦은 나이라서 아기를 갖고 싶다호 하지만 현재는 아이가 없습니다. 3 4
조카 세현군이 태어나자 "우리 가문에 귀한 아이가 태어나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라고 표현했듯이 그녀에게 박지만과 조카 세현군은 가문을 이어주는 유일한 혈족인 셈입니다.
가문의 혈족에 대한 최후의 안배가 '누나회'의 탄생 배경이 됐을 것이며, 이는 박정희-박근혜-박세현 등으로 이어지는 가문의 맥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누나의 배려이자 안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혈족이라는 그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특혜를 가진 박지만 회장이지만 그런 그도 견제할 수밖에 없는 세력이 있으니, 바로 최태민 일가입니다.
1990년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은 동생 박지만씨와 함께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냅니다. 편지는 '최태민에게 속고 있는 언니가 불쌍하니, 언니(박근혜)가 최태민을 옹호하는 부탁을 거절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5
비록 박근령이라는 누나가 앞장섰지만 박지만씨 입장에서도 자신의 누나 곁에서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최태민이라는 인물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그의 사위인 정윤회씨가 누나 곁에서 권력을 뒤흔드는 환관 정치를 하는 문제를 빨리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이유로 청와대와 국정원에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의 진정을 제보했습니다.
박지만 회장이 국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혈족인 누나의 권력과 부는 오로지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고, 그들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일 듯합니다.
' 최태민 일가, 정치적 가신인가, 동반자인가?'
아이엠피터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의 관계를 '정치적 동반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유는 최측근이라고 하기에는 최태민 목사가 주도적으로 했던 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는 과거 <구국여성봉사단>,<근화봉사단>,<영남대재단>,<육영재단> 등 다양한 단체와 함께했습니다. 함께 했지만,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명예직에 불과했을 뿐, 대부분의 실무와 권력은 최태민 목사가 움직였습니다.
박근혜라는 인물이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했다기보다는, 최태민 목사가 일을 만들어 놓고 박근혜 대통령은 그저 명예직 내지는 바지사장에 불과했었습니다.
최측근은 자신의 지시를 받아 행동하는 부하의 역할이지만, 최태민 목사는 거의 박근혜 대통령과 동업자의 관계로 봐야 할 정도였습니다.
정윤회라는 인물이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됐던 가장 큰 이유는 최태민의 딸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순실은 10.26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말벗을 하며 깊은 신뢰를 쌓았습니다. 6
박정희 사망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곁을 떠났지만, 최태민 일가는 여전히 박근혜의 곁을 지켰고, 이는 '모든 사람은 배신해도 이들만큼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을 심어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 유출에 대해 '악의적인 중상이 있었다면 그 또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7라며 정윤회씨를 옹호했던 모습이 그 믿음에 대한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최태민 일가는 박근혜 대통령과 뗄 수 없는 사이였으며 '믿기 어려운 사람은 쓰지 말고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는 통치 철학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되고 있습니다.
' 원로가신인가? 아니면 2인자 없는 통치 방식인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원로 장로처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문과 조언을 해주는 그룹에서 대통령의 지근거리를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됐습니다.
김기춘이라는 인물은 유신 시대에서 탄생하고 성공한 노련한 정치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청와대에 놓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2인자가 없는 통치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는 2인자를 절대 만들지 않으면서도 2인자가 되려는 부하들의 충성경쟁을 교묘히 유도하는 통치방식을 즐겨 이용했습니다.
2인자가 되기 위해 서로 견제와 충성을 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아서 자신의 의중을 파악하고 일은 일대로 잘하고, 충성심은 높아, 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충성을 다해도 2인자처럼 행동하면 가차없이 내쫓아 버리는 냉혹함도 보여줬습니다. 8
이후락, 박종규,김재규,차지철,김형욱 등의 인물을 적당히 경쟁시키며 권력을 견제했던 박정희의 통치방식은 보고 자란 박근혜 대통령 역시, 자신의 2인자가 아닌 2인자급이 알아서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윤회와 박지만, 김기춘, 이 세사람의 모습을 보면 시기적으로는 힘을 실어주면서 9 전체적으로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서로 견제를 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2인자를 놓고 충성 경쟁을 벌이게 만드는 방식은 그 주체자가 통제권을 잃어버리면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박정희는 독재 권력의 힘에 취해 균형과 절제력을 상실해서 무자비한 폭력과 진압만이 충성과 애국이라는 그릇된 성향의 차지철을 편애했고, 결국 부하의 총탄에 맞아 죽는 일을 당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국가가 아닌 일개 가문의 가신들과 혈족들을 동원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내 사람 내가 쓰는 것이 무슨 큰 잘못이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박정희의 죽음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가 올바른 법과 시스템으로 움직여지지 않으면 큰일을 당합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박근혜家가 아니라 한 나라의 국가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누나가 무섭다”던 박지만, 세력 만회 시도한듯. 한겨레 2014년 12월 3일 http://goo.gl/p9qfM0 [본문으로]
- '조카바보' 박근혜 대통령의 경사… 박지만·서향희 부부 둘째 아이 출산 조선닷컴 2014년 2월 28일 http://goo.gl/avLFYp [본문으로]
- 현재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 사이에는 두 아들이 있다. [본문으로]
-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의 남편은 재혼이며 전처 소생의 아이들이 있다. 그런 이유로 박근령의 재혼과 더불어 두 자매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바뀌었다. [본문으로]
- "최태민씨, 언니 방패막이로 재산 착취 그의 손아귀에서 언니를 구출해주세요". 오마이뉴스 2007년 8월 6일 http://goo.gl/l1idg [본문으로]
- “정윤회 전처 최순실, 10·26 이후 박 대통령 ‘말벗’” 한겨레 2014년 12월 3일 http://goo.gl/Yedzah [본문으로]
- 박근혜 "문건 유출 경위 철저하게 수사해야" 새정치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하나" 비판. 오마이뉴스 2014년 12월 1일 http://goo.gl/dOXuE5 [본문으로]
- 개국공신 김종필과 최고회의 비서실장이었던 윤필용 제거 [본문으로]
- 현재는 정윤회라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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